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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거리

세기의 대명인 장월중선, 소리로 귀환한다

경주예술의전당,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 「춘향가」》 출판기념 공연
장월중선의 음원과 제자 임종복의 가야금병창으로 듣는 화성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동편제 명문가인 장씨 집안 출신으로, 20세기 대표적인 여류 판소리 명창 ‘장월중선’ 선생이 세상을 뜬 지도 어언 25년이 되었다. 그 장월중선은 판소리 명창만이 아니라 가야금 풍류와 산조, 거문고 풍류와 산조, 아쟁산조, 가야금병창 나아가 범패ㆍ나비춤ㆍ천수바라ㆍ법고 등 불교음악과 춤을 배웠고, 살풀이와 승무, 태평무와 한량무 등을 배워 그야말로 악ㆍ가ㆍ무에 능통한 뛰어난 예인으로 평가받았다.

 

그 장월중선의 판소리는 그의 딸 정순임이 물려받았고, 가야금병창은 그의 딸 정경옥과 제자 임종복, 주영희 등에 의해 전수되고 있지만 음원은 별로 전해지는 게 없었다. 그 가운데 장월중선이 1966년 4월에 경주(동도)국악원에서 약 45분가량으로 모두 11곡(단가 1곡과 가야금병창 춘향가 3대목, 수궁가 7대목)을 직접 릴테이프에 녹음하여 전해지고 있는 음원을 정순임을 통해 임종복이 받아서 가지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올 2월 고음반 수집가인 이병우로부터 귀한 음반을 전해 받았다. 1973년 일본 빅터레코드사에서 발매된 <아리랑의 노래>와 1979년 같은 곳에서 발매된 <아리랑의 세계>다. 일본을 대표하는 민족음악학자인 고이즈미 후미오(小泉文夫, 1927~1983) 교수가 1972년과 1978년 한국에 두 차례 방문하여 전국 각 지역의 민속음악 및 국악원의 음악, 민요, 농요 등을 현장 녹음하였는데 이 가운데 장월중선과 경주시립국악원생으로부터 녹음한 것을 이번에 건네받은 것이다.

 

 

그 음반의 <아리랑의 노래>(1973) 민간의 예술음악편에 장월중선의 가야금병창 춘향가 중 ‘사랑가’가, <아리랑의 세계>(1979) 경상도편에 장월중선과 경주시립국악원생들이 함께 녹음한 ‘쾌지나칭칭나네’, ‘보리타작노래’, ‘성주풀이’, ‘경주농요’가 또 제자인 김경애와 경주시립국악원생들의 기악반주로 녹음된 ‘밀양아리랑’ 등 모두 6곡이 일본 빅터레코드의 LP음반에 들어 있는 것이다. 이후 1987년 일본 빅터레코드사에서 CD 5장으로 재발매하였는데 이 가운데 장월중선의 음원이 담긴 세 장의 CD도 이때 함께 이병우 님께 기증받았다.

 

임종복은 “1966년의 선생님(당시 42살)의 소리와 1973년(당시 49살)과 1979년(당시 55살)의 선생님의 소리를 최근에서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50여 년 전의 선생님의 가야금병창은 여전히 깊이 있고 당당하였고 바로 옆에 계시는 듯 전율이 일었습니다.”라고 음원을 건네받은 소감을 말하고 있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춘향가는 ‘긴사랑가’(진양-중모리-중중모리-자진 중중모리)와 ‘정자노래’(중중모리-자진 중중모리) 만이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장월중선이 직접 부른 이번 음원들을 통해 ‘사랑가’,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춘향이가 정신차려’, ‘천지삼겨 사람이 나고’ 4대목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여기에 정순임이 어머니 장월중선에게 전수한 정응민제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쑥대머리’ 대목을 임종복이 전수하여 가야금병창으로 편곡하였다.

 

이로 인해 모두 4대목의 가야금병창 춘향가가 재탄생하게 되었고 두 대목뿐이던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춘향가를 6대목으로 확대한 것이다. 장월중선의 생전 음원이 많이 남겨지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매우 귀중한 자료며, 특히 장 명창이 직접 부른 <사랑가>(진양-중모리-자진 중중모리) 음원의 발견은 <긴사랑가>의 정확한 전승에 길잡이가 되어주었다는 평가다.

 

그리고 2023년, 이 곡들을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전승하기 위해 악보화 하여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 「춘향가」》를 펴냈다. 특히 이 악보집에는 정보무늬(QR코드)를 넣어 슬기말틀(스마트폰)로 찍으면 바로 장월중선 대명인의 음원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악보집을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앞서 임종복이 펴낸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가사집》(민속원, 2020),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민속원, 2021)과 함께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승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경상북도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 전승교육사 임종복은 오는 12월 12일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장월중선, 소리의 귀환>이란 이름으로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 「춘향가」》 출판기념 공연을 연다.

 

이날 공연은 악가무를 아우른 세기의 명인 장월중선의 음원과 그의 제자 임종복이 직접 출연하여 들려주는 가야금병창이 귀한 화성을 이루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말 ‘장월중선, 소리의 귀환’이다. 장월중선 대명인이 저 지하에서 흐뭇하게 올려다볼 것을 상상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공연 중 특별출연으로 장월중선의 딸인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 정순임 명창이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어사출두 대목~얼씨구나 절씨구’를 부를 예정이다.

 

 

 

제자 임종복은 “장월중선 선생님의 가야금병창 음원을 발굴, 복원하여 세상에 드러내는 무대입니다. 선생님의 귀한 가야금병창 음원을 통해 그때의 제자들과 지금의 제자들이 스승 장월중선과 한 무대에 오르며 함께 즐기는 잔치가 될 것입니다. 장월중선 선생님의 가야금병창 소리의 귀환을 알리는 무대에 여러분도 귀한 걸음 하시어 함께 하시길 기대합니다. 또 귀한 음원을 전해주신 정순임 선생님과 이병우님, 지도편달을 아끼지 않으시는 김성혜ㆍ정서은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이 사업을 주최한 경주문화재단에도 감사드립니다.”라는 공연 소감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