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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별곡(別曲)의 하나가 곧 가진회상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47]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평조회상>이야기를 하였다. 현악영산회상을 전체적으로 4도 아래로 이조(移調)시킨 낮은 조의 영산회상이라는 뜻, 4도 낮출 수 없는 부분은 5도 위로 자리바꿈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앞뒤로 잔가락이나 시김새를 넣어 다른 곡처럼 들린다는 이야기, <상령산>은 피리나 대금의 독주곡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처럼 기존의 악곡에서 새롭게 변주하거나, 발전시켜 독주곡으로 만들어 연주해 오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영산회상의 또 다른 악곡에서도 새로운 변주곡을 창작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할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현악영산회상>을 비롯하여 관악기 중심으로 연주되는 <관악영산회상>, 그리고 <현악영산회상>을 낮게 이조 시켜서 관악기와 현악기, 타악기 등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평조회상>, 등이 모두 현재까지도 활발하고 다양하게 연주되고 있어서 연주곡목을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몇 곡을 더 추가하여 구성이나 편성을 달리하는 영산회상도 있다. 이름하여 <별곡>이다. 구체적으로 <별곡>이란 어떤 음악인가? 민간에서는 <가진회상>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현악영산회상>은 9곡의 모음곡으로 그 이름은 1. 상령산, 2. 중령산, 3. 세령산, 4. 가락더리, 5. 삼현도드리, 6. 하현도드리 7. 염불도드리, 8. 타령, 9. 군악이다. 그런데 <별곡> 또는 가진회상이라 함은 위 영산회상과 같이 9곡을 차례대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곡을 첨가하여 달리 연주하는 형태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다시 말해 영산회상의 구성곡을 변화시켜 연주하고 있으며 주로 4종의 편성 방법이 쓰이고 있다.

 

첫째 방법은 처음 <상령산>으로 시작하여 제5곡 <삼현도드리>까지 연주한 다음, 평조 계열의 미환입(尾還入), 일명 수연장<壽延長>이라는 악곡을 삽입하여 연주하는 방식이다. 그 수연장의 끝부분에서 다시 변조가 되어 삼현도드리로 되돌아간 다음, 다음곡인 <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를 거쳐 <군악>으로 끝을 내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중간에 음계가 다른 <미환입>을 넣어 변화를 준다는 의미가 강한 것이다.

 

둘째 방법은 위와 동일하게 진행하되, <군악>으로 끝내지 않고 계속해서 천년만세(千年萬歲)까지 이어가는 구성이다.

 

여기서 천년만세라고 하는 악곡은 1. 계면가락도드리, 2. 양청도드리, 3. 우조가락도드리 등, 3곡을 아울러 부르는 이름이다. 민간풍류에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연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양청도드리는 양(兩), 청(淸)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2음으로 진행되는 악곡인데, 각각 앞에 장식음을 하나씩 삽입해서 매우 경쾌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4박 형식의 음악이다.

 

세 번째 방법으로 연주되는 별곡과 네 번째의 별곡은 그 시작을 <미환입>으로 시작해서 <삼현도드리> 이하를 연주한 다음, 이어서 <천년만세>의 3곡까지 이어가는 방법이 있고, 세 번째 방법에서 천년만세로 이어가지 않고, <군악>에서 끝내는 방법 등이 바로 그것이다.

 

민간풍류에서는 <민회상>, <가진회상>이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민회상은 <본영산(상령산을 말함)>에서 시작하여 <군악>까지 연주하는 한 바탕을 말하고, 가진회상이란 <본영산>에서 시작하여 <도드리>를 포함한 다음, <군악>에서 종지하지 않고, <천년만세>의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를 계주하는 경우를 칭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진회상의 구성 악곡들은 현악영산회상의 구성곡 9곡보다 미환입,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등 4곡이 더 첨가되어 모두 13곡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관악기 중심으로 연주되는 <관악영산회상>이나 영산회상을 낮게 이조시켜서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들이 골고루 합주할 수 있도록 만든 <평조회상>은 하현도드리가 생략되어 있어서 모두 8곡의 구성이다. 그러므로 그 구성곡들을 보면 현악영산회상 9곡, 평조회상 8곡, 관악영산회상 8곡, 가진회상 13곡 가운데 현악과 중복되지 않는 4곡을 합하면 모두 29곡이 되는 셈이다.

 

이 악곡들을 피리나 대금, 또는 거문고나 가야금 한 악기로 음악회를 꾸민다고 해도 4일 동안 각기 다른 형태의 영산회상을 연주할 수 있고, 매일 1곡씩 연주한다면 29회분이 될 것이다.

 

또한 피리, 대금, 해금, 거문고, 가야금, 단소 등 6개의 주요 선율 악기들이 각각 독주로 1곡씩을 연주한다면 174(6개 악기×29곡)일 동안 매일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분량이므로 이 4종의 영산회상이 연주계의 주요 레퍼터리가 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