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맨드리 [뜻] 옷을 입고 매만진 맵시 [보기월] 맨드리가 있게 입고 나서지 못한 채 보낸 날들이 적잖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갈맷빛이 짙어가고 푸르름으로 빛나는 요즘 그렇지만은 못한 일들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입니다. 푸른 하늘과 푸른 벌판을 마음껏 날고 달려야 할 새들과 냇물처럼 지내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그러라 하지 못하고 차분하게 보낸 날들이 아이들은 낯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들과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가족들에게 아름답지 않은 날들인 것만은 참일입니다. 맨드리가 있게 입고 나서지 못한 채 보낸 날들이 적잖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저마다 다른 일들로 채우며 지냈을 날들. 그렇게 지내며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지요.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으며 살라고 하는데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깊은 속 마음까지 다 들켜버린 듯한 느낌에 부끄럽기만 하다며 눈물 짓는 모든 분들이 더욱 힘을 냈으며 좋겠습니다. 우리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맥맥하다 [뜻] 기운이 막혀 갑갑하다 [보기월] 1)요즘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맥맥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내민 해가 데운 땅에서 올라온 더운 기운에 덥다고 손부채질을 하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덥게 느껴졌습니다. 솔꽃가루비를 맞은 수레는 노랗게 칠을 한 듯했지만 물기가 날아가자 바람에 쉬이 날려가기도 합니다. 꽃가루에 재채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덥다며 짧은 옷에 맨발로 끌신을 신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눈에 띄게 짧아진 봄이 여름과 더욱 가까워지는 한 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땀 많은 저도 벌써 짧은 옷을 입고 다닌답니다. 온나라를 슬픔으로 몰아 넣은 궂은 일을 겪은 뒤 듣보는 여러 가지 일들이 걱정에 또 걱정을 낳고 있습니다. 나라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맥맥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나라를 등지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도 으뜸인 나라였다고 하니 더더욱 아이들 볼 낯이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 주는 것이 종요로운 일인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다 알 것입니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매잡이 [뜻] 일을 맺어 마무르는 일 [보기월] 하던 일을 매잡이도 못하고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어제 아침 살짝 구름 사이로 보이던 해가 구름 뒤에 숨은 뒤로 해를 보기 어려웠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설 무렵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지요. 사흘 동안 이어진 궂은 날씨 탓인지 자꾸 하품과 졸음이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땀이 나도록 움직인 탓인지 날씨 아니면 가라앉은 기분 탓인지 모르지만 집에 돌아와 겨우 아이들 저녁 밥을 챙겨 주고는 하던 일을 매잡이도 못하고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보내줘야 할 것도 있었고 올려 마름(결재) 받을 것도 있었는데 마음과 달리 몸은 일찍 자라고 하더군요. 웃을 일도 드물지만 웃을 수도 없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슬픔에 빠져 지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쁨은 보태고 슬픔은 나누라고 했는데 커다란 슬픔을 겪는 분들께 해 드릴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살아 있는 게 미안하다던 분들 이야기를 들었던게 엊그제인데 주검이라도 찾은 게 미안하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슬픔과 아픔에 빠져 있는 분들을 다시 아프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더 안타깝기만 합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매대기 [뜻] 반죽이나 진흙 따위를 아무 데나 함부로 바름 = 매닥질 [보기월] 우리 배곳 마당은 만든 잔디가 덮혀 있어서 매대기를 칠 일은 없습니다. 하늘도 슬퍼서 실컷 울었나 봅니다. 어제 밤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해가 보입니다. 여전히 찾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기별에 마음속 구름은 쉬이 걷히지 않을 듯 합니다. 어제 아침 비를 맞으며 공을 차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답다는 생각과 함께 저 아이들을 잘 지키려면, 아이들이 마음껏 놀며 자랄 수 있도록 해 주려면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를 돌아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노는 게 좋아서 마냥 뛰어 놀았거든요. 진흙탕이 된 마당에서 공을 차다가 옷을 온통 흙으로 대매기를 치곤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배곳 마당은 만든 잔디가 덮혀 있어서 매대기를 칠 일은 없습니다. 이걸 두고 좋다고 해야 할 지 안 좋다고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어느덧 이 달의 마지막 날입니다. 떠올랐던 해가 어김없이 지고나면 새로운 한 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날과 같이 챙기고 마음 써야 할 날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비가 좀 길게 옵니다. 어디에서는 봄가뭄에 불이 잦아 걱정을 했다는데 이참에 내린 비에 가뭄 걱정은 가셨을 것입니다. 온 데 날리던 솔꽃가루도 깨끗이 씻겨서 한결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되겠지요. 이레끝에 몸을 움직이고 푹 쉬지 못해서 그런지 어제는 아침부터 몸이 무거웠습니다. 일을 마치고 이어진 배움자리 때는 졸리는 걸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슬기틀(컴퓨터) 없이는 가르치고 배우는 일도 할 수 없게 된 요즘 매나니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옛날에는 연장없이 할 수 있는 일도 많았고, 맨손으로 하던 놀이도 많았는데 요즘은 참 보기가 어렵습니다. 손가락도 쓰고 팔, 다리 할 것없이 온몸으로 일하고 놀던 것을 잊고 살면서 몸이 더 여려지고 아픈 데가 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빨리 걷는 것도 좋고 뼈마디와 힘살을 펴고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몸을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그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비가 그치면 가볍게 걷고 달리는 것부터 해 봐야겠습니다. '매나니'는 '아무런 건건이(반찬) 없이 먹는 맨밥'을 뜻하기도 합니다. 아래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매끼 [뜻] 곡식 단이나 섬을 묶을 때 쓰는 새끼나 끈 [보기월] 나물 묶을 매끼 하나 찾아 오너라. 하늘에서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바람까지 부네요. 그저 안타까운 사람들 마음을 담은 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가라앉는 무거운 아침입니다. 어제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를 뵙고 온 날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나라에는 아픔도 없고 좋은 일, 웃을 일만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한쪽에서는 어머니께 드릴 먹거리를 장만하고 또 한쪽에서는 집 앞 텃밭에 있는 취나물이며 방아, 엄나무 어린 잎들을 따서 가렸습니다. 아버지께서 보름 넘게 집을 비운 탓에 올 봄들어 처음 거둔 봄 푸성귀들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저녁 밥상에 올라온 싱싱한 잎들이 더 입맛을 돋우어 주었습니다. 오랜 만에 집에 오신 아버지께서도 기분이 한결 나아지신 듯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시며 여러 가지 손 볼 것들을 손보셨습니다. 한 가득 거둔 나물을 몫몫이 나누어 담으시고 나물 묶을 매끼하나 찾아 오너라.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는 사이 제가 얼른 가서 찾아다 드렸지요. 아이들은 처음 듣는 '매끼'라는 말을 못 알아들었던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매고르다 [뜻] 크기나 모양이 모두 비슷하거나 가지런하다. [보기월] 꽃동이(화분)에 있는 매고른 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얄궂은 일로 서두르게 되더니 끝내 궂은 기별을 듣게 되더라구요. 몸과 마음이 다 무거운 날이었습니다. 뫼를 올려다 봐도 그렇고 먼 바다를 내다 봐도 답답한 마음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배곳 들머리에 있는 꽃동이(화분)에 있는 매고른 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랑, 파랑, 빨강 빛깔에 따라 심어 놓아서 더 예뻐 보였습니다. 날마다 나들면서도 눈에 띄지 않던 꽃이 보인 것은 꽃을 보고 기분을 바꾸라는 뜻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꽃동이마다 눈길을 주면서 꽃들과 인사를 하고 나니 기분은 좀 나아졌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를 뼈져리게 느낀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말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찌 그리 잘도 맞는 말이 있는 것인지 놀랍기도 합니다. 삶이나 일의 걸림돌을 언제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참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알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을 때 답답한 마음은 이루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매개 [뜻] 일이 되어 가는 형편 [보기월] 매개를 보니 앞으로 일이 더 잘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알찬 이야기꽃을 피우고 왔습니다. 일이 하나씩 차근차근 되어가는 데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리를 함께해 주신 분들을 봐도 그렇고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이 늘어가는 매개를 보니 앞으로 일이 더 잘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토박이말을 더 잘 배우고 익혀서 부려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하려면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토박이말을 맛보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수라는 데 생각을 같이 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배움이들에게 가까이 갈 수를 이것저것 찾아야 하는데 여러분들의 슬기를 좀 모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매개'라는 한자말이 널리 알려져 있다보니 이와 같은 뜻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제부터 이런저런 일을 하실 때 매개를 봐 가며 하시는 분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일이 더욱 잘 거라 믿습니다. 아래와 같이 쓰인 보기가 있습니다. - 일의 매개가 어떤지 궁금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차차 일의 매개를 보아 가면서 추진합시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매 [뜻] 여느 만큼보다 훨씬 더(보통보다 심하게) [보기월] 저는 쌀은 매 씻지 않고 살랑살랑 씻는답니다. 밝날(일요일) 멀리 다녀온 탓인지 어제는 몸이 더 매시근했습니다. 쉴 겨를도 없이 어제는 창원을 다녀와서 더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힘이 들면 몸이 먼저 알려주니 몸이 여려졌다고 아쉬워 할 게 아니라 그나마 몸을 챙기며 살 수 있는 것에 고마워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곳곳에 솔꽃가루가 노랗게 내려 앉아 있습니다. 많은 수레와 골마루를 보며 그걸 다 들이 마시고도 잘 견디는 우리 몸이 대단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자마자 슬기틀을 손볼려고 갖다주고 와서 저녁을 챙겨 먹고나니 아홉 때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돈을 보낼 곳이 있어 돈을 보내고 보니 남는 게 얼마 없었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새로 밥을 했습니다. 저는 쌀을 매 씻지 않고 살랑살랑 씻는답니다. 따지고 보면 그리 더럽지도 않을 뿐더러 매 씻어버리면 몸에 좋은 것들이 다 씻겨나가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손을 매 씻어라.라고 했더니 '매'는 사투리니까 '깨끗이' 라는 말을 써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왜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오늘 토박이말] 맞잡이 [뜻]서로 비슷한 셈, 무게, 부피 또는 서로 힘이 비슷한 사람 [보기월] 우리 배움이들이 토박이말 갈친이들 맞잡이가 될 날이 얼른 오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참 슬프게도 좋았습니다. 온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모르는 듯한 날씨 속에 소리없는 눈물로 하늘을 가리고 끓는 마음으로 바닷 물결을 잠재우고자 한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헝클어지고 뒤엉킨 실타래와 같은 일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쏟아지는 이야기들 속에서 서로 믿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서로 생각해 주지 않아서 남기는 커나큰 생채기들을 보았습니다. 참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어려움과 아픔을 겪는 그 많은 분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하지만 제가 서 있는 이곳에서 저를 다시 돌아보고 제가 맡은 일, 제가 해야 할 구실을 다하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으며 아이들에게 다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해 봅니다. 일이 끝나자마자 이어진 배움자리에서 새로운 알거리로 앎의 배를 채우고, 앞서 잡혀있던 모임을 하러 갔습니다. 좀 더 자주 만나고 더 많이 배우고 익혀서 더 잘 가르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