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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82. 여막살이를 오래하면 몸을 상한다?


“전하께서 소변이 잦으신 것은 신들이 생각해보건대 오래 여차(廬次, 무덤 가까이에 지어 놓고 상제가 거처하는 초막)에 계시고 아침저녁으로 곡을 하시니 추위에 몸이 상하여 그렇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바지 사폭(邪幅)과 버선에다 가죽을 붙여서 아랫몸을 따뜻하게 하면 이 증세가 없어지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약을 드시면 비위(脾胃)를 상할 염려가 있습니다.”

위 내용은 연산군일기 2권, 1년(1495) 1월 8일(임진) 기록입니다. 임금이 오줌을 자주 눔으로 이를 치료할 약을 아뢰는 장면이지요. 그러자 임금은 “의원 말이 ‘쑥으로 뜨라.’ 해서 방금 시험하는 중이며, 잠방이 속에 산양가죽을 붙였더니, 오줌 자주 나오는 증세가 어제보다 조금 덜하다.”라고 말합니다.

아랫배를 쑥으로 뜨고, 바지와 버선은 가죽을 붙여 따뜻하게 하는 것은 한방에서 배꼽 아래를 따뜻하게 하고 가슴 위로는 차갑게 해야 건강하다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북풍 찬 바람 몰아치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모님 무덤에서 여막살이를 하던 조상의 모습은 지금 생각하면 전설 같습니다. 임금이면서 몸에 병을 얻으면서까지 예(禮)와 효(孝)를 다하던 모습이 신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