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눌러듣다 [뜻]작은 잘못을 탓하지 않고 너그럽게 듣다[보기월]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눌러들을 수 있도록 마음을 넓게 먹어야겠습니다. 코 안에 났던 뾰루지가 곪아 밖으로 터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구멍이 난 거죠. 많이 아프더니 이렇게 곪아 터지고야 낫는가 봅니다. 곪으면 아프기도 하고 누런 게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곪지 않는 게 좋다고 하지만 몸은 좋지 않은 것을 이렇게 스스로 맑힙니다. 스스로 낫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아이들도 그렇지 않을까요? 아이들의 배움을 도우면서 제가 오히려 배우고 깨달을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함부로 또는 생각없이 말하고 움직인다고 어른들은 나무라고 꾸짖습니다. 하지만 이모저모 따지고 생각해서 말을 하고 움직이면 아이가 아닙니다. 어른들도 그렇게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말을 어른들이 눌러듣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큰 잘못은 꾸짖기도 하고 나무라고 타일러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잘못은 너그럽게 봐 줄 수 있어야 어른이 아닐까요?그래서 저는 눈높이를 아이들과 맞추려고 힘을 쓰고 있습니다. 늘 그렇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가끔은 욱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음 [오늘 토박이말] 눈비음 [뜻]남의 눈에 들려고 겉으로만 꾸미는 일[보기월]눈비음으로 일하는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어제는 옷을 잘 챙겨 입어서 그런지 그제보다는 추위를 덜 느낀 하루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마당에서 공을 차다 온 아이들은 옷을 벗어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와서는 문을 열더군요. 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차가웠지만 여럿이 덥다는 데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 배곳 여기저기서 일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방을 새로 만드는 일, 마당을 고치는 일도 있고, 바깥에 물감을 칠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을 보면서 삶터가 배움터란 말이 생각났습니다. 배움과 가르침이 어우러지는 곳에서 일을 하는 분들이 좋은 걸 가르쳐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배움을 돕느라 한창일 때 창밖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물감칠을 하는 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얼굴이며 옷에 물감이 묻은 아저씨는 물감을 칠하는 일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어 안의 모습을 보지 않는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그렇게 일하기 어려운 곳, 남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곳을 꼼꼼히 가시고(청소하고) 물감을 칠하는 걸 보면서 일꾼으로서 일하는 품(태도)을 배울 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놉 [뜻]하루하루 품삯과 먹거리를 받고 일을 하는 품팔이 일꾼. 또는 그 일꾼을 부리는 일[보기월]일들을 제대로 하려면 놉을 사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어제는 날이 풀릴 거라는 기별을 듣고 가볍다 싶게 입고 나갔다가 추위에 조금 떨었습니다. 안에서야 어떻게든 견딜 수 있는데 밖에서는 발도 시렵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좀 챙겨 입고 와서 훨씬 낫습니다. 둘레에 고뿔 든 사람들이 있지요? 해끝에 이어지는 모임에 자칫 몸도 마음도 풀어지다보면 덧이 나기 쉽습니다. 저도 잘 안 되지만 저마다 힘에 맞춰 잘 하시기 바랍니다.한 사흘 조금 다른 삶을 살아서 그런지 몸이 좀 놀랐나 봅니다. 해야 할 일이 늘다보니 잠을 줄이게 되고 잠을 푹 못잔 탓인지 코와 입 안에 뾰루지가 돋아 아픕니다. 이렇게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요즘 동무들과 주받는 인사가 몸 챙기며 살자입니다. 더 나이 드신 분들이 보시기에 우습게 보일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여러분도 하시는 일과 함께 몸 꼭 챙기며 사시기 바랍니다. 하나 둘 늘어난 일과 하던 일들을 제대로 하려면 놉을 사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노느매기 [뜻]여러 몫으로 갈라 나누는 일. 또는 그렇게 나눈 몫.[보기월]무슨 일이든 여럿이 노느매기를 해서 하면 수월합니다. 어제는 털옷을 안 입을 걸 그랬다 싶을 만큼 포근했습니다. 얼마나 갈 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몸 생각만 하고 챙기다가 일을 하다보니 챙겨 먹을 때를 놓치기도 하고 건너뛰게도 됩니다. 안 하던 말도 많이 하니 마뜩잖습니다. 하지만 곧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또 몸은 이렇게 사는 데 맞춰 갈 테지요. 그동안 안 챙긴 일들도 어느새 고개를 내밀고 챙겨 달라고 합니다. 무슨 일이든 여럿이 노느매기를 해서 하면 수월합니다. 하지만 같이 할 사람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혼자 해야지요. 하나씩 천천히 챙길 일입니다. '나누매기', '나누메기'로 쓰기도 하는데 '노느매기'가 널리 쓰여 '대중말(표준어)'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말밑(어원)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지요. 될 수 있으면 낱말을 풀어서 그 뜻을 알아차릴 수 있으면 배워 쓰기에 좋지 않을까요? 저는 이 말이 '나누다' + '매다'에서 '나누매기'가 된 것으로 풀이를 하고 싶습니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너름새 [뜻] 너그럽고 시원스럽게 말로 떠벌려서 일이 잘 되도록 하는 솜씨[보기월] 저도 너름새가 있었으면 함께할 분들이 좀 많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아침까지 푸른 하늘이 조금 보였는데 이제 아주 구름을 덮고 곧 뭔가를 뿌릴 듯 합니다. 벌써 눈이 오는 곳도 있고 곳에 따라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저 보고 즐거워할 만큼만 내리면 좋겠는데 이런 제 마음을 하늘님이 알아주실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올린 제 글을 보고 아는 분이 걱정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날마다 글을 쓰려면 적지 않은 힘이 들텐데 들이는 힘에 비추어 그리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이더라는 말씀과 함께 좀 다른 수를 찾아 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참일 그렇긴 합니다. 제 글을 보시는 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좋다고 해 주시는 분이나 다른 분과 나누어 주시는 분은 손가락으로 꼽아도 남으니 말입니다. 그 분도 저를 생각해서 해 주신 말씀이라 고마웠지만, 한 분이라도 제 글을 읽고 좋아하시는 분이 있다면 제가 들인 힘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냅뜨다 [뜻]1)일에 기운차게 앞질러 나서다 2)아무 관계도 없는 일에 불쑥 끼어들거나 나서다[보기월]1)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에 냅뜨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아이들이 어른들 일에 냅뜨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제보다 더 춥지요? 뒤쪽에서 얼음바람이 불어 내려와서 그렇다고 합니다. 저녁부터 비가 내리다가 눈으로 바뀌는 곳이 있을 거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첫눈을 보고 좋아라 한 분들이 많았는데 올 겨울 눈 구경을 지겹도록 할 분들도 있을 거라고 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눈이 그렇게 자주 오지 않아서 그런지 언제나 눈은 반갑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으십니다. 눈이 내리면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며 노는 아이들만 좋은 게 아니라 온 누리가 하얗게 바뀌는 게 참 좋습니다. 내린 뒤 미끄럽거나 질퍽거리는 길, 쌓인 눈을 치워야 하는 일 때문에 싫은 분들도 많지만 말입니다. 뭐든 지나치지 않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할 때는 생각이 달라지겠지요? 눈이 내려 쌓이면 그 눈을 치우는 일에 냅뜨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냅뜨는 분이 있기 때문에 둘레에서 너도나도 눈 치우기에 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날파람 [뜻] 1)빠르게 날아가는 결(스슬)에 일어나는 바람 2)바람이 일 만큼 날쌘 움직임이나 오를 만큼 오른 기세를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1)늦은 듯한 한 아이가 뛰어가면서 일으킨 날파람에 나뭇잎이 날리는 걸 보며 아침 구경을 마쳤습니다. 2)키도 크고 날파람 있게 생긴 그 사람을 사람들은 좋아했다. 어제 날이 저물무렵부터 내린 비가 밤새 왔습니다. 위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하던데 제가 있는 곳은 그리 세게 불지는 않습니다. 바람에 온갖 것들이 날려 엉망이 된 모습도 보이고 길을 가던 사람들의 비받이가 뒤집어지지는 것도 봤습니다.비와 함께 얼마 남지 않았던 나뭇잎들이 떨어져 땅을 덮고 앙상한 가지는 바람을 가르고 서 있습니다. 그 모습이 살갗으로 바람을 맞는 저보다 더 추워 보입니다. 늦은 듯한 한 아이가 뛰어가면서 일으킨 날파람에 나뭇잎이 날리는 걸 보며 아침 구경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비와 바람이 겨울을 우리 곁으로 더욱 가까이 데려 오고야 말았습니다. '날파람'은 '빠르게 날아가는 결(스슬)에 일어나는 바람'을 뜻하기도 하고 '바람이 일 만큼 날쌘 움직임이나 오를 만큼 오른 기세를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나이배기 [뜻]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보기월]나이배기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쁠 사람이 있을까요? 날씨가 많이 풀렸지요? 바람만 불지 않아도 훨씬 따뜻하게 느껴져 좋습니다. 오늘이 벌써 작은눈이 내린다는 소설입니다. 엊그제 첫눈 구경을 하신 분들은 제대로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네 철의 끝자락인 겨울에는 뭐니뭐니해도 눈이 와야 겨울답게 느껴집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철이지요.사람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달라지는 것 가운데 하나가 머리카락 빛깔입니다.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달라지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흰머리가 난 사람을 보고 머리에 눈이 내렸다고도 하지요.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 사람도 머리가 희면 나이가 많아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검으면 나이배기라는 말을 들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나이배기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쁠 사람이 있을까요? 저도 몇 해 앞까지만 해도 살결이 희고 탱탱해서 나이보다 젊게 봐 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몇 해 사이에 확 달라져 버렸습니다. 무엇보다 흰머리가 늘어서 더 그렇고 얼굴에 주름도 한 몫을 하지 싶습니다. 뭐가 모자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꾸미 [뜻]국이나 찌개에 넣는 고기붙이=고기꾸미[보기월]국에도돼지든 소든 꾸미가 없으면 국으로 쳐 주지도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지리산에 2M가 넘게 쌓인 곳이 있을 만큼 많은 눈이 왔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이맘때 이리 많은 눈이 온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제 아쉽지만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온몸으로 맞아야 할 듯합니다. 짧지 않은 겨울을 나려면 먹는 것도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겨울잠을 자는 곰도 아니고 좋은 걸 먹어 두어서 될 일도 아니니 말입니다. 과일도 많이 먹으면 좋다고 하고, 알맞게 기름도 좀 채우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아니 잘 먹고 덜 움직이면 절로 살갗 아래 기름이 차게 되는 건가요?그럼 겨울 채비는 따로 할 것도 없을 지 모르겠네요. 우리 집 남의 집 할 것 없이 요즘 고기를 참 많이 먹습니다. 몸을 튼튼하게 하려면 먹는 게 좋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말입니다. 국에도 돼지든 소든 꾸미가 없으면 국으로 쳐 주지도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게 잘 먹고 움직이지 않으니 배에 기름이 차는 사람이 많은 거겠지요? 먹거리 말고도 챙겨야 할 것이 따뜻한 옷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꽃일다 [뜻]한창 좋아진 게(순화한 현상이) 나타나 보이다.[보기월]온나라 사람들의 말글살이에 토박이말이 꽃일고 있다는 기별을 듣는 날을 꿈꾸며 삽니다. 어제보다 춥다고 하지요? 밖에 계신 분들이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곳곳에서 첫눈이 왔다는 기별과 함께 찍그림들을 보여 줘서 저도 첫눈 구경을 하긴 했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는 바람과 함께 여우비만 한 줄기 내리고 말았답니다. 꼬까잎(단풍잎) 위에 하얗게 내린 눈을 보며 조금 서둘러 왔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네 철이 뚜렷하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자랑인데 시나브로 짧아진 봄, 가을을 깨단하게 해 준 눈이 아닌가 싶습니다. 털옷을 입거나, 잔뜩 몸을 움츠리고 걷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가을이 아닌 겨울을 느낍니다. 이렇게 사나흘 추위가 이어지다 풀어질 거라고 하니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이런 날씨를 보며 우리 말글살이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 둘레 곳곳의 말글살이를 보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말글살이는 겨울만 이어진지가 언제부터인지도 알 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또는 말과 글의 종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