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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이젠, 국가가 유지숙의 능력 더 크게 활용해야

[사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638]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항두계 놀이> 이야기하면서 김정연이나 오복녀, 등 월남해 온 명창들로부터 배워 익힌 동 놀이가 평안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었다는 점, 전국민속 경연에 참가한 항두계놀이는 유지숙 명칭이 총연출과 직접 지도를 해서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점, 이 놀이 속에는 통속화된 경서도 소리, 또는 항두계 놀이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이한 노동요, 그리고 놀이 및 토속적인 소리가 다수 들어 있는 귀중한 놀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유지숙 명창은 일찍이 서도소리의 예능보유자였던 오복녀 명창에게 황해도나 평안도 지역의 소리 전반을 배운 이래, 오랜 기간 국립국악원 민속단의 서도소리 단원으로 활동해 오면서 크게 이름을 드러냈다.

 

그 노력의 결과일까? 아니면 성실한 인간관계가 주위사람을 감동시켰을까?, 최근에는 국립국악원 예술 감독직을 맡게 되었다.

 

 

그 직책이 정기 연주를 비롯하여 수시로 발표할 모든 공연 무대의 작품을 구상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직급이오, 직책이다. 또한 그는 연구 작업에도 열심이어서 박사학위를 위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데,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서도소리 제(諸) 악곡에 나타나 있는 특징적인 가락형이나 시김새의 유형을 살피는 연구 분야라고 한다.

 

예술 감독으로서의 책무도 매우 무거울 것이나, 각 대학(원)의 출강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몇몇 대학에 출강하여 후진들을 지도하는가 하면, 자신이 창립한 <서도연희극보존회>를 이끌면서 나라 안팎 공연 활동이나 음반제작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참으로 바쁘게 하루하루를 소화해 내고 소리꾼이다.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보아 온 전문 국악인들이나 경서도 소리의 애호가들은 유지숙의 맑으면서도 부드러운 음색과 오랜 기간 닦아 온, 다양한 창법이나 음악적 기교야말로 최정상급 소리꾼으로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유지숙의 남다른 노력을 한 가지 더 소개한다.

 

그는 아직도 묻혀 있거나, 또는 잊힌 채로 남겨져 있는 서도지방의 소리를 되찾는 작업을 해 오고 있어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점이다. 가령, 그가 얼마 전 세상에 내놓은 <유지숙의 북녘소리 –토리->라고 하는 음반 집에는 이름조차도 낯선 노래곡이 여러 곡 실려 있다. 이들의 제목을 소개해 보면, 우선 평안도나 황해도 지역의 뱃노래인 <술비타령>을 비롯하여 1940년대의 노래로 알려진 <굼베타령>도 보이고, 명창 김난홍이 불렀다고 하는 산타령 가운데 경발림을 편곡한 신민요, <신경발림>도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봄의 노래로 알려진 <배꽃(梨花)타령>이라든가, 만선의 기쁨을 노래한 배치기 노래 <봉죽타령>, 해방 이후, 북쪽의 명창으로 유명했던 김진명이 불렀다고 하는 <산천가>, 그리고 제주민요의 오돌독과 비슷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면서 서도소리의 멋을 한껏 담고 있는 <삼동주타령>이 있다.

 

그 밖에도 나물타령인 <끔대타령>, 옛날 대장간에서 쇠를 녹일 때 불렀다고 하는 <풍구타령>, 함경도 지방의 토속민요로 유명한 <애원성>과 <아스랑가>, 퉁소부는 사람과 짝이 되었다는 재미있는 노래, <전갑섬 타령>, 가마가 와서 시집을 가게 되었다는 <청사초롱>, 기타 어느 지역에서나 만날 수 있는 <농부가>와 <투전풀이> 등도 만나게 된다.

 

음반 제목에 <북넠소리-토리> 라는 말이 없었다면, 이 작품들을 대하는 서도소리의 애호가들은 이 노래들이 북쪽의 노래인지?, 아니면 남쪽 어느 지역의 향토소리인지?, 분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참고로 이 음반에 소개된는 대부분 작품은 모두 공개 발표를 통해서 검증받은 악곡들이다. 그러므로 실향민들에겐 향수를 달래주는 귀한 선물이 될 것이고, 전문 소리꾼들에게는 북녘의 새로운 소리를 접할 귀한 기회와 연주곡을 확보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을 얻게 된 것이라 하겠다. 아무쪼록 이들 노래의 확산이나 보급에 진력해 주기를 바란다.

 

 

참으로 고마운 것은 유지숙이 깨워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밝은 날에 잠자고 있을지도 모를, 서도나 북쪽 지방의 노래들이 그의 친근감 있는 목소리와 가락으로 새롭게 우리 곁으로 되살아오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뜻하지 않은 전쟁으로 인해 남(南)과 북(北)이 갈리고, 월남해 온 토박이 소리꾼들이 모두 세상을 뜬 때에 그 보존과 계승이 급한 분야가 바로 <서도소리>라고 할 때, 유지숙의 목소리를 통해 그 소리를 다시 대할 수 있다는 감회만으로도 이 노래들의 존재 값어치는 충분하다 할 것이다.

 

더욱이 숨 끊어졌던 소리가 그에 의해 새롭게 되살아난다는 점에서의 값어치는 더더욱 높게 인정되리라 믿는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경기(京畿)소리나 남도(南道)소리에 견줘, 관서(關西)지방의 소리, 곧 서도소리의 음악적 위세가 너무도 약하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서도소리는 분명, 위기를 맞이할 것이 분명하다. 월남 1세대 명창들이 모두 세상을 떠 전승의 중심을 잃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뒤를 이어갈 후계자도 극소수여서 전승의 어려운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