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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어치 있는 삶을 살아야 잘 산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아서》, 일취 스님, 코치커뮤니케이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당신은 사람답게 살고 있습니까?” 일취 스님이 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아서》라는 책에서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먼저 던진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일취 스님은 ‘청정심원’ 선원장으로 태고종 스님이다. 스님은 《해동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불교사진협회 특별 자문위원이고 또한 그림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렇게 바쁘게(?) 활동하는 스님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아서》라는 책을 썼다니 혹시 책 한 권을 내는데 만족해서 쓴 건 아닐까 하는 우둔한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동안  일부 스님들의 책을 접하면서 내용이 어렵거나 너무 현학적인 경우가 있어서 몇 장을 넘기다 그냥 덮어버렸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런 기우는 금세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스님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방법론에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하겠다. 그래서 대다수의 판단을 토대로 하되 형평성에 어긋나고 불합리한 주장을 배제한 다수의 합리적 관점을 모아 판단하는 방식으로 보편타당한 삶을 전제로 한, ‘보편타당성’과 ‘대아(大我), 소아(小我)에 대한 의미를 기준으로 설정하였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어떤 철학에 목을 맨 고집불통의 글쓰기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일취 스님의 책은 '읽는 이를 고려한 이해하기 쉬운 말' 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사실 어려운 말을 골라 글을 쓰기보다는 알아듣기 쉬운 말로 글을 쓰는 게 더 어렵다. 서점가에는 스님들의 글이 항상 넘쳐난다.  유명세를 탄다는 어떤 스님의 글 가운데  “고통스러울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답이 “그저 그 고통을 바라보십시오.”라고만 되어 있어 싱겁기 짝이 없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아니 어쩌면 고차원의 답일 수 있겠으나 사실 질문자들의 수준이 천차말별임을 감안한다면 좀더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답을 했어야한다.

 

책은 소통이다. 읽는 이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자기의 수준에서 말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언어의 유희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일취 스님의 글쓰기는 모법답안처럼 차별화가 느껴진다.

 

일취 스님의 글 속에는 부처님뿐 아니라 공자, 예수, 소크라테스 등 4대 성인은 물론 간디, 김구, 호찌민 등 정의롭다고 평가되는 지도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만큼 동서양을 아우르는 독서의 폭이 넓고 다양하다는 증거다. 특히 불교 성직자이지만 4대 성인을 한 분당 10~11쪽에 걸쳐 고르게 서술하고 있을을 정도로 부처 외의 성인들에 대한 시각이 편협되지 않고 너그러우며 살갑다.  왜 그분들이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으며,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좋은 본보기인지를 나긋나긋하게 그러나 설득력있게 들려준다. 보통의 스님들이 부처 이야기에 많이 할애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모두가 잘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잘 사는 길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이렇다 할 방법을 제시하기 힘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혼자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람은 강한 것 같지만 매우 나약하기 때문에 동반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위안이 되고 보호받을 수 있다. 그리고 상대가 있어야 사람이 살고 있다는 생존의 가치성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스님은 말한다. 필자 역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줄곧 주장해온 사람으로서 꽤 공감가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스님은 “사람이 자유롭지 못하면 아무리 사람답게 살려고 해도 그것은 공염불(空念佛)일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자유가 보장된 가운데서도 그 자유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편한 자유를 구걸한다면 자유의 의미가 상실될 수도 있다.”라고 한다. 더나아가 <사람답게 살려거든>이라는 시로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해 “있는 그대로”를 강조한다.

 

                사람답게 살려거든

 

사람답게 살려거든 사람답게 살거라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이더냐 생긴 그대로 있는 그대로 살아라

부처같이 살 필요도 없고

예수같이 살 필요도 없고

돈 많은 갑부같이 살 것도 없다

새들같이 산짐승같이 초목같이 살아라

그들은 단순하게 살고 있다

턱없는 열정도 욕망도 욕심도 없다

있는 그대로 가식 없이 살고 있더라

(가운데 줄임)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 살아라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을 살면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갈망하는 이 땅의  모든이들에게 일취 스님의 책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아서》를 권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