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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899. 작지만 세상을 일깨우는 악기 피리


“세조가 또 일찍이 피리[笛]를 부니 자리에 있던 모든 종친(宗親)들이 감탄하지 않는 자가 없었고, 학(鶴)이 날아와 뜰 가운데에서 춤을 추니 금성 대군(錦城大君) 이유(李瑜)의 나이가 어렸는데도 이를 보고 홀연히 일어나 학과 마주 서서 춤을 추었다.” 세조실록 1권 총서에 나오는 기록입니다. 세조의 악기 연주 실력은 세종이 칭찬할 정도로 뛰어났다고 하지요.
 


여기서 등장하는 피리는 속이 빈 대롱에 구멍을 뚫고 입으로 불어서 소리를 내는 악기를 모두 이르는데 향피리·당피리·세피리 등이 있습니다. 피리는 대나무를 얇게 깎아 만든 것으로 혀(reed)를 꽂아 부는 악기입니다. 한국의 전통악기 가운데 이렇듯 혀가 있는 관악기는 피리와 태평소뿐이지요. 피리는 음역이 넓지는 않지만 소리가 커서 주선율의 연주를 담당하며 무용 반주로 쓰이는 삼현육각 편성에서는 반드시 쌍피리로 편성됩니다 


피리는 매우 오래된 악기로 《삼국유사》에 보면 통일신라 때 거문고와 피리의 두 가지 신기한 악기를 국가의 제천고(祭天庫)에 비장(秘藏)하여 왔다는 기록이 있지요. 또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는 피리가 삼한시대부터 방울[鈴]·북[鼓]·거문고와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대금, 태평소 등 다른 관악기에 견주어 비록 크기는 작지만 그 우렁찬 소리 하나만은 세상을 일깨우고도 남을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