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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시장에 이어 가요계까지, 인공지능 가상인간

슬기로운 컴퓨터ㆍ손말틀(휴대전화) 쓰기를 위한 귀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달 "Who Am I'를 발매하며 가요계에 등장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Rozy)는 매혹적인 목소리와 따뜻한 메시지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로지는 대한민국 대표 가상 인간(버추얼 인플루언서)이다. 최근 기업들은 가상현실공간(메타버스) 경향을 반영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가상인간 모델들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가상인간 모델들은 전공, 직업 등 각자의 세계관도 가지고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대중들과 소통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상인간 모델들을 살펴보자.

 

 

“헤이 카카오”를 시작으로 시리, 빅스비, 헤이 구글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가 이젠 낯설지 않다. 진짜 사람은 아니지만, 인공지능을 탑재한 낯선 목소리는 어느덧 친구 같은 관계가 됐다. 그만큼 인공지능(AI)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리라. 요즘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인간을 그대로 쏙 빼닮은 가상인간 모델이 광고, SNS 등 다양한 곳에서 우리를 반긴다. 역시 과거에 인공지능 스피커가 그랬던 것처럼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텔레비전 속 진짜 연예인 광고모델처럼 머지않아 가상인간 모델에 대해 낯섦과 거부감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가수 등장 이후 20여 년 만에 인공지능 결합해 재탄생

 

우리나라에서 가상인간의 등장은 23년 전인 1998년 1월에 등장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처음이다. 이후 첫 사이버 여가수 류시아와 함께 사이다, 이브 등의 사이버 가수가 잇따라 데뷔를 했다.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이들 가상인간은 수십만 장의 음반을 팔아 히트를 하기도 했지만,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방송에 몇 분 출연하는데 제작비용만 1억이 넘게 소요됐는데도 수익이 뒤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1세대 가상인간은 결국 현실 세계의 벽에 부딪혀 가상 그 자체에 머물려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갔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흘러 인공지능 기술과 메타버스 플랫폼은 2세대 가상인간을 만들어냈다.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SNS라는 무대도 탄탄히 만들어졌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2세대 가상인간들은 이런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과거와는 다른 가상인간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좀 더 덧붙이자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시대는 가상현실이라는 메타버스를 친숙한 플랫폼으로 만들었고, 그 안에서 실제 사람과 가상인간이 공존하는 환경을 구현하기에 이르렀다. 또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져 실제 사람처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 것도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이에 따라 1세대와 다르게 2세대 가상인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넘어 텔레비전 광고와 실시간 소통 판매(라이브커머스), 아이돌 걸그룹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사람과 달리 영원히 늙지 않는 가상인간들은 MZ세대가 충분히 열광할 만한 외모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자유분방하고, 사교적이며,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진짜 사람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그들은 가상에 존재하지만 실제로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수백만에 이르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 음원도 발표하고, 광고 모델로도 활동한다.

 

인간의 모습을 한 ‘아바타’로만 인식되던 가상인간이 산업의 전반을 움직이는 가상인간으로 기능하면서, 기업들도 가상인간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추세다. 기업들이 가상인간을 모델로 쓰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제 연예인을 모델로 활용할 때보다 비용이 적고, 계약 도중 광고모델이 문제가 생겨 부정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일도 없다. 또한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리스크)이 없다는 점은 가상 가상인간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실존하는 광고모델의 경우 추문이나 부정적인 문제로 인한 이미지 손상이 상표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가상인간에게는 그럴 염려가 없다. 다양한 문제들로 상표에 손해를 입힐 일이 없다는 얘기다. 특정 세대가 선호하는 얼굴이나 매력을 모아 만들어지기 때문에 특정 연령대를 표적으로 한 맞춤형 광고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다.

 

기업들의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가상 인간들

 

가상인간 정보사이트 버츄얼휴먼스에 따르면 등록된 나라 안팎 가상인간 수는 187명에 달한다.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가상인간 시장 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짜 인간 영향력자(인플루언서) 시장 규모(7조6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지만 오는 2025년 가상인간 시장 규모가 14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되며 진짜 인간 영향력자 시장 규모 13조원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미국의 인공지능 가상인간 영향력자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스타트업 브러드를 통해 탄생한 19세의 브라질계 미국 가수다. 세계 첫 가상인간 영향력자이기도 한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무려 304만 명이고 유튜브 구독자는 27만 명에 달한다. 여러 음악 음반을 내놨고 샤넬과 프라다, 디올 등 명품 상표의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릴 미켈라의 연간 수입은 13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한다. 타임지는 그를 방탄소년단과 함께 ‘온라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으로 뽑기도 했다.

 

또 다른 가상 영향력자 슈두(Shudu)는 영국의 사진작가 캐머런 제임스 윌슨이 3D 입체 기술을 활용해 만든 세계 첫 디지털 슈퍼모델로, 2017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흑인 여성이다. 삼성 손말틀(휴대폰)의 모델로 뽑히면서 이름을 알렸다.

 

 

일본 출신의 가상 영향력자 모델 이마(Imma)도 인기다. 이케아는 2020년 8월 일본 도쿄에 가게를 내면서 가상인간 이마를 모델로 기용했다. 이마는 3일 동안 이케아 가게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제 이마는 일본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광고모델 가운데 한 명이 됐다.

 

화웨이는 AI 기술 기반의 자율적 가상인간 윤셍을 공개했다. 모델링, 렌더링 등 기술을 통해 가이드 모델 없이도 움직이고, 실시간으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가상인간이다. 생방송 진행 등을 통해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가상인간계의 전지현으로 불리는 로지(Rosy)가 광고계를 휩쓸고 있다. 로지는 본격적으로 광고모델로 등장한 지 몇 달 만에 전속 계약 8건과 100건 이상의 협찬을 받으며 드라마 속 연기자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에 음반을 발매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가상 영향력자인 로지는 작년 8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만들었다. 로지는 인플루언서로서 대중과 소통을 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차원에서 SNS를 통해서만 등장했는데, 아무도 그가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로지는 신한라이프의 텔레비전광고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 오히려 더 신선한 영향력자로 인식됐고, 최근 출연한 광고 뮤직비디오는 공개 3주 만에 유튜브에서 1,000만 보기를 돌파했다. LF의 캐주얼 상표 질바이질스튜어트는 로지를 가방 라인의 전속모델로 발탁했고 아모레퍼시픽도 로지를 '헤라'의 SNS 인플루언서로 삼고 협찬 광고를 진행 중이다.

 

 

걸그룹으로 활동하는 가상인간 영향력자도 있다. 에스파는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인데 얼핏 보기엔 4인조지만, 이들은 8인조다. 4인의 인간 구성원과 4인의 가상 분신(아바타) 구성원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람과 가상인간의 생소한 걸그룹에 당황스러워하는 팬들도 있지만 정작 에스파 구성원들은 이 덕분에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색깔과 스타일을 갖게 되었고 평가한다고.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뮤직비디오에서도 분신이 등장하며, 각각의 분신은 구성원들과 닮은 모습을 띠고 있다.

 

 

김래아는 LG전자가 CES2021에서 선보인 23살 여성이다. LG전자는 김래아가 실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에 공을 들였는데, 7만 건에 달하는 실제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을 추출하고, 이를 토대로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3D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목소리와 언어는 4 달 동안 자연어 정보를 수집한 뒤 학습시킨 결과로 만들어졌다. 그 결과 CES2021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시청각설명(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했고 LG 홈코노미 신기술에 대해 3분 동안 발표를 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가상 방송 판매자(쇼호스트) 루시를 자체 개발해 작년 9월부터 선보였다. 국내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기술기업과 손잡고 만든 가상 영향력자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29살의 모델이자 디자인 연구원인 루시는 롯데홈쇼핑이 구축하는 확장 가상 세계 플랫폼에서 가상 방송 판매자로 나서 상품을 소개하고,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2.2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루시는 다양한 일상의 모습을 올려주며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AhnLab 콘텐츠기획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