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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집

[정운복의 아침시평 93]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풍수지리는 우리 조상들이 국토를 바라보던 대표적 인식 체계입니다.

산과 물의 생김새 등 환경에 따라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련지어

좋은 터를 찾는 사상이지요.

 

살기 좋은 땅을 명당이라고 하는데

길지로 알려진 명당은 지형의 윤곽선이 여성의 음부를 닮았습니다.

 

사람의 심성은 사는 곳의 지형에 영향을 받습니다.

노년기 지형의 부드러움을 안고 사는 마을의 사람들은 비교적 온화할 가능성이 크고

뾰족하고 우람한 산 밑에서 사는 사람들이 성질이 급하고 호전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평화를 사랑하는 까닭이

노년기 지형이어서 일지도 모릅니다.

 

야트막한 산 아래 옹기종기 모여있는 초가집은 자연의 선을 닮았습니다.

한옥을 짓더라도 지붕과 추녀의 선이 주변과 잘 어울리는 멋짐을 갖고 있었지요.

요즘 켜켜이 위로만 쌓아 놓은 고층 아파트에 견줄 바가 아닙니다.

 

 

건물의 모양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지붕입니다.

요즘은 사각형으로 멋보다는 방수기능에 방점을 두어서

일률적 형태의 지붕이 많지만,

옛날엔 초가부터 기와의 맞배지붕, 팔작지붕, 우진각 지붕, 모임지붕

등등의 멋스러운 형태가 존재했고

지금도 절이나 한옥마을엔 여러 형태의 지붕이 건물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그 모습이 주변과 잘 어울리니까요.

 

 

너와 지붕이나 굴피지붕 겨릅지붕도 있습니다.

너와는 나무나 돌을 이용하여 널찍한 판재를 만들어 지붕을 덮은 것이고

굴피는 굴참나무의 두꺼운 껍질을 벗겨 잇대어 만든 것이고

겨릅은 대마 껍질을 이용하여 만든 지붕입니다.

 

선조들은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기에 그런 지붕을 만들었겠지만

어울림의 미학 속에 아름다움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찌 되었거나 사람은 자연에 의지하여 살아갑니다.

그 자연을 닮은 집에서 온화한 성품이 만들어지지요.

사각형으로 대변되는 아파트에서 살 수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가끔 자연을 우러러볼 필요가 있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