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춘추시대 송나라에 사마환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는 아주 훌륭한 구슬을 갖고 있었는데
죄를 지어 송나라를 떠남에 따라 구슬을 갖고 도망쳤지요.
송나라 임금은 이 구슬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마환을 잡아 구슬을 숨긴 곳을 물었지요.
사마환은 구슬은 도망칠 때 이미 연못에 버렸다고 이야기합니다.
구슬을 얻고 싶었던 임금은 신하들에게 연못을 뒤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구슬을 찾지 못했지요.
열받은 왕은 연못을 모두 퍼내게 했습니다.
결국 연못을 다 펐지만, 구슬은 찾을 수 없었고
애꿎은 연못 속 물고기만 말라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앙급지어(殃及池魚)라고 이야기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가 있지요.
성문에 불이 났습니다.
사람들은 옆의 연못에 물을 길어다 성문의 불을 끄려고 노력합니다.
결국 성문의 불 때문에 연못의 물고기가 말라 죽었다는 이야기지요.
성문실화 앙급지어(城門失火 殃及池魚)
자신이 하지 않은 일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말씀입니다.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라는 속담도 있으니까요.
살아가면서 예측할 수 없는 재앙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혀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어려움도 있지요.
어쩌면 성안은 왕이나 지배자들이 살아가는 공간이고
연못은 백성들의 삶일 수 있습니다.
또한 구슬을 탐내는 것은 왕의 욕심이지만
그 욕심으로 인해 화를 당하는 것은 죄 없는 물고기인 백성의 몫이지요.
통치자나 팀의 리더는 좀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즉 연못 속의 물고기가 안전할 수 있는 장치를 먼저 만들어 놓은 후에
물을 퍼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통치자나 리더의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지요.
세상이 순리대로만 돌아가지는 않겠지만 누구든 억울함이 생겨서도 안 됩니다.
어느 경찰서 앞을 지날 때 걸린 펼침막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억울한 사람 없는 마을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