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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거리

안애란 명창 70년 판소리 인생 조명

국악방송 '구술프로젝트', 극장 문틈 훔쳐보던 소녀, 거장으로 우뚝
오정해ㆍ박애리 등 스타 국악인 길러낸 스승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악방송(사장 직무대행 김은하)이 전라남도 무형유산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인 안애란 명창의 70년 소리 인생을 돌아보는 특집 다큐멘터리 '구술 프로젝트,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방송한다. 이번 방송은 오정해, 박애리 등 스타 국악인들을 길러낸 안애란 명창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판소리의 살아있는 역사를 기록하고 전통 계승의 값어치를 짚어본다. 해당 특집은 오는 5월 4일(월) 밤 9시에 라디오로, 5월 5일(화) 아침 9시에 텔레비전으로 각각 방송된다.

 

1943년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난 안애란 명창은 대대로 소리꾼의 맥을 이어온 가문에서 성장했다. 아버지 안몽실은 명창 안기선의 동생이며, 사촌 안채봉 역시 판소리와 춤으로 명성을 떨쳤다. 어릴 적 목포로 순회공연을 온 여성국극단 무대를 극장 문틈으로 훔쳐보며 방에서 홀로 흉내 내던 안애란 명창은, 이웃에 살던 소리 친구 오비연을 따라 신치선 선생을 만나게 되며 마침내 판소리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보성 정응민 명창의 마지막 제자로… 동편제 춘향가의 정수를 잇다

 

안애란 명창은 신치선ㆍ장월중선ㆍ정응민ㆍ성우향 등 당대 으뜸 명창들을 차례로 사사하며 판소리의 정수를 체득했다. 특히 장월중선 선생의 권유로 보성 정응민 선생의 문하에 들어간 것은 안 명창의 '소리 인생'에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날마다 뒷산에 올라 하루 종일 소리를 연습하고 동네 청년들에게 사설을 받아 적어가며 치열하게 수학한 끝에 정응민 선생의 마지막 제자로서 춘향가 완창을 이뤄냈다.

 

 

소리를 향한 안애란 명창의 집념은 남달랐다. 목포시립국악원 판소리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성우향 선생을 찾아 매달 목포에서 서울 신림동까지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며 춘향가를 수학했다. 이어폰으로 연습 테이프를 반복해 들으며 한쪽 청력을 잃을 뻔했을 정도로 치열했던 그 시절의 열정은, 마침내 전라남도 무형유산 동편제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지정이라는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회초리와 새벽 산공부로 키워낸 제자들… '호랑이 선생님'의 보람

 

안애란 명창은 1981년부터 목포시립국악원 판소리 교수로 재직하며 오정해, 박애리, 김송, 조유아 등 현재 국악계를 이끄는 걸출한 제자들을 길러냈다. 새벽 4시에 제자들을 깨워 유달산을 오르게 하고 딴짓하면 불호령을 내리는 '호랑이 선생님'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제자들의 목 상태를 날마다 직접 귀로 확인하는 깊은 애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현재도 목포 전수소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안 명창의 문하에는 수백 명의 이른 제자가 있다. 이러한 평생의 예술적 성취와 국악 전승의 공로를 두루 인정받아 제6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대상(대통령상) 수상, 제27회 남도국악상, 대한전통문화예술협회 한국명인 선정, 2021년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 유공자 표창 등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방송은 안애란 명창의 전수소가 있는 목포 현지에서 직접 촬영됐다. 어린 시절 극장 문틈으로 여성국극을 훔쳐보며 꿈을 키우던 일화부터 똥물까지 마셔가며 소리를 갈고닦던 치열한 수련기, 세 자녀를 위해 소리를 접어야 했던 10년의 공백기를 거쳐 다시 목포로 돌아오기까지 안 명창의 70년 판소리 인생을 오롯이 담아냈다.

 

이번 '구술 프로젝트,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회고를 넘어 판소리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다. 전국에 수백 명의 제자를 둔 거장이 되기까지 한결같이 소리의 맥을 지켜온 안애란 명창의 여정은 국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귀중한 증언이자 후학들에게 전통 계승의 의미를 일깨우는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다.

 

한편, 국악방송 라디오는 서울ㆍ경기 FM 99.1MHz를 비롯해 광주, 대전, 대구, 부산, 전주 등 전국에서 청취할 수 있다. 텔레비전 채널은 KT지니TV 251번, SK브로드밴드 Btv 268번, LG유플러스 189번, LG헬로비전 174번 등 지역별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