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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세상을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 무대에 올라

금천뮤지컬센터, 프로젝트팀 창작단 '햇모로' <이끌림, 그리고> 공연
소리와 춤 그리고 악기 연주로 각자의 몫을 하지만, 결국은 하나되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7월 20일) 저녁 6시 서울 금천구 금천뮤지컬센터에서는 프로젝트팀 창작단 '햇모로' <이끌림, 그리고> 공연이 열렸다. 이 작품의 초연은 인천항구프렌즈페스티벌에서 뽑힌 '운명 같은 인연'의 작품을 극 중심으로 재구성하였으며, 지난해 8월 22일 GAF 공연예술제 단막극 〈이끌림〉으로 출전한 것을 이번 전문 국악극 연출가, 전문 연극 및 뮤지컬 연출가, 전문국악실내악단, 전문 무용수들과 협업하여 <이끌림, 그리고>로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일반인들에겐 조금 생소한 장르일 수도 있는 융합극은 무대에 올려진 악기를 통해 표현하는 음악과 춤 그리고 영상과 낭독이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심중을 드러내지만, 결국 그것은 하나로 향하는 극을 말한다.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몇 사람의 연기자가 중심이 되고 다른 것들은 연기자를 뒷받침하는 것에 불과한 다른 장르와 달리 각자가 나름의 개성을 보여주면서도 마지막으로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다.

 

무대는 먼저 신새봄 소리꾼이 판소리 <춘향가>의 ‘쑥대머리’ 창에서 시작한다. 눈이 펑펑 내리는 산길 느닷없이 나비가 나타난다. 그리곤 자아는 그 나비를 정신없이 따라간다는 것에서 시작되는 공연은 흰옷을 입은 춤꾼이 등장하여 춤을 춘다. 그러자 검정옷으로 분장한 또 다른 춤꾼이 무대에 올라 흰옷 춤꾼을 바라보며 그를 따라서 춤을 춘다.

 

 

검정옷을 입은 춤꾼은 흰옷을 입은 춤꾼에 이끌려 춤을 추는 또 다른 자아다. 결국 <이끌림, 그리고> 공연은 세상을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란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들과 떨어져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사람들과 원활한 관계를 맺으며 사회성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나를 잃어간다. 내 삶의 창조 목적과 계획의 이끌림에 따라가다 보면, 본질의 나에 대한 답은 결국, 내 안의 나와 마주할 때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 안에 삶의 희망과 아름다움을 찾은 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자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끌림, 그리고> 공연은 융합극이기에 특별한 주인공이 없다. 두 사람의 춤꾼, 그리고 소리꾼이며 배우와 또 한 사람의 배우는 물론 10여 명의 연주자들이 모두 공연을 끌어나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몫을 해내면서 모두 하나 되어 융합극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공연에 견주어 이번 공연은 훨씬 매끄러운 진행에 배우의 연기와 춤꾼의 춤도 숙성되어 나타났으며, 더 많은 연주자의 완성도 높은 음악은 공연장을 꽉 채우고도 남았다. 특히 연주는 지난해의 연주에 견줘 더욱 환상적인 소리가 되었는데 거문고, 25현가야금, 대금, 피리, 해금, 양금, 생황, 타악, 신세사이저 등이 품어내는 아우라는 객석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무대는 너무나 좁다. 소리꾼이자 배우인 한 사람, 그리고 또 다른 배우, 두 사람의 춤꾼 거기에 더하여 10여 명의 연주자들이 금천뮤지컬센터 공연장은 터질듯하다.

 

신월동에서 온 한성희(49) 씨는 “지난해에 이어 이 공연을 보았는데 생소했던 융합극의 개념이 이제 겨우 손에 잡힌다. 더구나 적은 예산으로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에 의했다는 뒷이야기를 들으면서 충분한 예산 뒷받침과 더 큰 극장에서 한다면 훨씬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관객의 큰 손뼉을 받을 것이란 확신이 선다. 공연 내내 저렇게 환하게 이끌릴 자아를 나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만든 프로젝트팀 창작단 '햇모로'는 ‘극'과 '국악', '움직임'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와 융합하여 공연 예술로 표현하는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의 일상적 삶의 이야기를 다양한 예술의 장르들과 함께 융합하여 본질적인 의미와 가치를 찾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문국악실내악단 '사랑국악앙상블(국악 실내악단, 무용단이 함께하는 전문공연예술단체)'과 함께 융합하여 더 다양한 소리로 효과를 내고 움직임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