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모두뜀 [뜻] 두 발을 한데 모으고 뛰는 뜀 [보기월] 앞으로 줄넘기를 할 때 '모둠발 뛰기'는 '모두뜀'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바람과 구름이 오늘까지는 좀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게 해 주는 듯합니다. 이제 여름다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장마가 오겠지요. 어제는 일꾼들을 뽑는 날이라 쉬면서 늦잠도 자고 안친 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라는 것이 머리를 쓰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틀에 옮기는 일이라서 많이 답답했습니다. 일머리를 잘 틀어 주면 이런 수고는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답답한 일을 하느라 좋은 때새를 다 보내고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찍으러 갔습니다. 제 이름 앞 뒤로 빈 자리가 많은 걸로 봐서 많은 사람들이 찍으러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참 답답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안 찍은 사람에게 돈을 내게 하는 데도 있다고 하던데 우리도 풀 수를 생각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찍기를 끝내고 몇 가지 볼일을 보러 다녔습니다. 가는 길에 식구들이 다 같이 줄넘기를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줄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모도리 [뜻] 빈틈없이 아주 야무진 사람. [보기월] 모도리가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저마다 해야 할 일을 챙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올 거라던 기별이 어김이 없이 맞았습니다. 소리는 없었지만 무논에 그리는 동그라미를 보고 비가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와 함께 부는 바람에 더위는 한풀 꺾여서 일을 마칠 무렵에는 긴 옷이 생각날 만큼 서늘했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했던가요? 집과 배곳에 끝이지 않고 마음 쓸 일이 생깁니다. 제가 풀어 줄 수 없는 일이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크답니다. 제 코가 석자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제 깜냥이 많이 모자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들을 보면 더 안쓰럽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지도 못하고 해야 할 것들을 챙기지도 못합니다. 모도리가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저마다 해야 할 일을 챙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꾸고 가꾸며 제 삶의 임자로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이지요. 그렇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네요. '모도리'도 '몯다'와 걸리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까닭이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모도록 [뜻] 남새나 풀 따위가 빽빽하게 난 모양=모도록이 [보기월] 다른 쪽에서는 고랑 사이에 모도록 나 있는 풀을 맸습니다. 이레끝도 쉴 겨를이 없이 지낼 때가 많습니다. 엿날 밤에는 늦도록 붙들고 있던 일을 끝내고 나니 날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아주 끝을 낸 것은 아니지만 다음 이레에는 끝이 나니 한결 마음은 가볍습니다. 아침을 먹고 일을 보고 있는데 가시아버지께 기별이 왔습니다. 아이들하고 와서 감자를 캐 가라고 하셨지요. 씨감자를 사서 심었다는 말씀을 들은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캘 때가 되었다니 아주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은 헤엄을 배우러 가기로 되어 있어서 같이 가지 못했고 아내와 둘이 갔습니다. 밭에 가니 가시아우네가 먼저 와서 한 고랑을 다 캤더라구요. 저희도 가서 줄기를 뽑아 내고 호미로 감자가 다칠새라 천천히 팠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굵은 감자들을 캐내는 맛이 참 좋았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려 좀 한결 나았지만 호미질이 이어지면서 땀은 비오듯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수고가 모여 먹거리가 우리들 입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감자를 캤지요. 캔 감자는 크기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모개 [뜻] 한데 몰아서(모조리 다) [보기월] 버릇이라는 게 모개로 들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어제는 어버이께 배움열기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여느날 더워서 매지 않던 목댕기를 매서 그런지 적잖게 답답하기도 하고 땀도 좀 흘렸습니다. 갈친이와 배움이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모습을 보러 많은 분들이 오셔서 배곳이 북적였지요. 아이들도 여느 때와 다른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보신 어버이들께서 흐뭇해 하셨습니다. 날을 잡아서 이렇게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미리 익히고 다시 익히는 버릇을 들이는 데 어버이와 갈친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버릇이라는 게 모개로 들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밥솥이 고장이 났다는 기별을 받고 밥솥을 손볼까 싶어 시골집에 갔었습니다. 가서 보니 제가 손을 봐서 될이 아니더군요. 보따리에 싸서 가지고 나오니 늦은밤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루가 참 빨리 가고 달도 얼른 갑니다. 벌써 5달이 마지막 날 하루 남았습니다. 어느새 석 달이 후딱 지났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멱차다 [뜻]1) 더할 수 없는 끝(한계)에 이르다. [보기월] 땀도 흘리고 멱차지는 않더라도 숨도 가쁘게 쉴 수 있어 참 좋은 줄 알면서도 못 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바람이 불어서 서늘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함지땅인 진주와 달리 사천은 바닷가라서 바람도 많고 시원한가 봅니다. 일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 바쁜 마음으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아침 나절까지 보낼 게 있어서 아침부터 바쁜 걸음을 치기도 했습니다. 어제 보내 놓고 오늘까지 알려달라는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는 알 수가 없지만 말입니다. 아이들 배움을 돕는 걸 생각하면 그렇게 때를 맞추라 못할 거라 생각되는데 말이지요.^^ 어제 맛보여드린 '멱씨름'을 보신 분들 가운데 좋았다는 말씀을 해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말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알게 되어 좋았다고도 하시고, 말을 보니 아이들이 멱살을 잡고 씨름을 하는 게 머리에 그려진다고도 했습니다. 그게 우리말 맛 아니겠습니까? 맛을 보시고 좋다 싶은 말은 둘레 분들께도 알리고 나눠서 같이 쓰도록 해 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바빠서 이 이레에는 뒷메에 한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멱씨름 [뜻] 멱살을 잡고 싸우는 짓 [보기월] 멱씨름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제는 여느 때보다 일찍 점심을 먹고 배곳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숟가락을 놓자마자 슬기틀 앞에 앉는 것이 좋지 않다고도 하고, 천천히 걷는 것이 먹은 것을 삭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말입니다. 여기저기서 공을 차는 아이들, 잡기놀이를 하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멱씨름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멀리서 보니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괴롭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멱씨름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키가 머리하나 만큼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둘이 씩씩거리며 주고 받는 말을 들으니 내가 더 세제? 아이다 내가 더 세다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와 누가 힘이 더 센지 이야기를 하다가 힘겨루기로 번진 듯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작은 아이가 끝까지 지지 않으려고 해서 두꺼비씨름처럼 보였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그러고 있으면서 주먹다짐까지 가지 않은 걸 보니 나쁘지 않은 사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며리 [뜻] 까닭, 필요를 나타내는 말 [보기월] 배움이들이 토박이말을 배우고 익힐 며리를 느끼게 해 주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제 어디를 가나 뽑기(선거)철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펼침막은 말할 것도 없고 저마다 다른 빛깔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세거리, 네거리, 댓거리, 거리마다 서서 사람 알리기에 힘을 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내세우는 말과 다짐들이 참 많지만 말을 챙기자는 분은 어디에도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큽니다. 토박이말바라기 갈친이 모임을 했습니다. 아픈 사람도 있고 다른 바쁜 일이 있어 못 온 사람이 있었지만 모임 자리는 참 따뜻했습니다. 토박이말 갈배움의 재미에 푹 빠지신 분도 있고, 김수업 선생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를 느끼게 된다는 분도 있습니다. 갈친이가 말의 구실과 힘을 잘 알고 있어야 아이들 마음을 움직일 수가 있습니다. 배움이들이 토박이말을 배우고 익힐 며리를 느끼게 해 주는 일이 먼저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갈친이들이 앞서 해야 합니다. 그래서 배움모임을 해서 힘과 슬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막힘없이 기운차게 흘러온 커다란 물줄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메숲지다 [뜻] 메(산)에 나무가 울창하다=숲지다 [보기월] 메숲진 것을 보고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레끝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가심을 했습니다. 땀이 뚝뚝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걷거나 뛰어 땀을 흘리기도 하지만 그렇게 집가심을 하면서도 땀을 흘릴 수 있으니 괜찮지 않습니까? 엿날(토요일)에는 배움자리에 갔다 온 게 가장 큰일이었습니다. 무엇이든 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키기가 쉽지 않듯이 배움을 돕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거듭 느끼곤 합니다. 일, 배움과 같이 제가 가진 것, 하고 있은 것을 값지게 여기고 자랑스럽게 여길 때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잘 일어나는데 그게 어려운가 봅니다. 배움자리에서 돌아와 아내와 함께 뒷메에 올랐는데 몇 날만에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멧딸기였습니다. 지지난 이레 꽃이 피었던 것 같은데 벌써 빨갛게 익어 있더라구요. 그리고 또 하나 메숲진 것을 보고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김없이 절로 그렇게 되는 것들을 보며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일이 많았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일은 하지 못하고 아이들 헤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메꿎다 [뜻] 마음이나 그 씀씀이가 꽉 막혀 있고 좋지 않다(고집이 세고 심술궂다). [보기월] '메꿎다'는 고집이 세고 심술궂은 사람한테 쓰면 좋은 토박이말입니다. 한낮의 햇볕은 뜨거웠지만 바람이 불어서 견딜만했습니다. 불이 났을 때 어떻게 움직이고 그곳을 벗어나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벗어나는 것을 되풀이해서 익히는 일을 했습니다. 불수레(소방차)가 와서 물을 뿌리고 아이들이 아주 재미있어 했지요. 시원한 물방울을 맞으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웃음을 지키려면 불이 나지 않도록 살피고 또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배움과 익힘 마당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어른들 몰래하는 걸 보고야 말았습니다. 다른 분이 그걸 보시고 못하게 말리고 바로 잡아 주셨지만 마음 한 켠이 아려왔습니다. 저러지 않으면 좋겠는데 왜 저런 메꿎은 짓을 하는지, 누가 아이들을 저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그 물음의 맞말(대답)을 더 잘 알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상을 차려 올리고 뒷갈망까지 다 하고 집으로 오니 날이 바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멀쑥하다 [뜻] 1)지저분함이 없이 훤하고 깨끗하다. [보기월] 그래도 땀이 많이 나지 않을 때는 목댕기(넥타이)도 하고 멀쑥하게 차려 입고 다니려고 마음을 쓰는데 더울 때는 시원한 게 좋아서 그게 잘 안 됩니다. 집을 나서 배곳으로 가는 길에 짙게 낀 안개를 보며 낮에 참 많이 덥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비가 더위를 식혀 줘서 그런지 생각과 달리 그리 많이 덥지는 않았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아침엔 바람이 아주 시원합니다. 여느 사람들보다 더위를 많이 타는 저는 여름을 나는 것이 해마다 힘이 듭니다. 무엇보다 땀이 많이 나는 게 여러 가지로 어렵게 하지요. 옷을 입는 것도 그렇고 바람틀이나 찬바람틀과 가까이 지내야 하는 게 그렇습니다. 더울 때 아낀다고 시원하게 하는 걸 못하게 하면 참 어렵답니다. 그래도 땀이 많이 나지 않을 때는 목댕기(넥타이)도 하고 멀쑥하게 차려 입고 다니려고 마음을 쓰는데 더울 때는 시원한 게 좋아서 그게 잘 안 됩니다. 점점 길어지는 낮과 함께 땀과 씨름하는 때새(시간)도 길어져 가겠지요? 햇볕을 쬘 수 있는 날이 적어서도 그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