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내 학자가 지은 자생생물 학명(Scientific Name)* 수가 2000년에 견줘 4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생물 이름의 세계적인 통용을 위해 국제명명규약에서 규정한 표기법에 따른 이름을 뜻하며,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가 제안한 ‘속명+종소명’의 이명법(二名法) 체계에 따라 라틴어 학술명으로 표기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된 5만 8,050종의 국적별 명명자를 인공지능 기술인 챗지피티(ChatGPT)와 전문가 검토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학자가 지은 학명이 2022년 기준으로 6,851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원핵생물 2,536종, 무척추동물 1,744종, 곤충 1,720종, 균류 및 지의류 397종, 조류(algae) 234종, 식물 171종, 어류 40종, 양서파충류 9종으로 원핵생물의 경우, 전세계 기록종 1만 9,440여 종 가운데 국내 학자가 지은 학명이 13% 차지
이는 2000년 1,662종에 견줘 4배 넘게 늘어난 수치며, 국내 학자들의 명명 비율은 11.9%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반도에만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고유종 2,355종 중에서 약 64%인 1,506종의 학명이 국내 학자가 지었으며, 2000년 847종 대비 약 2배가 늘어났다.
우리나라 자생생물 학명은 2000년 이전까지 유럽, 일본, 중국 등 외국학자들이 주로 지어서 우리나라 연구자의 명명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 개관 이후 자생생물 발굴사업 등 신종 발굴에 힘입어 국내 연구자의 명명 비율은 크게 늘어났다.
최근에는 형태적,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한반도에 분포하는 개체가 주변국 개체와 다른 종으로 밝혀져 학명에 우리나라를 뜻하는 코레아나(coreana)로 명명된 사례도 늘어났다. 특히 2001년 이후 최근까지 발견된 719종의 한반도 고유종 가운데 약 91.6%인 659종이 국내 학자가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국내 연구자들이 명명한 학명의 증가는 최근 20년간 자생생물 발굴사업 등 우리나라 자생생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진 결과”라면서, “많게는 10만 종으로 추정되는 한반도 자생생물 발굴을 위해 분류학 기반 연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