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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금강산의 아름다움에 자신도 모르게 머리 깎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2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옥황상제가 금강산의 경치를 돌아보고 구룡연 기슭에 이르렀을 때, 구룡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고는 관(冠)을 벗어 놓고 물로 뛰어들었다. 그때 금강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나타나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물에서 목욕하는 것은 큰 죄다.’라고 말하고 옥황상제의 관을 가지고 사라졌다. 관을 빼앗긴 옥황상제는 세존봉 중턱에 맨머리로 굳어져 바위가 되었다.” 이는 금강산에 전해지는 설화입니다.

 

 

얼마나 금강산이 절경이었으면 옥황상제마저 홀릴 정도였을까요? 그런데 그 금강산을 그림으로 가장 잘 그린 이는 겸재 정선이었습니다. 겸재의 그림 가운데는 금강산을 멀리서 한 폭에 다 넣고 그린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된 <금강전도(金剛全圖)>가 있으며, 금강산으로 가는 고개 단발령에서 겨울 금강산을 바라보고 그린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단발령망금강(斷髮嶺望金剛)>도 있지요. 여기서 ‘단발(斷髮)’이라는 것은 머리를 깎는다는 뜻인데, 이 고개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금강산의 모습에 반해 그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된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서울옥션에서는 겸재가 그린 또 다른 <단발령망금강(斷髮嶺望金剛)>이 출품되어 3억 8천만 원에 낙찰되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 것과는 달리 단발령을 작게 그리고, 대신 금강산을 크게 그렸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없는 것으로 학문과 문장이 모두 뛰어난 삼연 김창흡(金昌翕, 1653~1722)의 시로 추정되는 발문이 쓰여 있지요. 시를 보면 ‘장구한 눈과 얼음은 신이나 녹일 수 있으며, 천하를 버리고 언덕에 올라 머리를 깎으며 속세를 떠나는 것은 또 다른 세계가 아니겠는가’라는 문구여서 그림과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