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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수학과 물리학 덩어리인 비행기 이야기

[서평] 《하늘의 과학》, 장조원, 사이언스북스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169]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항공대 항공운항학과 장조원 교수가 이번에 《하늘의 과학》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하늘에 도전하다》, 《비행의 시대》에 이어 3번째 책을 냈군요. 이번 책 제목에는 ‘과학’이라는 단어를 붙였습니다. 비행기는 온통 과학, 그중에서도 수학과 물리학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장 교수는 이 책을 쓰면서 첨단 과학을 대표하는 항공우주 과학에 수학과 물리학을 접목해 설명하고 싶었고, 학생을 비롯한 독자들이 이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랬답니다. 그래서 장 교수는 시작하는 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항상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물리 법칙들을 파헤치기 위해 수학이라는 언어로 표현했으며, 이를 통해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의 모든 것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했다. 《하늘의 과학》에서는 중ㆍ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포함된 수학과 물리학이 항공 우주 분야에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다뤘다. 어떤 함수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비교적 최근 학문적 진전을 보인 확률 이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미분과 적분을 비롯해 벡터와 행렬, 로그함수, 삼각 함수 등이 비행기에 응용된 사례를 다룬다. 특히 수학과 물리학이 항공 우주 과학 또는 비행 현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교과서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은 내용도 다뤘다.”​

 

 

그러니 이번 책에는 이전 책들보다도 수식이 많이 나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수학도 졸업한 저로서는 미적분, 로그함수, 사인, 코사인, 벡터 등이 수식과 함께 나오니 좀 어지럽긴 합니다. 물론 장 교수로서는 쉽게 쓴다고 쓴 것이겠지만 그래도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여전히 어렵네요. 그러니 처음에는 수식이 나올 때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다가 차츰 수식은 건너뛰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장 교수가 그러한 수식이 필요한 이유와 수식의 결과를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으므로 수식을 건너뛰더라도 책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래도 수학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수식에도 집중하면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장 교수가 각 장의 끝에는 연습문제도 넣어두었으니, 모처럼 문제 풀이의 희열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민항기 조종석에서 바라본 하늘길입니다. 전에 장 교수가 인천공항에서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까지 운항하는 KE073편 민항기 조종석에 직접 타고 하늘 여행을 한 적이 있었지요. 항공운항과 교수니까 학생들 교육할 때 도움이 되라고 대한항공에서 기회를 준 것입니다. 그때 장 교수는 조종석 바로 뒤에 앉아 여객기가 이륙하는 순간부터 착륙하는 순간까지 그리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는 과정까지 비행의 모든 과정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였는데, 이때의 경험을 과학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1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을 말씀드린다면 기름을 가득 채우면 기름의 무게는 비행기 전체 무게의 40%를 넘게 차지한답니다. 그렇겠네요. 태평양을 횡단하는 것도 모자라 북아메리카 대륙도 횡단하여 토론토까지 논스톱으로 날아가는 것이니, 기름을 가득 채우면 그 정도 중량이 나가겠네요. 그러니 인천에서 토론토까지 드는 기름값만 하여도 8,800만 원 정도랍니다. 기름값이 이 정도이면,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얼마 안 되는 승객들을 태우고 운항하는 것은 그대로 적자비행이 되겠군요.

 

또 갈 때는 북태평양 항공로를 이용하지만 돌아올 때는 북극 항공로를 이용합니다. 이는 돌아올 때 같은 항로를 이용하면 편서풍을 맞으면서 와야 하기에 이를 피하려고 북극 항공로를 이용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북극 항공로를 운항하기 위해서는 조종사들이 별도의 훈련을 받아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비행기는 운항 중에 계속 교신해야 하는데, 위성통신은 북위 38도까지만 가능하거든요. 게다가 관제사와 조종사 간 데이터 통신도 100% 가동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통신 불능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조종사는 데이터링크 등 특별 송신 수단 운용법을 알아두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밖에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본 부분 몇 가지만 더 말씀드리지요. 물론 《하늘의 과학》이니 장 교수가 책에서 중점을 둔 수학 이야기를 해야겠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수학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비행기 활주로는 공항이 높은 곳에 있을수록 길어져야 합니다. 높을수록 공기의 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고도 1,665m에 자리 잡은 미국 덴버 공항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긴 4,877m의 활주로를 가지고 있답니다.

 

그리고 공기밀도는 온도가 올라가도 떨어집니다. 그렇기에 중동지역 공항의 활주로는 다른 데보다 깁니다. 그렇다면 인천공항 활주로도 추운 겨울보다는 더운 여름에 맞추어 활주로 길이를 설계해야겠지요? 그것도 여름 평균 기온이 아닌 가장 더운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할 것 같네요. 2018년 여름이 매우 덥지 않았습니까? 그 바람에 당시에 여객기 이륙거리가 늘어나 이륙시간도 늘어나면서 비행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는군요.

 

 

활주로 길이 이야기를 하니 생각나는 추억이 있습니다. 전에 4인승 경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김포공항에서 이착륙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레저공항이 아니라 저는 하늘 위에 올라가서만 조종을 하고 이착륙은 부조종석에 앉아있던 교관이 했는데, 이착륙할 때 보니 김포공항 활주로는 레저항공 활주로에 견주면은 그야말로 넓디넓은 운동장입니다. 그러니 이륙은 물론이고, 제가 직접 조종간을 잡고 착륙을 하여도 얼마든지 룰루랄라 하면서 착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글라이더는 무동력으로 얼마든지 활공비행하여 착륙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여객기는 어떨까요? 언뜻 생각하면 그 무거운 여객기가 활공비행할 수 있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비행기 운항의 핵심은 속도입니다. 속도가 실속 속도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덩치가 큰 여객기라고 하더라도 활공비행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객기는 그 덩치로 인해 실속 속도 자체가 크니까 활공비행을 할 리가 없겠지요.

 

그런데 실제로 여객기가 활공비행을 하여 착륙한 사례가 있습니다. 1983년 7월 에어 캐나다 143편 보잉 767 여객기가 비행 중 연료 부족으로 엔진 2개가 모두 꺼져 캐나다 매니토바 주김리 공군 기지까지 활공비행하여 비상 착륙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니? 비행기가 운항 도중 연료가 떨어지다니요? 이런 황당한 일도 있나요? 몬트리올에서 기름을 넣을 때 약 2만 리터를 넣어야 하는데, 연료 1리터를 킬로그램이 아닌 파운드로 계산하는 바람에 약 5,000리터만 넣고 출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례는 영화로도 나와 우리가 잘 아는 사례입니다. 바로 2009년 1월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A320 여객기가 이륙한 지 2분 만에 새 떼와 충돌하여 엔진 2개가 모두 고장 나는 바람에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한 것이지요. 아무리 강에 착륙하는 것이지만 각도가 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비행기는 강물에 부딪히며 그대로 두 동강이 납니다. 그러니 그 어려운 비상착륙을 성공시킨 설리 기장은 조종사 중에 조종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하늘의 과학》은 파란 하늘을 뚫고 저 우주 깊숙이 검은 하늘의 과학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파란 하늘의 과학이 먼저이다 보니 그 많은 우주 과학 이야기는 5부에 몰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장 교수가 낼 다음의 책은 《하늘의 과학》에서 나아간 ‘우주의 과학’이 될 것인가? 다음에는 장 교수가 한국의 칼 세이건으로 우리에게 저 광활한 우주의 꿈을 키워줄 우주 이야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