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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59. 계절마다 새 불을 쓰면 음양의 기운이 순조로워

 
“역질을 쫓기 위하여 포(砲)를 쏘는 것은 벽사(邪) 하는 것이니, 어찌 세시(歲時)에만 할 것인가. 사시(四時) 개화(改化) 할 때에도 아울러 행하는 것이 무방할 것이다. 역질을 쫓는 사람의 복색은 봄에는 푸르게, 여름에는 붉게, 가을에는 희게, 겨울에는 검게 절후에 따라 바꿔 입게 하되, 세시에는 네 가지 색깔을 같이 쓰게 하라. ” 

위는 연산군일기 60권, 11년(1505) 12월 24일 기록입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청명(淸明)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라는 내용이 보입니다. 그런데 "사화(賜火)" 말고 “개화(改火)”라는 행사도 있었습니다. 개화는 중국의 ≪주례(周禮)》에서 비롯된 풍습으로, 계절마다 불을 새로 만들어 쓰면 음양의 기운이 순조롭게 되고 질병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지요.

내병조(內兵曹, 병조에 딸린 관청)와 각 지방 관청에서는 해마다 입춘 ·입하 ·입추 ·입동과, 토왕일(土旺日: 입추 전 18일 동안)에 나무를 비벼 새 불을 만들어 각 궁(宮)에 보냈으며, 모든 대신의 집에도 나누어주었습니다. 입춘에는 버드나무판에 느릅나무로, 입하에는 살구나무판에 대추나무로, 토왕일에는 산봉나무판에 봉나무로, 입추에는 싸리나무판에 가락나무로, 입동에는 박달나무판에 느티나무로 불을 일으켰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오늘날은 전기와 가스의 등장으로 개화(開火) 같은 이야기는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어제 입동을 보내면서 옛 사람들이 불을 새로 만들어 새로운 마음을 가다듬던 정신만은 기억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