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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균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해학과 재담, 풍자가 그리워서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6]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하긴, 섞어찌개라면 어떻고

부대찌개에 잡탕, 음탕이면 어떻소.

음식 재미만 있다 해도 저로선 다행이오

 

시(詩)든 음식이든 칼칼한 맛이 최고라며

우리 시를 자꾸 벼랑으로 몰아갔소

날카로운 메스에 잘린

언어는 예리하여 그에 찔리면서

외려 통쾌해지는 카타르시스,

그런 타인을 통해 나를 보는 즐거움이

흡사 아편 같소

 

‘현대적’이란 이름이 낳은 무리며 군상인데

이놈 역시 그 대열에서 이탈치 않으려 했고

시방도 이탈하고픈 맘은 전혀 없소

 

허나 그 시(詩)가 이 시(詩) 같고

이 시가 그 시 같은 갈증은 어쩌지 못하겠소

그래서 때론 변덕을 부려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게요

 

 

노래로부터 너무 멀리 와 버리면

그 노래가 그리워지기도 안 하요

너무 도시적이거나 목가적이다 보면

해학과 재담, 풍자와 사투리를

잃어버리기도 하니께요

 

특히 경상도 보리문둥이 말은 영 재미없다는

선입견도 문제라면 문제고

유희성의 상실도 한 까닭이긴 했소

그래서 이런 풍각쟁이 짓을 해본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