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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해는 재미나 죽겠다고 웃고 있다

송낙현, 소나기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10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 나 기

 

                                    - 송낙현

 

   쨍쨍쨍 땡볕의 여름 한낮

   아내가 마당에 빨래를 널어놓고

   마실 나간 사이

 

   후드득후드득 빗방울 떨어져

   화다닥 뛰어나가 재빨리

   걷어 왔는데

 

   언제 나왔는지

   해가 마알갛게 웃고 있다

   재미나 죽겠다는 것처럼.

 

 

 

 

시골 소년과 도시 소녀의 청순하고 깨끗한 사랑을 담은 황순원(黃順元)의 단편소설 <소나기>. 1953년 5월 《신문학(新文學)》지에 발표되었다. 시골 소년은 개울가에서 며칠째 물장난을 하는 소녀를 보고 있다. 그러다 소녀는 하얀 조약돌을 건너편에 앉아 구경하던 소년을 향하여 “이 바보” 하며 던지고 달아난다. 소년은 그 조약돌을 주머니에 넣고 주무르는 버릇이 생겼다. 이렇게 시작되는 황순원의 <소나기>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접해봤던 소설이다.

 

이렇게 순박한 소년과 소녀와의 만남, 소녀의 죽음, 조약돌과 분홍 스웨터로 은유 되는 소년과 소녀의 아름다운 사랑이 소묘된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에는 소설 <소나기>를 기리는 ‘황순원문학관’과 ‘소나기마을’이 조성됐다. 작품의 절정이자 전환점인 소나기는 두 사람을 끈끈하게 묶어주지만, 결국 그 소나기 탓에 소녀는 병세가 더쳐 죽게 된다. 그러나 소나기는 그런 소나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소나기>를 읽었을 송낙현 시인은 이제 소년이 아닌 노년이 되었다.

 

시인은 그의 시 <소나기>에서 황순원의 소설과는 또 다른 맛의 소나기를 보여준다. 쨍쨍쨍 땡볕의 여름 한낮 아내가 마당에 빨래를 널어놓고 나갔단다. 그 사이 갑자기 소나기가 떨어지고, 화다닥 재빨리 빨래를 걷어 왔지만, 언제 나왔는지 해가 마알갛게 웃고 있다. 순간 빨래를 걷은 것은 헛짓이 되었고 재미나 죽겠다는 것처럼 해는 웃고 있지만,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한 노년의 촌극은 송 시인이나 우리나 그저 웃을 수밖에...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