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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시조창을 어린이들의 친구로 만들자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39]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내포제시조 보존회>가 7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라는 점, 부여읍에 한옥 건물의 회관을 소유하고 있으며 내포제시조의 전승활동, 강습 및 발표회, 전국규모의 경창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는 점, 앞으로의 발전방향으로는 첫째, 내포제 시조의 문화재적 가치를 인식시켜서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야 한다는 점 등을 이야기하였다.

 

보존회에 기대하는 발전방향의 제안은 하나둘이 아니다. 지역민들에게 시조의 값어치를 인식시켜 자긍심을 심는 일, 그다음 주문은 젊은이들을 애호가층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시대가 변해서인가?’, ‘느린 형태의 노래를 꺼려서인가?’ 가곡이나 가사, 시조창과 같은 전통의 노래들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젊은 층이 그러해서 이들을 시조나 가곡의 애호가로 만들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어린이들은 더욱 어렵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시조를 지도하는 일은 정책적으로 접근해야만 가능할 정도이다.

 

 

누구는 “어린이들에게 빠르고 발랄한 노래를 지도해야지, 왜 노인층이 즐기는 가곡이나 시조를 지도해야 하는가?”라고 그럴듯한 항변을 내놓기도 한다. 어린이들에게 시조창 지도의 어려운 이유가 있다면, 반대 이유도 충분히 있는 법이다.

 

흘러간 과거의 역사를 배우고, 조상들이 살아 온 정서와 생활 질서를 배워 오늘을 새롭게 창조해 나가는 것은 후손들의 당연한 임무요, 과정이 아니겠는가! 우리의 어린이들에게 ‘빨리빨리’를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느리게, 천천히 행동하는 요령도 지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해마다 일어나는 교통사고 통계현황을 참고해 보면, 초등학교 건널목 사고가 줄지 않고 있으니, 학교 앞을 통과하는 모든 자동차의 속도는 무조건 줄여야 한다. 그런데, 자동차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빨리빨리’에 길든 우리의 어린이들도 건널목을 지날 때 급히 뛰지 않도록 습관을 들여야 하고, 이에 대한 어른들의 각별한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급하게 뛰지만 않아도 사고는 충분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시조창 부르기를 지도하는 목적 가운데는 여유를 가르치고, 한 박자 늦추는 느림의 철학을 경험하게 하는 긍정적 측면도 많은 것이다. 선인들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 시조시를 문학적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접근한다면 더더욱 시조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할 것이다.

 

할아버지를 통해 아버지 -어린이로 이어지던 정서의 이행은 다시 어린이를 통해 아버지와 할아버지로 이어지는 역이행이 기대되는 시점이며 어린이가 가족 단위의 시조창 애호가를 확보하는 가장 확실히 길이 되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의 시조창 부르기 교육은 시조의 중흥을 맞이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갈림길이고, 장차 시조의 애호가를 확보하는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시조창뿐 아니라, 국악의 전 장르가 그러하고, 공연예술 대부분이 공통적이다.

 

시조의 명창이 무대에 올라 아무리 멋진 가락을 부른다 해도, 들을 줄 아는 청중이 없다면 시조음악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고향을 심어주는 길을 우리의 전통음악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충분한 명분과 실리를 담보해야 한다.

 

시조창 부르기 운동을 펼쳐 나가자, 이 운동은 시조를 알고, 시조를 부를 줄 알며, 시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야 한다. 청중을 확보하는 작업의 기본이 바로 학교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학생들이며 젊은 세대들이다. 이들을 객석으로 초대하는 과정이 본격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내포제시조보존회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시조 보존회원들은 지역 내 교육청이나 일선 학교와 협의하여 특기적성 교과목으로 <시조창> 부르기 운동을 전개해 보자. 10~20대 학생들이 시조에 관한 관심을 두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조창 보급운동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쉽게 제작된 시조창 교본의 제작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 초등학생은 초등학생에게 알맞은 교재가 필요하고, 중고교생은 또한 그들에게 알맞은 교재를 제작해야 하며, 일반인들이나 동호회 집단은 각각 그들에게 적절한 교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시조 교재들은 정간악보 위주로 된 악보도 있고, 오선을 병행한 악보도 있으며 그림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있어서 음높이와 박자, 노랫말, 등이 불분명한 부분도 보인다. 이러한 교재들은 공통의 약속 없이 개인적으로 제작하였기 때문에 해당분야의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분명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강조하거니와 정확하면서도 단계별 교재의 제작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조언도 필요하다. 배우려는 사람들의 나이, 성별, 기타 집단의 음악수준 등을 고려해야 하고, 단계별 난이도(難易度)를 고려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악보의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특히 어린 초ㆍ중등 학생들이 배우기에 적절한 그림 악보 등을 제작해서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