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사진으로 서울을 기록하는, 천 개의 시선
<천 개의 카메라>는 사진을 통해 서울을 기록하는 사회공익프로그램이다. 후지필름과 사진가 성남훈이 뜻과 걸음을 같이해,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천만 시민들의 삶의 터전으로서 급속히 변해가는 서울의 오늘을 기록해서 내일에 전하고자 한다. 사진가와 사진에 관심이 높은 일반인들이 참가하여 서울의 특정 지역을 약 3달에 걸쳐 찍고, 그 결과물이 ‘세계보도사진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사진가 성남훈의 지도를 통해 저장 되고 <포토파티> 프로그램에 초대된다.
종로구 청운동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서 스크린쇼와 전시, 문 여는 잔치의 형식으로 펼쳐지는 사진잔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과 관람객, 후지필름 사용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문화행사로서 기수별 <천 개의 카메라>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3기 참여자는 김철승, 문상필, 박태욱, 백호삼, 서문원, 송소현, 유지철, 이석호, 임연수, 최다운 등 모두 10명으로 참여자들이 각기 다른 관심과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의 세 번째 대상지는 광화문과 북촌이다.
광화문과 북촌 _ ‘시간’이 만든 수직과 수평의 깊이
북악산 아래 경복궁을 지으며 처음 열린 광화문 앞길. ‘광화문전로’에서 ‘광화문통’이 되었다가 ‘광화문광장’과 촛불혁명의 현장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문루처럼 솟고 광장처럼 펼쳐진 곳. 왼쪽으로는 북촌을 품고 오른쪽으로는 서촌을 품음으로써 그 깊이가 오백 년 역사로까지 아득하다.
광화문과 북촌. <천 개의 카메라> 3기가 그 수직과 수평으로 들어갔다. 김철승은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바쁜 일상부터 광장과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시위 참가자들까지 여러 각도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광화문의 다양성을 포착했다. 문상필은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덕수궁을 택했고, 오늘의 덕수궁 사진 속에 어제에서 미래로 흐르는 시간을 담아냈다.
같은 공간을 그곳을 방문하는 외지인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내지인에 대한 관점으로 구분함으로써 차별화된 대위법을 보여준 것은 박태욱이다. 백호삼은 고요해지는 밤의 시간, 북촌과 서촌 그리고 광화문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소중한 ‘오늘을 살아감’에 주목했다.
서문원 역시 관광명소이면서 주민들의 거주공간인 북촌의 양가적인 특성에 시선을 두고, 사진을 통해 오늘의 북촌을 질문한다. 송소현은 평소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던 공간인 ‘서촌’을 기록했다. 잘 안다고 여겼던 서촌의 새로운 면모들을 발견하는 여정의 즐거움이 사진 속에 고스란하다. 유지철은 한복을 착장함으로써 과거의 시간성을 덧입은 채 현재를 즐기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석호는 광화문광장을 활기로 물들이며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을 통해 ‘광화문광장의 진짜 색’을 채집했다. 임연수는 도심 속 골목마다 녹아 있는 오래된 이야기 찾아 인사동을 탐색했다. 그것을 기록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애틋한 마음으로 천천히 인사동 골목을 걸었다. 최다운은 기록이라는 객관 속에 최다운의 시선이라는 주관을 넣어, 개방된 오늘의 청와대를 바라보았다.
전시는 10월 24일부터 한 주 동안 류가헌 전시 1관, 2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