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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판소리 중 가장 느린 형태의 진양장단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672]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 이야기는 우리가 추임새에 인색하다면, 매우 우울한 세상에서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 고수의 추임새 한 마디에 긴장하던 소리꾼이 용기를 얻게 되고 객석에서도 공감하게 되는 것이 추임새의 효과라는 점, 추임새는 비단, 소리꾼과 고수와의 관계에서만 생겨나는 결과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사이 일상에서도 수없이 나타나는 에너지의 보충원이라는 점, 우리의 일상이 밝고, 명랑하게 바뀌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추임새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 주에는 판소리에 쓰이는 장단, 곧 소리꾼이 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소리와 고수가 치는 장단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장단(長短)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한다면, 길고 짧은 시간의 조합을 뜻하는 말이다. 판소리나 민요, 또는 민속 기악(器樂)에 쓰이는 산조음악의 장단 형태를 보면, 제일 느린 장단형이 바로 진양 장단이다. 이어서 중몰이 장단, 중중몰이 장단, 잦은몰이 장단, 휘몰이 장단으로 점차 빠른 형태의 장단이 쓰이고 있으며 그 밖에 엇몰이 장단이나, 드물게는 엇중몰이 장단 등도 쓰이고 있다.

 

 

제일 느린 형태의 ‘진양’ 장단에서부터 점차 빠르게 이어가는 중몰이, 중중몰이, 잦은몰이, 휘몰이 등등, 점차 몰아가는 느낌을 그 장단 이름에서도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판소리와 같은 성악은 박자의 구성이 조금씩 다르고, 빠르기도 다르며 이에 따라 북 치는 법도 서로 같지 않다는 점이 바로 판소리의 어려움이고, 나아가 이러한 장단형을 창자 자신이나 고수가 마음대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더더욱 어려운 점일 것이다. 다시 말해, 판소리를 엮어나가는 사설이 어떻게 전개되느냐 하는 점에 따라 각기 상황에 맞는 장단형이 정해져 있으므로 소리꾼은 반듯이 그 대목을 장단에 맞추어 불러야 한다.

 

가령, 예를 들어 <춘향가> 중에서 춘향이가 그네를 타는 한가한 장면이나, 광한루에 방자와 함께 소풍 나와서 이를 지켜보는 이 도령의 한가한 분위기는 최대한 여유 있게 소리와 함께 북장단이 반주해 주어야 그 분위기가 옳게 그려지는 법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설의 의미를 망각하고 이 대목을 창자나 고수 마음대로 급하고 빠른 장단으로 부른다면 그 분위기는 원래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게 달라질 것이며 사설의 내용과 일치되지 않아 청중들이 기대하고 감상하려 했던 공감능력이 떨어질 것은 당연할 것이다. 사설의 내용과 분위기에 맞는 장단형의 전개는 절대적이다.

 

판소리나 남도민요, 민속 기악의 산조음악에서 가장 느린 부분의 장단은 진양조 장단이다. 진양조 장단이 만들어진 시기나 그 배경에 관한 이야기는 차차 소개해 나가기로 하고, 이번 기회에는 진양조 장단의 구성, 곧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는 장단 형태인가? 하는 점을 먼저 소개해 보기로 한다.

 

1, 진양조 장단

 

진양조 장단은 가장 느린 형태의 장단이다. 그 진행은 4 각(刻) 1장단, 곧 미는 각, 다는 각, 맺는 각, 푸는 각의 구성인데, 각각의 형태를 악보 위에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2. 중몰이 장단

 

진양도 장단 다음으로 판소리에서 느리게 쓰이는 장단 이름이 바로 중몰이(또는 중모리라고도 씀) 장단형이다. 곧 진양 다음으로 느리게 부르는 장단인데, 판소리 가운데서 어떤 사연을 담담하게 서술하는 대목이거나 진양조와 같이 서정적(抒情的)인 대목에 쓰이고 있는 장단형이다. 각각의 장단형을 악보로 예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중모리장단 역시 미는 각, 다는 각, 맺는 각, 푸는 각의 구별이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맺는 각의 제9박 부분이다. 맺는 각에서 제9박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 특이할 것이다. 만일 이 부분을 매 장단 강하게 치는 고수들은 아직 명고수의 대접을 받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