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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조선 화약무기의 정점(頂點)과 종점(終點) 이야기

국립진주박물관, 조선 무기 특별전 <화력조선Ⅱ> 개막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내 유일의 임진왜란 전문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3년 12월 5일(화)부터 2024년 3월 10일(일)까지 조선 무기 특별전 <화력조선Ⅱ>를 연다. 이번 전시는 고려 말부터 조선 전기까지의 화약무기 발달사를 다루었던 2021년 특별전(<화력조선Ⅰ>)의 후속편으로, 16세기 대항해시대 동서양의 교류 속에서 유입된 화약무기의 면면을 조명하고, 17세기 이후 조선의 화약무기 개발 노력과 한계를 밝힌다.

 

 

이번 전시에는 대항해시대 동서양 교역의 매개였던 포토시(볼리비아 은광) 은화를 필두로, 군영의 이름을 새긴 조총, 불랑기 자포(보물), 운현궁 소포 등 조선 후기의 화약무기를 총망라하고, 화약무기의 제작ㆍ활용과 관련된 각종 자료와 면제배갑(등록문화재 제459호)을 더해, 모두 150점(보물 4건 포함)의 중요 유물을 국내 18개 기관으로부터 출품받아 선보인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15세기까지 전쟁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는 대형 대형 영상을 볼 수 있다. 입구를 지나면 서막 ‘대항해시대와 동아시아’에 들어선다. 서막에서는 대항해시대 동서양 문화교류의 모습을 밝히고, 당시 동아시아에 유입된 유럽제 화약무기의 종류와 특징을 소개한다. 대항해시대를 대표하는 화폐인 포토시 은화, 카라크 도자기를 비롯한 당대의 교역품, 노예무역의 참상을 기록한 카를레티의 《동방여행기》, 동남아시아에서 사용한 선회포 등을 전시한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와 동아시아의 해상교역 양상을 보여주는 대형 맵핑영상과 각종 전시 보조물이 이해를 돕는다.

 

제1부 ‘조선에 건너온 신무기’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와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신무기를 소개한다. 신무기의 국산화를 위한 노력과 그에 맞춘 전술의 도입을 조명하고, 이를 활용하여 국난을 극복한 사례를 소개한다. 서울 군기시터 유적과 서울 목동에서 출토된 국내 가장 오래된 불랑기 자포(보물), 《화기도감의궤》 속 화기, 17세기 중반 이후 제작된 화기 일괄, 초대형 조총, 북방의 기병을 물리치기 위한 비책을 담은 《연병지남》, 명나라의 병법서를 조선의 실정에 맞게 간추린 《기효신서절요》 등을 전시한다. 17세기의 전투 모습을 재현한 대형 영상과 조선군의 화기 전술을 종합한 영상이 이해를 돕는다.

 

 

 

제2부 ‘변혁의 불꽃, 그리고 한계’에서는 조총의 도입에 의한 정치ㆍ사회ㆍ문화적 변화상을 소개한다. 18~19세기, 새로운 화기를 개발하고 국방력을 강화하고자 했던 노력을 조명한다. 이어서 기존 무기체계의 한계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밝힌다. 중앙 군영과 군기시의 이름이 새겨진 조총, 훈련도감 포수의 군장(軍裝), 장용영에서 제작한 마상총(馬上銃), 대완구(보물), 운현궁 소포, 해남읍성에서 출토된 레밍턴 롤링블록 소총, 대한제국의 《무기재고표》 등을 전시한다. 홍경래의 난(1811~1812) 최후의 전투인 정주성 전투(1812)를 정리한 대형맵핑 영상과 화거(火車)의 운용법을 설명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종결부 ‘화력조선의 종점’에서는 조선군의 방탄복, 면제배갑(국가등록문화재 제459호, 세계 첫 방탄조끼)을 전시하여 여운을 더하며 전시를 마무리한다. 화약무기는 1388년 최무선이 국산화한 이후 왜구 토벌, 4군 6진 개척과 여진정벌, 임진왜란, 두 차례의 호란 등 굵직한 외환과 이시애의 난, 이인좌의 난, 홍경래의 난 등 내환에서 조선의 방패로 기능했다. 19세기 후반 엄혹한 국제정세 속에서 조선 화약무기의 전통은 끝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화약무기를 발전시켜 나라를 지키려던 조선왕조의 의지와 노력이 잊혀서는 안 된다. 화약의 불꽃과 연기, 강력한 위력에 매료된 화력무기의 나라, 화력조선의 정점과 종점에 관한 이야기에 많은 관객이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