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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임종국상 사회부문상 받은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제16회 임종국상, 양심있는 일본시민들에게 돌아가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현재 일본에서는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의 세계유산등록에 관련하여 군함도를 다루는 방식에서 볼 수 있듯이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서 유래한 과거 가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임종국상’ 수상에 격려받아 앞으로도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가해의 진실을 직시하고 한일 양국의 진정한 우호, 친선을 위해 계속해서 활동해 가려고 합니다.”

 

이는 지난 11월 11일(금), 저녁 6시 30분,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6회 임종국상 시상식에서 ‘사회 부문 수상자’로 뽑힌 ‘오카마사하루 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하, 나가사키평화자료관) 사키야마 노보루(崎山昇) 이사장의 수상 소감이다.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회장 장병화)는 이날 제16회 임종국상 학술 부문 수상자인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와 사회 부문 수상자로 오카마사하루 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하,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을 뽑아 시상식을 했다. 학술부문 수상자인 임 교수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과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운동 분야연구에서 업적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사회 부문 수상자로 뽑힌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은 어떤 활동으로 이번 수상자가 된 것일까?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을 직접 가보았던 필자의 눈으로 이 단체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나가사키에는 두 개의 전쟁 관련 자료관이 있다. 하나는 일본 정부 돈으로 만든 ‘국립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고 다른 하나는 양심 있는 시민들이 만든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 그것이다. 국립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은 ‘연합국이 죄 없는 일본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흉악한 짓’ 쯤으로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 사실을 설명해 놓고 있다. 이 자료관을 둘러본 외국인이라면 일본이 100% 피해자인 양 꾸며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국립 나가사키평화자료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양심 있는 시민들이 만든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 있다.

 

이곳의 설립 목적을 보면, “이 평화자료관은 일본의 무책임한 전쟁 상태를 고발하는 데 전 생애를 바친 고 오카 마사하루(岡正治, 1918-1994) 목사의 유지를 계승하여 시민의 손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권력자들 눈에는 이곳이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겠지만 이곳은 위대한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저희 평화자료관을 방문하시는 한 분 한 분이 가해의 진실을 확인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진심으로 헤아리는 마음을 가지고 하루속히 전후 보상 실현과 전쟁을 이 땅에서 몰아내는데 헌신해 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한마디로 ‘국립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은 일본 정부 돈으로 ‘일본이 피해국가임을 선전’하는 자료관이요,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은 시민들이 일본의 무책임한 전쟁을 고발하는 자료관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오카 마사하루 목사는 항상 차별받고 있는 약자 편에서 서서 일본정부와 강제노역자들의 노동으로 배를 불린 악덕 기업을 향해 반성과 보상을 촉구해왔으며 만년에는 ‘일본의 가해 책임을 분명히 밝히고 현재도 남아있는 차별 철폐와 정부의 보상을 실현하게 하기 위한 자료관 건립’을 구상했으나 자료관 건립을 보지 못하고 1994년 7월 21일 갑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기념관을 세우기 위한 토지문제와 건물 신축비 자금 부족으로 애를 먹었으나 1995년 ‘나가사키 재일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이 중심이 되어 그의 뜻을 받드는 수많은 시민의 도움으로 토지 매입과 건축비를 마련 1995년 10월 1일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 문을 열었다. 설립기금 4,500만 엔은 25년 동안 월 18만 엔씩 갚는 조건의 대출금과 기부금 등으로 마련했으며 정치적 간섭을 받지 않으려고 정부나 행정기관의 재정 지원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자료관은 회원들의 회비와 찬조금, 입장료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꾸려가고 있다.

 

 

해마다 8월 9일이 되면 필자는 성격이 180도 다른 나가사키의 두 자료관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가사키 재일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을 만들어 가해국 일본에서 버려진 조선인의 삶과 인권을 위해 뛰었던 오카 마사하루 목사의 ‘한국사랑 정신’도 되새기게 된다.

 

극우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평화운동을 지속하면서 동아시아 과거 청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이번에 제16회 임종국상의 사회 부문 수상을 받은 사실을 오카 마사하루 목사가 안다면 지하에서 큰 응원의 손뼉을 보낼 것이다. 어려운 여건하에서 오카 마사하루 목사의 유지를 받들어 일제국주의의 가해 역사를 올곧게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의 사키야마 노보루 이사장을 비롯한 깨어있는 일본 시민들께 응원의 손뼉을 치고 싶다.

 

참고로, 임종국(1929∼1989) 선생은 1965년 한일협정이 체결된 이후 <친일문학론>을 집필하는 등 친일 문제 연구와 과거사 청산에 앞장선 역사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이며 올해 임종국상은 제16회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