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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63. 편지에서 아룀과 사룀, 올림과 드림은 언제 쓸까?


“아무해 아무달 아무날 ○○은 삼가 사뢰나이다. 어느덧 해가 바뀌어 ○○님 가신 날을 다시 맞으니 하늘 같은 가없는 은혜를 잊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포과를 올리오니 드시옵소서!” 제사 지낼 때 쓸 수 있는 축문의 예입니다. 여기엔 “사뢰나이다”란 말이 나오지요. 여기에 나온 “사뢰다”는 무슨 뜻일까요? 또 웃어른께 드리는 편지에 올림과 드림, 아룀과 사룀이라는 말들을 붙이는데 어떻게 다를까요?

올림은 받는 분이 웃어른이어서 쓰는 말이고, 드림은 스스로 낮추어 드리는 것이 보잘 것 없음을 겸손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특히 올림과 드림은 물건을 전달한다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에 편지 글에는 쓰지 않고 봉투에만 쓰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봉투 속에 든 글에는 아룀과 사룀을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사뢰는 것은 속살과 속내를 풀어서 말씀드리는 것이고, 아뢰는 것은 모르시는 것을 알려 드리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편지글이 “언제 무슨 모임이 있다.”라는 것처럼 그저 알리려는 것이라면 “아룀”이 좋고, 내 생각을 풀어내는 내용이라면 “사룀”이 맞습니다. 사람끼리도 서로 존중하고 제대로 알린다면 여러 문제가 풀린다고 하지요. 사과와 용서, 꾸짖음, 달램, 폭로들뿐만이 아니라 법률과 문학·음악·제도들도 결국은 이 사룀의 갈래들이라고 합니다. 웃어른에게 사룀을 잘하려면 말뜻도 잘 알고 써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