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백범 김구는 나의 소원이라는 수필을 남깁니다.
백범일지의 출간이 1947년이니 나의 소원이 광복 전에 쓰였는지
아니면 광복 뒤에 쓰였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나의 소원에서 가장 감명 깊게 있었던 부분을 소개합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다.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침략으로 무척 괴로웠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강한 나라가 되어 또 다른 나라를 침략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한 없이 갖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입니다.
문화는 우리에게 가진 것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해줍니다.
이런 마음을 갖는다면 지금 가진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것입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같은 나라에서
김구는 문화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몇십 년을 앞서가는 그의 혜안이 존경스러울 뿐이지요.
한류라는 말이 유행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지요.
K팝으로 불리는 음악부터 K드라마, 한국 패션, 한국 뷰티 제품 등등
한류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우리의 창의성, 무작위성, 다양성, 감성이 공감을 얻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옛날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한국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 동방의 등불”이라 하였고, 소설 ‘대지’의 저자 ‘펄 벅’은 “한국 사람들은 정이 넘치는 서정적인 사람”들 이라 평가하였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한국을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 가장 아름다운 나라, 미소의 나라’라고 극찬하였지요.
요즘 한국의 위대함을 한국인만 잘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포장지에 한글이 있거나, 중고차에 한글이 있는 그대로 수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글이 있으면 훨씬 더 호감도가 높기 때문이지요.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엔지니어들은 반도체 신화를 만들었고, 세계 최고의 한국형 원자로를 설계하였으며, 가전제품 시장을 석권하고, 거대한 배를 만들고, 전기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쟁이 한창인 요즘엔 강대국의 전유물인 무기 시장까지 파죽지세로 뻗어나가고 있지요.
그 한류의 중심엔 사람이 있습니다.
삶에 멋과 맛을 아는 사람다운 사람
사랑의 향기가 나는 삶을 살아가는 조용한 나라, 그게 멋진 대한민국이지요.
문화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한국의 노래나 드라마를 보다 걸리면 사형입니다.
그래도 본답니다. 그게 문화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가 허언은 아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