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그 뒤 하버드 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밀그램은 6단계 분리를 실험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렸다. 밀그램 교수는 사람들 간의 관계 형성을 연구하기 위해 1967년에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연구자는 300통의 편지를 미국 중부에 있는 두 마을에 뿌리고 이 편지를 받은 사람들에게 ”보스톤에 살고 있는 주식중개인 A 씨에게 전달해 달라“라고 부탁을 했다. 편지는 자기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서 보스턴의 A 씨를 가장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전달하기를 반복해 최종 A 씨에게 도착하도록 했다. 단, 편지봉투에는 전달자의 이름을 적도록 해 편지가 전달된 경로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출처: https://theharrissisters.blogspot.com/2013/08/six-degrees-of-separation.html)
이 실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배달된 편지에 적힌 사람의 수를 세어보니 평균 5.5명으로 나왔다. 결국 밀그램 교수는 카린시의 소설에 나오는 내용을 입증함으로써 6단계 분리 이론이 맞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그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이 실험 내용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세 사람은 ㄷ 교수의 차를 타고 후문을 나섰다.
“어디로 갈까요?”
“파스타 밸리로 한번 갑시다.”
“아, 미스코리아 식당 말입니까?”
“아니 ㄹ 교수님도 소문을 들으셨나요?”
“그럼은요, 요즘 자연대학 남자 교수들 사이에 미인 보러 가자고 야단법석이 났습니다.”
“그래요? 남자들 마음은 다 똑같은 모양이죠?”
“장님 아니고서야 미인 보는 것 싫어할 남자가 없겠죠.”
“모르긴 몰라도 심봉사도 미인을 좋아할 거요.”
“하긴 그래요. 그렇지 않다면 남자가 아니지요.”
세 사람이 잔뜩 기대하고 미녀식당에 들어가니 안에는 손님이 많이 있었다. 종업원은 식당 입구와는 반대쪽 문 앞에 이어져 있는 베란다로 일행을 안내했다. 베란다는 경사진 나무숲에 기둥을 받치고 달아내어 운치가 있었다. 베란다에는 비취 파라솔이 6개 놓여있었다. 둥근 식탁에는 나무의자가 5개씩 놓여있었다. 바닥도 나무고 난간도 나무로 만들었다. 난간 넘어 숲에는 커다란 벚나무들이 가득했다. 새하얀 벚꽃이 눈부시게 만발했다. 붉은 점이 섞인 하얀 물감을 사방에 마구 뿌려놓은 듯 황홀한 풍경이었다. 벌들이 웅웅 소리를 내면서 벚꽃 사이로 날아다녔다.


벚꽃은 피어있는 기간이 다른 봄꽃에 비해 길지가 않다. 며칠 화려하게 피었다가 바람이라도 한번 세게 불면 일제히 우수수 떨어져 버린다. 장렬하게 죽는 일본 사무라이를 연상하게 하는 꽃이 벚꽃이다. 일본에는 “꽃은 벚꽃이요, 사람은 무사”라는 말이 있다. 무사(사무라이)에겐 어떤 일을 당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요구된다.
일본 사람들은 한꺼번에 우수수 지는 벚꽃의 모습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사무라이를 연상하는가 보다. 일본 사람들은 광적으로 벚꽃을 좋아한다. (주: 오랫동안 필자는 벚꽃이 일본의 나라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공식적으로 지정된 일본의 나라꽃은 없다고 한다. 일본 왕실에서는 벚꽃이 아니고 국화(菊花)를 왕실을 상징하는 문장으로 사용한다. 그러므로 벚꽃은 일본의 나라꽃이 아니고 일본의 상징이라고 말하면 무난할 것이다.)
벚꽃에서 ‘벚’은 버찌를 의미한다. 버찌는 벚꽃이 떨어진 자리에 열리는 까만 열매를 말하는데, 익으면 따서 먹을 수도 있다. 버찌를 따 먹으면 이빨에 까만 물이 든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것은 벚나무가 분류학적으로는 장미과라는 것이다. 어느 날 생물학과 교수에게 왜 벚나무가 장미과인지 물었으나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하였다. 봄에 피는 꽃은 장미과가 많다. 양지꽃도 장미과이고, 꽃사과, 배나무, 명자나무, 모과나무, 산사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 매화나무 등등 모두가 장미과이다.
주문을 받으러 온 종업원에게 사장님 계시냐고 물어보니 서울 가시고 안 계신단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미인 보기는 틀렸나 봅니다.”
“오늘만 날인가요? 여기에 이처럼 경치 좋은 장소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베란다가 아주 근사하군요.”
“그렇군요. 날씨도 참 좋고 벚꽃이 아주 장관이네요.”
“그런데 K 교수님은 미인 구경을 하셨나요?”
“예, 지난주에 한번 보았습니다.”
“그래요? 정말 소문대로 미인입디까?”
“제 눈에는 20대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몸 관리를 잘한 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미스코리아였답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