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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신비스런 제주 산방굴 그림 산방배작(山房盃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7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斗束奇峯枕海雲  말 통 묶은 듯 기이한 봉오리, 바다 구름 베고 누었는데

夕霏斜照半山曛  석양 비끼는 저녁 비에 산 반쪽에 어둑어둑하네

聽傳道服頻來往  도복 입은 신선이 자주 왕래한다고 전해 들었는데

應候眞仙李使君  응단 진짜 신선인 나 이(李) 목사에게 안부 묻겠지

 

위는 1702년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李衡祥, 1653~1733) 목사가 쓴 <산방산을 바라보며(望山房)>란 한시(漢詩)입니다. 이형상은 제주에 목사로 부임하여 곳곳을 돌아보고 남긴 중요한 순간들을 1703년 화공(畫工)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게 하여 보물 제652-6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화첩을 남겼습니다(국립제주박물관 소장). 이 <탐라순력도>에는 귤림풍악(橘林風樂), 우도점마(牛島點馬), 정방탐승(正方探勝), 제주조점(濟州操點), 건포배은(巾浦拜恩) 등 곳곳을 돌아보는 그림 28쪽 포함 모두 43쪽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특히 그 가운데 “산방배작(山房盃酌)”이 눈에 띄는데 이 그림은 목사 일행이 산방굴에서 술잔을 주고받는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이 그림에는 산방굴 뿐만이 아니라 송악산(松岳山)ㆍ형제도(兄弟島)ㆍ용두(龍頭) 등도 보이며, 산방연대(山房烟臺)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고, 사계포구는 ‘흑로포(黑路浦)’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은 마치 고래 입속에 목사 일행이 들어간 것같이 신비스럽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