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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균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미안하고 죄송하요 동지섣달 설한풍에

옆구리는 시리고 등허리는 가려운데

등 긁고 이 잡을 년 없어 그렇고 그리됐네

 

맷돌에 갈아서

전 지져 먹을 것들!

 

영감 나이 생각하여

미치지나 마시오

 

아서라

신정(新情) 좋다 해도

구정(舊情)에 비할손가

 

 

 

 

< 해설 >

 

그려, 마누라! 할 말 없소. 내 무슨 면목 있어 할망구를 볼까. 다만 과거는 봤다고 하면 떨어지고, 노잣돈은 떨어지고, 돌아갈 용기도 나지 않아 그저 객주집 방 한 칸 얻어 눌러앉게 되었네그려. 옆구리는 시리고 등 긁어주고 이 잡아 줄 여자도 없어 이리되고 말았으니 할멈이 용서하고 이해하구려.

 

하긴 오죽하면 그리 되었것소. 어찌해도 분이 풀리지 않것지만, 그래서 서방은 서방이니 어깨비 같은 영감 엉덩짝에 몽둥이 찜질할 수도 없으니 팔자라 생각하고 살아갈밖에.

 

하긴, 아무리 작은어미 곱다해도 영감 나이 생각해서 밤 침상에 너무 덤비지나 마소. 작은어미 신정(新情) 좋긴 하겠지만 조강지처 옛정을 어찌 잊으리오. 옛말에 구관이 명관이랬으니 그리 알고 살아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