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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바늘’에서 배워야 하는 교훈

멀리 보내고 싶은 엄마의 마음
[정운복의 아침시평 183]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들을 걷다 보면 씨앗의 끝이 4지창으로 갈라진

화살표 모양의 열매를 맺은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식을 멀리 보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담겨있는 열매지요.

우린 그 열매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몸에 달라붙어 매우 귀찮게 하기 때문이지요.

 

그 식물의 이름은 도깨비바늘입니다.

사지창처럼 되어 있는 뾰족한 침에는 아주 작은 가시가 붙어 있어서

한번 붙으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뿐더러 안으로 파고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바짓가랑이에 붙어서 따가움을 유발하는 이유기도 하지요.

 

 

 

비슷한 것으로는 도꼬마리나 가막사리가 있습니다.

도꼬마리는 통통한 열매에 낚시처럼 가시가 있어 몸에 잘 붙고요.

가막사리는 도깨비바늘보다 씨앗의 옆면적이 큰 특징이 있지요.

 

식물은 되도록 씨앗을 멀리 보내려 노력합니다.

그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그래서 열매의 꼬투리를 터뜨려서 조금이라도 멀리 보내려는 식물이 있고

동물의 위장을 이용하여 먼 거리를 이동하는 식물도 있고

바람을 이용하여 되도록 멀리 가려는 식물도 있고

이렇게 붙어서 이동의 자유를 얻는 식물도 있습니다.

 

문제는 붙어서 이동하는 것들이 인간 활동에 장애를 준다는 것이지요.

찔려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도 문제지만 강하게 붙어 있어 떼어내기도 힘듭니다.

애완동물이 이것을 붙여 들어오는 날이면

주인도 동물도 생고생을 각오해야 하니까요.

 

도깨비바늘의 꽃말은 ‘멀리 보내고 싶은 엄마의 마음’입니다.

이렇게 식물들은 자식을 좀 더 멀리 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우리네 인간은 자식을 곁에 두고 보듬고 있음은 물론

뭐 하나라도 더 주려고 안달합니다.

어쩌면 그 마음이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사회 부조리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강하게 키우고 사회의 건실한 시민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의존적인 것보다는 독립성을 키워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될 수 있는 대로 멀리 털어내려는 식물에서 배워야 하는 진리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