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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최은서, 제7회 벽파 전국국악대제전 대상 받다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58]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1,000쪽에 다다르는 벽파 이창배 저 《한국가창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경서도 소리를 비롯하여 판소리, 단가(短歌), 시창(詩唱), 송서(誦書), 불가(佛歌), 각 도(道)의 전통 민요와 신민요 등을 망라하고 있다는 이야기, 성경린ㆍ이혜구ㆍ김기수 등 국악계 원로 등은 ‘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자, 교수, 학생들의 필독서’, ‘사설만이 아닌 악보의 첨가,’ 등으로 한국 경서도창의 대표적인 문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 선생의 아호를 걸고 열린 바 있는 제7회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최은서와의 대담내용을 소개하기로 한다.

 

수상자는 서도의 긴소리 초한가<楚漢歌>를 불러 대상을 차지했는데, 그는 현직 중학교 교사여서 더더욱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는 이미 20여 년 전, 교사가 되면서부터 풍물굿이나 사물, 판소리, 경기민요, 서도 민요 등을 틈틈이 배워 온 실력자로 서울 <한성여자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다. 그가 풍물굿을 배우고, 판소리를 접하다가 경서도 소리에 심취하게 된 배경이 예사롭지 않다. 최은서 교사와의 특별대담 내용을 여기에 옮겨 보기로 한다.

 

서한범; 축하합니다. 중학교 과학 선생님으로 서도소리와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을 소개해 주실까요?

최은서; 네, 학생들을 지도하며 대학시절 잠깐 접했던 풍물로 <덩더쿵>이라고 하는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직접 학생들을 가르칠 실력은 못 되어 여러 전수관과 국악연수과정을 찾아다니며 풍물굿을 공부했지요. 그러던 중 판소리 선생님을 만나 교분도 쌓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소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러나 판소리는 그 느낌이 잘 나지도 않고, 쉽게 실력이 늘지도 않더라고요. 오래 공을 들여야 한다는 걸 몰랐지요. 그 이후 경기 명창 김점순 선생의 강습회에서 경서도 소리공부를 접한 뒤 특히 묘한 성음의 서도소리를 대하면서 본격적으로 배워 보기로 했습니다.

 

서; 서도소리 공부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최; 우선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학원에서 개인지도를 2~3년 정도 받았어요. 그런데, 지도 선생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한동안, 수업이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명창들의 음반자료로 위험한 독공(獨工)을 했지요. 어느 정도 흉내를 내 보다가 겁도 없이 어느 민요대회에 일반부로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독학을 한 탓인지, 전주(前奏)가 나오는데, 그 시작이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첫 음도 놓치고, 식은땀을 흘리며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소리를 스승 없이 혼자 배운다는 것이 무모하고 바보스러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까운 시간만 허비했다는 반성과 후회가 밀려왔지요. 그 뒤, 학교에서 가까운 민요학원을 찾아갔는데, 선소리산타령 전수조교이신 이건자 선생님의 민요학원이었습니다. 처음 선생님은 제가 부르는 서도 산타령 몇 소절을 듣고 난 뒤 “나는 경기산타령을 주로 공부하는 사람이니, 서도소리 명창을 소개해주겠다”라고 말씀하시며 배뱅이굿 문화재이신 김경배 선생님을 소개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날 이후, 11년째 서도소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서; 내가 알고 있는 이건자 선생은 소리도 참 좋지만, 매사 경우가 밝고, 특히 검정고시로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마칠 정도의 공부도 열심히 하는 선생으로 알고 있는데, 선생과 더 이상의 인연을 맺지 못해 아쉽군요.

최; 아, 아닙니다. 선생님이 좋아 경기소리도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출전한 경연장에서 뵈면 제 소리를 모니터링해 두셨다가 지도해 주시고, 도움 말씀을 해 주시어 소리꾼으로 성장하도록 응원해 주고 계십니다. 그 순수한 마음에 감동받아 항상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 지금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최; 네, 중앙대 국악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단국대 국악과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국대에서는 평소 동경해 오던 유지숙 선생님께 전공지도를 받고 있어서 즐겁습니다. 같은 질병도 설명하는 의사에 따라 다르듯, 고쳐야 할 부분을 김경배, 이건자, 유지숙 선생께서 각기 다른 표현 방법으로 설명해주시니 참 재미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발탈 인간문화재 조영숙 선생님께도 틈틈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서; 서도소리 이외에 다른 분야의 소리도 배우고 있나요?

최; 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건자 선생님께 선소리 산타령과 경기민요 등을 지도받고 요즘에도 학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건자 선생님은 산타령 말고도 강원도 민요가 일품이십니다. 아마도 고향이 강원도여서 그 소리가 자연스러운 것인가 봅니다. 조영숙 선생께도 틈틈이 육자백이나, 발탈 공연에 나오는 단가, 무대 연기지도, 기타 여성국극과 관련된 국악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배뱅이굿 명창이던 김종조, 김주호 그리고 황해도 <배뱅이 굿>의 양소운도 일부 소리는 남도 육자백이 토리가 나오는데, 이 공부도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습니다.(다음 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