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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우리를 멈춰 세우는 평온의 풍경들

김성현 사진전 <평온의 순간들>, 10월 31일부터 류가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너른 언덕에 삼각형 모양의 표지판이 하나 서 있다. 꼭짓점이 공중을 향하고 있어서, 마치 하늘을 보라고 가리키는 화살표 같다. 나무 한 그루 없이 밋밋한 지표면과 달리, 하늘에는 비정형의 흰 뭉게구름들이 가득하다. 멈춰 서서 올려다보느라 열린 품 안으로, 하늘과 뭉게구름이 안겨 온다.

 

 

 

 

 

사막은 바람이 그려놓은 빗금들로 쉼 없이 꿈틀댄다. 어느 한순간도 같은 모양일 때가 없다. 거대한 엎드림 위에 작고 무수한 포복이 이어진다. 신발 주변에도 금새 실오라기 같은 모래언덕이 쌓이며,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평온의 순간들>의 전시 작가 김성현은 영상 촬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비디오그래퍼’다. MBC 다큐멘터리 ‘지상의 별 반딧불이’ 촬영에 참여하면서 처음 직업이자 예술작업으로서 비디오그래퍼의 세계에 발을 들였고, BBC 자연다큐멘터리 ‘한국의 숨겨진 자연’, JTBC ‘한강 하구, 세 개의 시선’ 등 여러 프로그램에 이름을 함께 하며 성장해왔다.

 

영상 촬영 작업의 특성상 국내 두메부터 나라 밖 명소까지 다양한 장소들을 숱하게 오가는데, 어떤 풍경들은 그의 바쁜 걸음을 꼼짝없이 멈춰 세운다.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동안, 세상이 잠시 멈추면서 모든 잡음과 잡념이 사라지고 그 비워진 공간에 평온이 채워진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서울에서, 때로는 몽골과 페루, 미국과 태국에서 김성현을 멈춰 세운 풍경들 30점이 <평온의 순간들>로 전시된다. 삼십 대 청년 사진가가 펼쳐 보이는 고전적인 풍경 사진이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반칠환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김성현을 멈추게 한 풍경의 힘은 그를 다시 걷게 한다. 사진가는 관람객들도 잠시 그 평온의 풍경 앞에 멈춰 서서, 다시 걸을 힘을 얻어가기를 바란다.

 

 

전시는 10월 31일부터 종로구 청운동 류가헌 1관에서 열리며, 전시장에는 작가가 직접 글을 써서 만든 <김성현 인생소개서>가 함께 비치되어 판매된다.

 

문의 :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