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5년 5월 14일(수)부터 7월 27일(일)까지 특별전《사진관 전성시대》를 연다. 이번 전시는 사진관을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시한다. 일제강점기의 천연당사진관(天然堂寫眞館)에서 찍은 사진, 사진관 사진사들의 이야기와 물건, 백일 ․ 돌 ․ 졸업 ․ 결혼 ․ 회갑과 같은 일생의 특별한 순간을 찍은 사진 등 200여 점을 선보인다.

□ 나의 상처, 사진사의 훈장
사진기가 귀하던 시절, 동네 사진관에서 우리는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겨왔다. 이 순간들의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되고, 사진관은 그 기억과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는 삶의 순간을 기록해 온 동네 사진관 사진사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사용한 물건을 함께 전시한다. 70년 가업을 이어온 사진관집 셋째 아들, 열일곱부터 54년 동안 한길을 걸어온 사진사, 자전거 타고 동네를 기록한 52년차 산동(경남 창원시) 사진사의 이야기를 통해 사진관에 대한 기억을 전하고 그 변화를 돌아본다.
“흑백 사진 시절, 연필로 필름 수정을 하면서 지금도 손가락에 흑연 자국이 남아있어요.
수만 번 찔리다 보니까 이게 문신이 된거에요. 흑연이 이게 하나의 훈장이에요. 사진사의 훈장!”
-열일곱부터 54년 동안 한길을 걸어온 사진사
“옛날에 학생증 사진 엄청나게 찍었네.
신학기 때 학생증 사진으로 날을 새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학생 수가 줄고 핸드폰 생긴 뒤로… 지금은 잘 안 찍어요.” - 학교 앞 사진사
“예식을 못한 사람들이 드레스 입고 사진이라도 찍는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예식장 그만두고도 갖고 온 거에요. 이제 없애야 할 것 같아. 쓰지 않으니까.” - 현대사진관 사진사
“산동(경남 창원시) 사진사 하면 나에요. 새마을운동 사업 때,
초가지붕 개량 전후 모습을 촬영했어요.
이 마을 저 마을 다 쫓아다니면서 제가 다 찍었죠.” - 마을의 모습을 기록한 산동사진사
“중학교 졸업 앨범을 아버지 때부터 해왔어요. 작년이 70회였으니까.
1회부터 70회까지 했네요.” - 가업을 이은 사진관집 셋째 아들





사진사들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사진관을 지켜온 이야기와 물건으로 사진관에 대한 기억을 나누었다.
□ “사진관이 없어지는 게 아니에요. 다른 사진관인 거지.”
시대가 변하면서 동네 사진관도 변화했다. 생애 특별한 순간에 찾았던 동네 사진관은 사라져 가고, 무인 즉석사진관 등 새로운 형태의 사진관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을 기반으로 한 누리소통망(SNS)의 발달과 자신을 표현하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새로운 사진관 문화를 만들고 있다. ‘특별한 순간을 찍다’에서 ‘일상의 기록을 만들다’로 변화하는 사진관은 시대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전성시대이다. 오랜 시간 사진관을 지켜온 사진사는 사라져가는 동네 사진관을 이렇게 말한다.
“사진관이 없어지는게 아니에요. 젊은 사람들이 잘하고 있잖아요. 다른 사진관인거지.”
□ 궤짝사진관부터 바퀴 달린 사진관까지, 거리의 사진사는 늘 있었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피란민이 늘어나면서 신분 확인을 위한 도민증을 발급했고, 이 때문에 사진을 의무적으로 찍게 되면서 전국 사진관들은 호황을 맞았다. 각종 증명사진을 10분이면 만들어 주는 거리의 속성 사진관인 궤짝사진관도 이때 등장했다. 사진사들이 갖가지 풍경이 그려진 배경판과 소품들을 리어카에 싣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주는 바퀴 달린 이동사진관도 인상적이다. 그 시절 관광지는 물론 입학식, 졸업식 등 사진이 필요한 곳에는 늘 거리의 사진사가 있었다.
□ 오늘은 ‘찰칵! 7080’, 필름 카메라 출사 진행
필름 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의 ‘찰칵’ 소리와, 사진이 잘 나왔을까 궁금해 하며 기다리던 그 설렘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5월 14일, 21일, 28일 수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
현상소와 협업하여 필름 카메라를 경험할 수 있는 ‘찰칵! 7080’ 잔치를 진행한다.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과 누리소통망으로 신청접수한 뒤 추첨을 통해 참가자를 뽑는다. 뽑힌 참가자는 필름 카메라로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를 촬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