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30 (월)

  • 맑음동두천 -6.9℃
  • 맑음강릉 -1.1℃
  • 맑음서울 -4.3℃
  • 맑음대전 -3.5℃
  • 맑음대구 -0.8℃
  • 맑음울산 -0.1℃
  • 맑음광주 -0.5℃
  • 맑음부산 0.7℃
  • 맑음고창 -2.6℃
  • 구름많음제주 6.3℃
  • 맑음강화 -6.4℃
  • 맑음보은 -3.4℃
  • 맑음금산 -5.2℃
  • 맑음강진군 1.0℃
  • 맑음경주시 -0.3℃
  • 맑음거제 1.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오사카성에 서면 '풍신수길'의 악행 떠올라

일본이 자랑하는 성(城), 조선인들에게 고통을 준 인물 기리는 곳
[맛있는 일본이야기 671]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사카성(大阪城)에 갈 때면 나는 성주였던 풍신수길(豊臣秀吉, 도요토미 히데요시, 1536~1598)의 악행이 떠오른다. 오사카성은 일본인들이 자랑하는 성(城)으로 일본 전국에서 수학여행으로 찾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곳일뿐더러 요즈음은 오사카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인기 답사 경로다.

 

 

 

풍신수길이라고 하면 한국인들은 430년 전에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준 인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도 그런 인물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의 전기(傳記) 들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가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운 조카 곧 누나의 아들로 이름은 히데츠구를 역모죄로 몰아서 할복자살하게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그의 부인과 어린 자식들을 포함한 일가(一家) 39명을 교토 시내에서 공개 처형하고 자른 목을 나무에 매달아 놓는 잔학성을 보인 일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렇게 후계자를 잔학하게 죽인 것은 풍신수길이 57살 되던 해에 아들 히데요리가 태어나자 마음이 바뀐 탓이다.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기록한 책 《타이코기(太閤記)》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처형대 위에 올라, 어머니의 손을 잡고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눈물짓지 않는 자가 없었다.”라고 전해진다. 1명도 아니고 조카네 일가 39명을 참수(斬首)한 풍신수길의 잔학성을 이야기하지 않고 성(城)의 겉모습만 훑어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나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 성은 오사카 사람들뿐 아니라 일본인들의 자부심이요,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이 즐겨 찾는 문화명소다. 천수각의 높이는 35m에 이르고, 3층에는 황금 다실을 만들어 놓아 관광객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등의 찬사로 가득한 오사카성의 안내문에 정신을 팔다 보면 성주(城主)의 면모를 놓치기 쉽다.

 

지난 12월 6일(화) 아침 10시, 지인과 오사카성을 찾은 날은 하늘이 높고 푸르렀다. 마치 가을처럼 청명한 날씨 덕인지 평일임에도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 오사카성을 구경 온 단체 관광객들로 천수각(天守閣) 안은 북적였다.

 

 

천수각은 내부에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는 5층까지만 설치되어 있는데 그곳에서 내려 3층을 더 걸어 올라가 8층에 서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발아래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사카성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천수각을 전면 개방하고 있으며, 내려갈 때는 계단을 이용하여 각층에 전시해 놓은 풍신수길과 관련한 사진과 갑옷, 황금 다실 등을 구경할 수 있으나 전망대를 뺀 다른 곳의 실내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일본명성도감(日本名城圖鑑)》에 따르면 일본에는 25,000개의 성(城)이 있다고 한다. 이 숫자 속에는 천수각(天守閣)을 갖춘 근사한 성도 있고 흔적만 남은 곳도 있어 성의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특히 현존하는 성 가운데 천수각이 잘 보존된 성은 효고현의 히메지성, 나가노의 마츠모토성, 시가현의 히코네성 등 12개 성으로 이들 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오사카성은 사정이 다르다. 오사카성은 풍신수길이 막강한 권력을 이용하여 지었지만, 그가 죽고 난 뒤인 1620년, 덕천가강(德川家康,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아들인 제2대 장군 때에 성을 재건축하였는데 풍신수길 때보다 더 화려하고 규모가 크게 했다. 그 뒤 천수각이 번개 등으로 불에 타버리자 1931년 오사카 시민들의 성금으로 재건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공격으로 천수각 일부가 또 불에 타 1958년에 복구하는 등 여러 번에 걸친 재건 공사가 이뤄졌다.

 

 

오사카성을 찾은 날에도 정원사들은 공원 안의 나무를 열심히 다듬고 있었다. 초겨울이라기보다는 늦가을이라고 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릴 듯한 푸근한 날씨 덕에 천수각과 공원을 둘러보기는 부담이 없었다. 다만 430년 전, 조선을 침략한 풍신수길에 대한 상념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는 없었다.

 

★ 찾아 가는 길

1) JR 오사카조코엔(大阪城公園) 역 서쪽 출구에서 도보 10분

2) 다니마치선(谷町線) 다니마치욘초메(谷町四丁目) 역1-B 출구에서 도보 7분

3) 주오선(中央線) 다니마치욘초메(谷町四丁目) 역 9번 출구에서 도보 7분

*천수각 입장권: 60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