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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김묘선, <승무> 예능보유자에 오르기를 응원한다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98]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잔치마당 소극장》의 기획 프로그램으로 김묘선의 승무 이야기를 하였다. 1900년대 초, 원각사에서 <춘앵전>, <검무>와 함께 <승무>를 추었다는 증언이 있는 점으로 이 시기에 이미 대중 예술로 확산했다는 점 등을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춤꾼 김묘선의 활약상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본다. 그는 한 시대를 승무와 살풀이의 명인으로 국가 무형문화재의 예능보유자로 활동하다가 세상을 뜬 이매방 명무의 제자이다. 스승의 자리를 이어받는 승무의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예고가 2019년, 9월 초에 있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예능보유자 0순위였던 김묘선이 탈락한 것이다. 전통 무용계는 물론이고, 국악계, 문화계가 시끄러웠다.

 

보통은 예능보유자가 세상을 뜨면 그 뒤를 잇는 자리는 전수조교 가운데서 뽑아 왔으나, 승무의 경우에는 유일한 전수조교인 김묘선이 배제되고, 그 아랫급인 이수자 가운데서 한 사람이 예능보유자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어떠한 필연이 존재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무형문화재 전승제도에 관한 필자의 의견은 그가 한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해 왔는가 하는 점이 될 것이고, 또한 그 활동의 결과가 예술계 및 문화계 전반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점이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의 선정과정을 들어보면, 개개인의 활동과정이나 결과보다는 실기와 이론이나 면접 내용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듯한 인상이다. 그 실기 평가라는 점도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대상이다.

 

예를 들어 <승무>와 함께 <살풀이>, <태평무>, <도살풀이> 분야에서도 예능보유자를 뽑았는데, 그 대상자들의 나이가 80살 앞쥐의 유명한 춤꾼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제자나 혹은 더 젊은 무용인들, 또는 젊은 대학의 교수들이 노 무용수들의 실기 능력을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이었다는 점이다.

 

음악의 분야에서도 선생급 명인이 제자들 앞에서 평가받는 사례는 허다해서 일일이 입에 올리고 싶지도 않다. 무용인들에게 이 문제는 더더욱 심각할 수 있는 문제이다. 80살 앞뒤의 노 명인들이라면 아무래도 실전은 많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체 조직이다. 가령 나이가 많은 유명 무용수들의 몸놀림이나 동작, 곧 팔놀림이나 발디딤, 발걸음, 몸 중심, 호흡 등등이 자연스러울 수가 있겠는가!

 

그런데 실기평가가 중요하다는 명분 아래의 제자들이 스승의 실기 능력을 평가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인 것이다. 예능보유자의 자리는 경연대회에서 1등, 2등을 가릴 만큼 실기가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치 나이 든 마라톤 선수나 각종 스포츠 선수들을 기록으로 선발하려는 발상 자체가 얼마나 당치 않은 기준인가!

 

여하튼 문화재청의 안일한 행정에 비난이 빗발치면서 무용계와 불교계가 문제삼고 나섰으며 재심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국정감사장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정도였다는 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김묘선, 역시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앞에서 승무 공연을 했으며 그 사연이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 언론들에 보도되면서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예능보유자 선정과 관련하여 김묘선이 밝힌 당시의 심정이다.

 

“제가 분노한 것은 인간문화재가 되고 안 되고 하는 점이 아닙니다. ‘김묘선은 춤을 못 춘다’, ‘전승활동을 하지 않았다’라고 하는 심사위원들의 터무니없는 발언과 음해 때문이지요. 국가인권위원회에 고발해서 명예를 회복하고, 문화재청에 책임을 물어 진실을 밝힐 것입니다.”

 

 

김묘선은 미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한국의 춤꾼이다. 1991년 그의 스승, 이매방이 이곳에 세운 <우봉 이매방 춤보존회>의 남가주 지회장으로 활동해 왔으며 UCLA, Don Kim 교수의 지원 아래 교환교수로 활약하면서 <LA 한국문화원>에서 해마다 1~2회 공연해 왔다.

 

글쓴이가 미국 UCLA에서 해마다 《Korean Music Symposium》 행사하면서 공연할 때도 김묘선의 승무 춤은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춤이었다. 그녀는 이곳 문화계에서도 인지도 높은 무용가의 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녀의 나라 밖 활동은 LA, 뿐만이 아니다. 휴스턴, 워싱턴, 뉴저지 등 미국의 4개 지역과 일본에서 브라질까지 모두 11곳에 <김묘선 승무전수소>를 세우고, 열심히 전승 사업을 펼쳐 온 것이다. 그 결과 글로벌 문화교류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고, 국회방송에서 <자랑스런 한국인상>도 받았다.

 

춤꾼 김묘선 명무와 인연으로 잔치마당 예술단은 2021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원로예술인 공연 지원사업에 뽑혀 연희판놀음 ‘상생의 비나리라는 작품을 제작하였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부산, 여수, 파주, 서울, 인천 등 전국 순회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자랑스러운 한국의 전통춤 <승무>를 대중화하는 데 이바지하였고,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온 춤꾼 김묘선이 하루속히 그의 춤 실력이나 정통성을 정확하고, 당당하게 인정받아 국가 예능보유자에 오르기를 글쓴이는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