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먼지잼 [뜻] 비가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만큼 조금 옴 [보기월] 우리 동네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는데 다른 곳에는 먼지잼으로 오다가 말았다고 합니다. 땅이 넓은 나라와 견주어 보면 우리나라는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그런데 수레를 몰고 어디를 갈 때 보면 작다는 느낌이 안 들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비가 올 때도 그렇습니다. 어제 우리 동네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는데 다른 곳에는 먼지잼으로 내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아예 비가 안 오고 해가 쨍쨍 내리 쬔 곳도 있다고 하지요. 그럴 때마다 우리나라 참 넓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윗글(공문)의 힘이 참 세다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지난해 금곡에서 토박이말 배움터를 할 때만 해도 언제 다른 배곳에서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싶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윗글을 보자마자 여러 배곳에서 해 보겠다고 한다니 말입니다. 마음만 있으면 돈이 없어도 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 토박이말 맛을 넉넉하게 보여 줄 수도 있는데 돈까지 보태 주고 덤으로 주는 것이 있으니 더 하고 싶어 하는 곳이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쨓든 이참에 토박이말 갈배움(교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을알 [뜻]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얻거나 갖게 된 알(실속, 소득) [보기월] 저도 우리 아이들이 먹을알이 붙길 바라지 말고 참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도록 더욱 힘을 써 도와야겠습니다. 집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어느 쪽을 보고 섰는지에 따라 안이 데워지는 빠르기가 다르다고 하는데 그걸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그래서 윗도리를 입었다 벗었다 하길 몇 차례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봄은 가고 여름이 가까이 온 듯 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때이른 더위를 식힐 비가 온다는 기별이 반가웠는데 어김없이 비가 내려 아침에는 아주 시원합니다. 개굴~개굴~ 개구리도 비를 반기는지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얼숲(페이스북)에서 사귄 동무 한 분이 따님과 같이 멀봄틀(텔레비전)에 나오게 되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흙피리(오카리나)를 잘 부는 솜씨를 자랑하게 되었다는데 아버지가 놀랄 만큼 뛰어난 솜씨를 보여줬다며 기뻐하는 글을 봤습니다. 그러면서 좀 더 일찍 그런 타고난 재주를 알아 봐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말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풀거리(문제) 풀이를 누가 잘하나 겨루기에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은금 [뜻] 몬(물건)을 사는 데에 든 돈(값) [보기월] 사야 할 것들을 사고 보니 먹은금이 만만치 않게 많았습니다. 닷날 일을 마치자마자 평택까지 올라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좋은 분을 만나 토박이말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아 주시겠다는 다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말도움(상담)을 하시는 분이라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를 잘 아시고 토박이말 가르치기의 종요로움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누리에 모든 일이 말과 걸리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말을 일찍부터 챙겼어야 했다는 말씀이 참으로 고맙게 들렸습니다. 먼 길 다녀온 보람이 있어 좋았지만 고뿔에 걸린 몸을 생각하면 좀 쉬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은 내려 오면서 했습니다. 시골 집에도 다녀와야 해서 쉴 겨를이 적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잠을 좀 푹 자고 나니 몸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밝날(일요일) 시골 집 앞 한뎃잠터(야영장)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더위 탓인지 물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집가심을 하고 나오기 바빠서 물에 발도 넣어 보지 못하고 왔긴 했지만 맑은 물을 보고 시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거지 [뜻] 여러 사람이 모여 벌이는 잔치 [보기월] 곧 있을 공차기 먹거지(월드컵 축구 대회)에 이 일이 묻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낮에는 더웠다가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날씨가 되풀이 되면서 고뿔 걸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몸을 좀 챙기자고 했었는데 제가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목이 아프고 코가 마른 듯한 느낌이 자꾸 듭니다. 물을 많이 먹고 있는데 쉬이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배가 가라앉은 지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찾지 못한 사람이 스무 사람이라고 합니다. 자꾸 들리는 기별들을 보면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마당에 그 어떤 일로 기뻐할 수가 있겠습니까? 어버이날, 스승날 모두 마음껏 고마워 할 수 없어 그냥 넘긴 분들이 많다고 합습니다. 어찌도 이리 온 나라를 슬픔에 빠뜨릴 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에서는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곧 있을 공차기 먹거지(월드컵 축구 대회)에 이 일이 묻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뒤걷이가 끝날 때까지 마음을 모아야 될 것입니다. 더위가 그 분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을 텐데 그것도 걱정입니다. 저마다 맡은 일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머츰하다 [뜻] 이어 내리던 눈이나 비 따위가 잦아들어 멎는 듯하다. [보기월] 점심 나절에 머츰하던 비는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멎었습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놀랐었는데 어제 내린 비가 더위를 가시게 해 주었습니다. 구름이 끼고 더위가 주춤할 거라는 기별은 듣고 비가 온다는 말까지는 못 들었는데 비가 왔습니다. 집을 나설 때까지는 비가 안 와서 비받이(우산) 없이 갔는데 얼마 가지 않아 비가 내렸지요. 수레에서 내려 배곳으로 걸어 때까지 방울방울 맞으며 들어갔는데 조금 있으니 주룩주룩 내렸습니다. 쉬는 참에 비구경을 하니 둘레에 보이는 들이 비를 반기는 듯했습니다. 누렇게 익은 보리가 먼지를 씻으며 웃고 있었고, 갈아 놓은 논의 흙덩이들이 입을 쩍 벌려 비를 마시고 있었지요. 일찍 물을 댄 무논은 크고 작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노래를 했고, 집을 짓는 제비들이 흙을 물어 울리며 물장구를 치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 놀기 바쁜 아이들도 그저 즐겁게 보였습니다. 그렇게 맛있는 비 구경을 하고 난 뒤 점심 나절에 머츰하던 비는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멎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올 때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머줍다 [뜻] 움직임이 둔하고 느리거나 굼뜨다. [보기월] 서두르다 틀리는 것보다는 좀 머줍다 싶어도 틀림없는 것이 좋겠지요. 어제는 여름과 같은 날씨였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침부터 달리기 하랴 공차랴 땀을 흘린 사내 아이들한테서 땀 냄새가 나는 걸 봐도 여름이 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침과 저녁 나절에는 짧은 팔만으로는 서늘하게 느껴지는 요즘 고뿔에 걸린 사람들이 생각 밖으로 많습니다. 덥다고 차가운 것만 찾는 것도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잘 챙겨 먹어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리 하고 싶지 않는 공부인데 더워서 못하겠다는 말을 자주 듣지 싶습니다. 얼른 해치우고 놀고 싶은 그 마음을 어찌 모르겠습니까마는 서두르다 틀리는 것보다는 좀 머줍다 싶어도 틀림없이 하는 것이 좋겠지요. 아이들만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른들도 서두르다 일을 그르칠 때가 많습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챙김으로써 없애거나 줄일 수 있으니 마음을 써야 할 것입니다. 우리 어른들 스스로 깨닫지 못한 채 아이들에게 얼른 하라.는 말을 달고 있지 않은지 모두가 돌아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먀얄먀얄 [뜻] 됨됨이나 품(성질이나 태도)가 쌀쌀하고 뻣뻣한 모양 [보기월] 좋으면서도 그렇게 서로 먀얄먀얄 대하는 것은 왜일까요? 어제 새벽 토닥토닥 톡톡톡 내리는 빗소리를 자장노래 삼아 잠이 들면서 참 기분이 좋았었는데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빗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조금 서운했습니다. 어릴 때 따스한 온돌방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누워 있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가 또 그 빗소리에 잠을 깨곤하던 때가 생각나서 말이지요. 참 좋았던 그 때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 맛을 똑같이 느낄 수도 없지만 그런 맛을 잊지 않고 살 수 있어 좋습니다. 엊그제 갈모임 뒷풀이에서 어떤 분이 바쁘기만 하고 사는 재미가 없다고 푸념을 하니까 가르치는 일을 마치신 한 선생님께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도 있지만 매인 일이 있을 때가 좋으니 그런 말씀은 마시라."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허투루 보내는 오늘이 어제 삶을 다한 사람들이 그토록 살았으면 했던 값진 하루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아이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그리고 배우고 익히는 데도 그리 마음을 쓰지 않습니다. 배움 때새(공부 시간)에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맹문 [뜻] 1)일의 옳고 그름이나 일이 되어가는 길(과정) [보기월] 어찌된 일인지 맹문도 들어 보지 못하고 제가 일을 맡았던 것이지요. 날이 어찌나 잘 가는지 쏜살같이 간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듯도 합니다. 일을 하는 날이나 일을 하지 않는 날이나 얼른 가는 것은 마찬가집니다. 지난 이레는 여러 날을 이어서 쉬고 와서 이레끝이 더 얼른 온 듯이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엿날(토요일)에는 배움자리가 있었는데 배움자리를 마치지도 않고 갈모임(학회) 일을 보러 가느라 몸과 마음이 다 바빴습니다. 여느 때라면 두루빛(총무)님이 일을 맡아 보는데 어찌된 일인지 맹문도 들어 보지 못하고 제가 일을 맡았던 것이지요. 몸이 안 좋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까닭을 잘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서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모임에 앞서 챙겨야 할 일들이 있었는데 다 된 줄 알고 갔더니 채비가 안 되어 모임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한 것도 있어서 어르신들께 꾸중을 듣기도 했습니다. 모임을 만들고 꾸려 오신 분들이 하신 말씀이라 귀 기울여 듣고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다음 모임 때는 더 잘하겠다는 말씀까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맷맷하다 [뜻] 생김새가 거친 데가 없이 매끈하게 곧고 길다. [보기월] 맷맷하게 자란 걸로 봐서는 심은 지가 좀 된 모양이었습니다. 햇살은 여름 못지 않은데 부는 바람은 서늘한 하루였습니다. 어제 새벽에 잠깐 비가 내려 날씨도 흐린데 바람까지 불어서 옷을 좀 나은 걸 입었더니 낮에는 더웠습니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잘 움직이지도 않고 몸을 못 챙기니 날로 뱃살이 늘어나는 듯합니다. 마침 낮이 점점 길어지고 있으니 몸을 좀 챙기라는 둘레 사람들의 말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뒷메에 갔습니다. 여러 달만에 갔는데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가지만 앙상해서 무슨 나무인지도 몰랐던 나무에 빨간 벚찌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고, 길가에는 어린 벗나무를 나란히 줄을 맞춰 심어 놓았더라구요. 언제 심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맷맷하게 자란 걸로 봐서는 심은 지가 좀 된 모양이었습니다. 하얀 아카시아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얼마 가지 않아서 땀이 나서 윗도리를 벗고 올랐습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서 기분 좋게 땀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오늘 토박이말] 맵짜다 [뜻] 됨됨이가 야무지고 옹골차다 [보기월] 많은 아이들 가운데 저런 맵짠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웃을 일도 있는 거지. 여러 날을 쉬었다 와서 그런지 몰라도 아이들이 붕붕 떠다닌다는 느낌을 저만 가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른들도 쉬었다가 일을 하려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이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해가 반짝 나는 것을 보고 지난 이레 하기로 했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못했던 것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채비를 해 놓고 아이들한테 가서 살피고 잴 것을 알려주면서도 어떻게 잘 될까 걱정이 된 것도 참일입니다. 하지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뛰어나와 재고 쓰는 아이들이 있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이런 맛도 있어야 살지', '많은 아이들 가운데 저런 맵짠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웃을 일도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그런 좋은 기분도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뒤에 가 본 아이들이 뭐가 부서졌다는 말을 하고, 그 뒤에는 아예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는 제 가슴을 쳤습니다. 아이들을 찰떡같이 믿은 저, 좀 더 꼼꼼하지 못한 저를 탓하면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