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맑음동두천 20.8℃
  • 구름조금강릉 24.6℃
  • 맑음서울 22.3℃
  • 맑음대전 22.8℃
  • 맑음대구 24.1℃
  • 맑음울산 21.7℃
  • 맑음광주 21.1℃
  • 구름조금부산 19.1℃
  • 맑음고창 ℃
  • 구름조금제주 20.5℃
  • 맑음강화 17.3℃
  • 맑음보은 21.6℃
  • 맑음금산 21.9℃
  • 맑음강진군 20.0℃
  • 맑음경주시 23.2℃
  • 맑음거제 18.5℃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내 안의 이끌림에서 진정한 나를 찾기

제11회 가프 공연예술제, 창작단 햇모로 <이끌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8월 22일 저녁 6시 창작단 햇모로가 제11회 가프(Glocal Acting Fstival) 공연예술제에 뽑혀 금천뮤지컬센터에서 공연을 했다. 융합극, 과연 무엇일까? 공연장에 들어가 보니 무대에는 두 대의 거문고, 그리고 25현 가야금 그밖에 생황과 타악기가 놓여 있다. 또 한편으로는 다이어리가 놓인 책상이 하나 있다. 참으로 생소한 무대다.

 

시작되면서 거문고에 의한 음악이 극장 안을 온통 휩싸 안는다. 연주는 그저 전통적인 것만이 아닌 활로 밀어내는 색다른 경험도 보여준다. 그리곤 연기자 한 사람이 무대에 나와 독백처럼 몇 마디 하고는 책상 뒤의 의자에 앉으며 다이어리를 펼쳐 든다. 무대 뒤의 막에는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리고 있다. 곧이어 춤꾼이 무대로 나오면서 사뿐 춤을 춘다.

 

창작단 햇모로 <이끌림>은 진정한 나를 만나는 여정을 담은 융복합 음악 기반 낭독극으로 내 안의 나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운명 같은 인연은 결국 내 안의 이끌림을 통해 가식의 나를 버려야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인가?

 

 

이 작품의 초연은 2015년 인천항구프렌즈페스티벌에서 뽑힌 ‘사랑의국악챔버’ ‘운명 같은 인연’ 작품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이끌리는 것에 마음을 던져보라는 이야기로 본질의 나에 대한 답은 내 안에 있음을 알리고 삶의 희망과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하는 내용이다.

 

자연의 소리를 담은 국악기 거문고와 25현 가야금 그리고 훈과 생황 같은 흔히 볼 수 없는 국악기들을 통하여 관객을 운명의 소리로 이끌고 있다. 연기자는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듯 제3자의 시선으로 질문하고 답을 하며 삶을 살아가는 동안의 복잡한 마음을 담담히 토해내고 있다. 공연 내내 나비의 형상은 영상으로 그리고 춤의 움직임으로 표현해낸다.

 

바로 융합극이란 이런 것이구나! 무대에 올려진 악기를 통해 표현하는 음악과 춤 그리고 영상과 낭독이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심중을 드러내지만, 결국 그것은 하나로 향한다.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몇 사람의 연기자가 중심이 되고 다른 것들은 연기자를 뒷받침하는 것에 불과한 다른 장르와 달리 각자가 나름의 개성을 보여주면서도 마지막으로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음악연출과 거문고와 가야금, 생황과 타악기 연주에 이아람(운명의소리), 거문고 연주(운명의소리)에 정하은, 안무와 움직임(나비)에 김은혜, 낭독과 극연기(나)에 박종일, 조명과 음향 감독에 이승호, 영상감독에 안준용이 함께 했다.

 

이 공연은 일상에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제로 삶의 본질적인 의미와 값어치를 여러 분야의 예술과 융합을 통해 표현하면서 인간이 사는 삶의 이야기 자체가 예술이고 예술은 곧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내일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공연을 만든 창작단 ‘햇모로’는 햇무리 혹은 햇빛을 의미하는 또 다른 토박이말 이름이다. 이러한 면에서 예술은 어둠을 환하게 비치는 ‘빛’ 같은 존재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 ‘햇모로’가 참으로 적절한 작명 그것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