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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세계인들 서울에서 양금잔치 개막공연 열어

국립국악원 예악당,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 개막공연
이후 8일까지 서울 강북문화재단에서 학술회의, 세계양금콩쿨, 폐막식 등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11월 3일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전통 악기인 양금(Yanggeum)을 중심으로 한 국제 음악 잔치로 세계 각 나라의 연주자들이 모여 전통과 현대의 선율을 선보인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 개막공연이 열렸다.

 

양금은 원래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한 현악기로, 여러 나라를 거치며 그 형태와 연주 방식이 다채롭게 변형되었다. 특히 유럽에서는 헝가리의 '침발롬(cimbalom)'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고, 영미권에서는 덜시머(dulcimer) 중국에서는 양친(揚琴) 등으로 불리며 각 나라의 민속음악과 결합하며 독특한 음악적 색채를 더해왔다.

 

한국의 양금은 조선시대에 도입되어 국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 왔으며, 전통적인 12현 양금에서 발전하여 현재는 더 다양한 음역을 소화할 수 있는 개량형 악기로도 사용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양금은 동서양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전통과 현대의 음악을 아우르는 악기로 자리 잡았다.

 

 

 

개막식의 시작은 세계양금협회(Cimbalom World Association) 빅토리아 헤렌차르(Viktória Herencsár) 회장의 인사말이었다. 그는 “아시아에서는 congress(회의)와 festival(축제)을 같은 뜻으로 이해하는 듯한데 이번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은 분명히 말해서 congress 곧 회의다. 축제야 주최 쪽에서 모든 출연자의 비용을 대지만 회의는 모든 참석자가 각자의 비용을 부담하고 오는 경우다. 따라서 본인의 비용을 부담하고 많은 사람이 참석한 데 대해 큰 고마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은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연은 맨 먼저 무병장수를 비손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줄풍류 ‘천년만세’가 대금, 피리, 장구, 가야금과 함께 5대의 양금이 오묘한 화음을 들려준다. 세계양금축제의 개막공연의 시작을 국악을 대표할 수 있는 ‘천년만세’로 연 것은 참 좋은 생각이다.

 

개막공연에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양금 윤은화, 장구 이종섭, 꽹과리ㆍ자바라 이창현, 북ㆍ구음 김동환, 징 이민후에 철현금 류경화 명인이 함께한 <양금굿>이었다. 시김새의 표현이 다른 현악기에 견줘 다채롭고 화려하다는 철현금의 소리 그리고 양금과 구음이 빚어낸 신비스러운 음악은 우리나라의 굿을 그대로 옮겨왔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그리고 한국양금협회 윤은화 회장이 참여하고 베이스(최우영), 퍼커션(장도혁)이 함께 한 세계적인 밴드 <동양고주파가>의 신명 나는 공연은 객석을 여지없이 들썩이게 했다. 또한 세계양금협회 빅토리아 헤렌차르 회장이 헝가리 양금인 침발롬(cimbalom)으로 <다뉴브 강가에서>를 연주하여 동유럽풍의 음악을 들려준 것과 중국 <쇈둥양친오케스트라>의 ‘현동강남’, 베트남 연주단의 ‘고향의 봄’, 이탈리아 요하네스 푸호스가 텔시머로 연주한 ‘두 명의 버림받은 이탈리아인’ 등은 양금이 세계인이 사랑하는 악기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개막식의 마지막을 ‘양금시나위’로 장식한 협회는 신의 한 수를 두었다는 느낌이다. 윤은하 회장을 비롯하여 38인의 양금과 장구, 북 등 타악기와 함께 한 ‘양금시나위’는 축제 개막식을 웅장하고 화려한 마감으로 이끌고 있었으며, 관객들을 양금의 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게 했다.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고도 오랫동안 손뼉을 끊이지 않고 치며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몰랐다.

 

 

이번 축제는 강북구와 강북문화재단이 협력하여 함께 여는 행사로, 지역 문화 발전과 국제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991년 11월 3일 헝가리에서 설립된 세계양금협회(CWA)는 현재 헝가리, 독일, 스위스, 중국, 미국, 일본, 영국, 태국 등 33개 나라가 가입되어 있다. 2018년에 한국양금협회도 정식 가입되었다. 세계양금협회에서는 2년에 한 번씩 해거리로 각기 다른 나라에서 세계양금총회(congress)를 열며 의회를 통해 어떤 나라에서 열지 결정한다.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은 직전인 제16차대회에서 결정이 되었다.

 

개막공연 말고 오는 11월 8일까지 이어질 제17차 세계양금대회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의 본 행사와 폐막식은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며, 관객들은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다. 축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술회의와 전시회와 같은 여럿 딸림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양금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더구나 중국, 헝가리, 싱가포르 등 15개 나라에서 200여 명의 연주자가 참가해 양금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임은 물론 세계양금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양금콩쿨’이 열리며, 이는 전 세계 젊은 양금 연주자들의 꿈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1월 7일 폐막식에서 참가자 모두가 함께 양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한국 양금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각국 연주자들과의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연주자들이 하나 되어 한국의 대표 민요를 연주함으로써, 음악을 통한 소통과 화합을 상징하는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마포에서 온 한수정(52) 씨는 “양금에 관해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세계양금축제 개막식을 보고 세계인이 좋아하는 악기인지 새삼 깨달았다. 이렇게 엄청난 대회를 치루는 윤은화 회장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마지막에 연주한 ‘양금시나위’는 양금만으로 그렇게 웅장하고 화려한 연주를 할 수 있음에 한참을 의자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은 이제 화려한 개막공연을 열고 비상할 채비를 갖추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양금축제를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