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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무대에 펼쳐지는 동해안 굿판 이야기와 음악

국립국악원 예악당, 방지원 <동해UNIVERSE - 서울>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오는 10월 9일 저녁 7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방지원 <동해UNIVERSE – 서울>이 열린다.

 

동해안 굿판은 언제나 거대한 바다를 뒤편에 두고 펼쳐진다. 바다는 노동의 현장이자 인간과 동물, 영매, 신 등 수많은 존재가 공생하는 터전이며 죽음이라는 엄혹한 진실을 상기시키는 공간이다. 동해안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판자 한장 밑이 지옥’, ‘저승에서 벌어서 이승에서 쓴다’라는 말처럼 바닷가 사람들은 죽음과 가까이 살며 영원히 닿지 않는 것을 바라며 유한한 삶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왔다. 방지원은 〈동해UNIVERSE〉 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바다의 의미와 문화, 역사가 담긴 동해안 굿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이어왔다.

 

 

서울에서 진행하는 이번 〈동해UNIVERSE - 서울〉은 굿판에서 바다 위의 배가 지니는 이중적 의미로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공연이다. ‘만선(滿船)’은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한가득 실어온 배를 뜻한다. 만선은 바다에서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업적이자 배를 채우려 해도 완전히 채워질 수 없다는 점에서 욕망의 아이러니를 상징하기도 한다.

 

한편 ‘반야용선(般若龍船)’은 굿판에서 이승의 온갖 액과 소원을 담아 보내는 배이자 무구로, 사람은 탈 수 없고 귀신들을 태워 극락세계로 출항하는 배를 의미한다. ‘반야’는 만물의 참모습을 아는 경지이기에 반야용선은 속세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워야 타고 갈 수 있는 배기도 하다.

 

채움과 비움, 세속적 욕망과 초월에의 지향이라는 배의 이중적 속성은 사실 굿판에서 구현되는 삶과 이야기 그 자체를 압축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다로 떠난 사람과 이들을 떠나보낸 사람들, 바닷가를 누비며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사람들, 현세에서의 영광을 바라며 신에게 빌지만, 그 덧없음을 깨달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이야기가 담긴다. 바다의 장구한 광경을 구현한 무대 위에 펼쳐지는 이야기와 음악은 우리에게 굿의 새로운 현장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입장권은 전석 3만 원(학생, 예술인패스소지자 2만 원)이며, 인터파크티켓(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4012761?fbclid=PAZXh0bgNhZW0CMTEAAaZmEPX-QDcuj49jlFo1hPg9Y5SLgJ_rV7MQfBXTfhW0d8zgOah4shg2SMk_aem_6sopdMxchoGc7uRr9olzDg)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에 관한 문의는 국립국악원(02-580-3300)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