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6월 24일(목) <답사 참가자> 이상훈 박인기 우명길 이규석 원영환 최돈형 홍종배, 모두 7명 <답사기 작성일> 2021년 7월 6일(화) 이날 걸은 평창강 따라 걷기 제9구간은 영월군 한반도면 광전리 소오목2교에서 한반도면 광전리 한아름민박집 앞 평창강가에 이르는 9km 거리이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한반도면의 일기예보를 확인하여 답사팀 카톡방에 올렸다. 그런데 석영은 답사 참가를 뒤늦게 결정하는 바람에 제시간에 출발하는 기차표는 매진되고 1시간 먼저 출발하는 기차표를 겨우 구했다고 한다. 그는 오전 8시 40분에 평창역에 도착하였다. 그는 국문과 교수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감성이 매우 풍부한 친구다. 그는 아침 9시 20분에 답사팀 카톡방에 “오늘 행로에 전경으로 드리우는 한시 한 편입니다”라고 서문을 달아 다음과 같은 시를 올렸다. 雨餘庭院靜如掃 風過軒窓凉似秋 우여정원정여소 풍과헌창량사추 山色溪聲又松籟 有何塵事到心頭 산색계성우송뢰 유하진사도심두 비 갠 뒤 정원은 비질한 듯 고요하고 들창에 바람 들자 가을인 양 서늘하다. 산빛과 냇물 소리 솔가지 퉁소 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조선일보 2021년 12월 6일 자 인터넷판에 매우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올랐다. 제목: 그린피스 창립자 ”한국 탈원전은 폰지 사기극“ ”‘태양광이나 풍력만으로 에너지 전환을 할 수 있다고 세뇌하고, 친환경이라는 구실로 국민에게 값비싼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주식시장으로 치면 ‘폰지 사기’와 같습니다.‘ 세계적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 창립자 중 한 명인 패트릭 무어(74) 박사는 최근 본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탈원전 정책에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폰지 사기는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된 말로, 이윤 창출 없이 신규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다.“ 이 기사가 나왔을 때는 12월 초로서 양당의 대선 후보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와중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선언한 탈원전 정책이 시험대에 올라와 있었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조선일보 기사는 야당 후보의 탈원전 포기 정책을 지원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과거에 견줘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은곡은 어디서나 막걸리를 즐겨 마신다. 술이 들어가자 기분이 좋아진 은곡은 주인장에게 허락을 받고서 판소리 춘향전의 한 토막을 무반주로 구성지게 하였다. 나는 단골메뉴인 사철가를 했는데, 은곡이 추임새를 적절하게 넣어주어서 소리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우리는 1시 45분에 식당을 출발하였다. 82번 도로를 따라 조금 가자 왼쪽으로 강 따라가는 좁은 길이 나타난다. 이 길은 도로표지판에 장충동길이라고 쓰여 있다. 영월군청 누리집에서는 장충동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장충동(長忠洞)은 영월군 서면 광전리 매운(梅雲)과 평창강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마을로서, 충주 지(池)씨가 개척한 지씨 집성촌이다. 원래 주녹골(朱帥谷)이라고 불렀는데 주녹골의 유래는 마을 뒷산에 예부터 노루와 사슴이 많았으므로 '주녹골'이라 하였다. 지계최(池繼崔) 장군이 병자호란 때 나라에 큰 공을 세웠으므로 '장충동(長忠洞)'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평창강 따라 나 있는 장충동길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다. 넓이는 차가 한 대 지나갈 정도인데, 중간중간에 교차를 할 수 있도록 조금 넓은 지점을 만들어놓았다. 장충동길로 들어서자 바로 장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산에는 녹음이 우거졌다. 봄꽃은 다 졌고, 이제는 여름꽃이 많이 보인다. 흰꽃으로는 데이지(정확한 이름은 샤스타 데이지)가 많이 보이고, 노란꽃으로는 금계국이 곳곳에서 보인다. 군데군데 노란 애기똥풀도 보이고. 강에는 다슬기를 잡는 사람과 낚시하는 사람이 보인다. 물고기를 잡아먹는 백로와 가마우지도 보인다. 감자밭에서는 하얀 감자꽃이 벌써 피었다. 옥수수밭에서는 옥수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세상 만물은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면서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82번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자 판운교가 나타났다. 판운교를 지나 이제는 강을 왼쪽에 두고 계속 걸었다. 조금 더 걸어가자 오른쪽에 영월화석박물관이 나타났다. 답사팀의 일원인 석주는 전공이 지구과학이다. 나는 박물관에 도착하기 전에 석주에게 박물관에 가면 화석에 대한 설명을 좀 해달라고 미리 부탁을 해두었다. 그런데 12시에 박물관에 도착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휴관 중이다. 좋은 기회인데, 아쉬웠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월군에는 박물관이 많다. 《영월군지》를 읽어보니, 영월군에서는 2005년부터 ‘박물관 고을사업 육성’을 시작하였다. 그 결과 2005년에 8개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 2021년 10월 19일 환경운동연합에서는 <녹조라떼로 키운 채소에서 발암물질 남세균 독소 검출>이라는 제목으로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같은 날 탐사 보도 전문 매체인 뉴스타파에서는 환경운동연합의 발표를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dAf3GnHb3r8)로 보도하였다. 보도 자료의 내용은 필자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의 보도는 낙동강 녹조 물로 키운 상추잎에서 남세균 (Cyanobacteria)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 9 마이크로그램(µg/kg) 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나라 밖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의 농작물 축적 사례는 여럿 보고됐으나, 국내 검출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 부경대의 이승준 교수와 이상길 교수팀이 수행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성인이 낙동강 물로 재배한 상추잎 6장만 먹어도 마이크로시스틴의 WHO 기준치를 초과한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에서는 ‘녹조라떼’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대규모 녹조 창궐이 해마다 발생한다. 낙동강은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에 사는 1,000만 국민의 생활용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짜> 2021년 6월 8일(화) <답사 참가자> 이상훈 우명길 이규석 원영환 홍종배 최돈형 모두 6명 <답사기 작성일> 2021년 6월 19일(토) 이날 걸은 평창강 따라 걷기 제8구간은 평창읍 대하리 연화사 입구에서 출발하여 영월군 한반도면 광전리 소오목2교에 이르는 11km 거리다. 영월군의 위치는 아래 영월군 위치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월군은 2개 읍 7개 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3을 보면 평창강은 영월군의 주천면, 한반도면, 남면, 그리고 영월읍을 지난다. 평창강은 제8구간부터는 영월군 지역을 흐른다. 평창강은 구불구불 남쪽으로 흐르다가 한반도지형 부근에서 주천강을 받아들인다. 평창강과 주천강이 합류하는 지점부터 영월읍 남쪽에서 동강(東江)과 만나는 지점까지의 구간을 영월 사람들은 서강(西江)이라고 부른다. 영월의 서쪽에 있는 강이라는 뜻일 것이다. 지금까지 평창강을 따라 걸으면서 실감한 것은 산과 산 사이로 강물이 흐른다는 사실이다. 평창강이 시작되는 백옥포리에서 영월 남쪽 평창강의 끝까지 직선거리는 60km지만 길이는 220km나 되니 얼마나 강이 돌고 돌아 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강을 오른쪽에 두고 걷다 보니 북쪽으로 멀리 성필립보 생태마을이 보인다. 강가의 아카시아나무에서는 이제 막 아까시 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이 부근의 평창강 경치도 매우 아름다웠다. 도돈리 구역도를 보면 북쪽으로 평창강이 반도 모양의 땅을 휘돌아 흘러간다. 아마도 이 부분이 옥녀봉에서 바라보면 한반도 지형처럼 보일 것이다. 내가 사전 답사할 때 차를 타고 들어가 살펴보니 한반도 지형은 둑길이 중간에 끊겨 있다. 한반도 지형의 중간까지만 들어갔다가 둑길 따라 나오는 코스를 차로 미리 답사해 두었다. 82번 도로를 따라가다가 오른쪽 숲으로 나 있는 좁은 산길로 접어들었다. 한적한 숲길을 따라 들어가니 외딴집이 나타난다. 저런 집에 살면 외롭지 않을까? 숲길에 이어서 평창강 둑길이 나타난다. 길은 좁고, 조용하고, 고즈넉하다. 봄이 한창이어서 사방이 녹색이다. 소곤소곤 소리 내며 흐르는 강 너머로는 녹색의 산이 가까이 보인다. 이 시기에 이처럼 아름다운 길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걷는다는 것은 작은 기쁨이자 커다란 축복이다. 흙길 구간이 끝나면서 다시 82번 길로 돌아왔다. 길 따라 내려가자 대상마을 표시석이 왼쪽에 나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김삿갓 시비를 떠나 강 따라 조금 더 가자 작은 언덕이 나타났다. 이정표가 보인다. 언덕은 흙계단을 만들어 놓았지만, 경사가 급했다. 이어서 한적한 숲길이 나타난다. 숲에서 뻐꾸기 소리가 들려왔다. 4박자 울음이 독특한 검은등뻐꾸기 소리였다. 속칭으로는 ‘홀딱새’라고 부른다. 숲속에서 새 소리를 잘 들어보면 ‘홀-딱-벗-고, 홀-딱-벗-고’라고 들린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검은등뻐꾸기는 철새다. 중부지방에서는 5월에 잠간 머물다가 날아가 버린다. 아래 인터넷 주소에서 홀딱새의 울음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검은등뻐꾸기(홀딱새) 울음소리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GvPjhUqxhXM 산길을 따라 조금 가자 왼편에 쉼터가 나타나고 그 옆에 안내판이 하나 서 있다. 강 건너편 마을이 마지리다. 안내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지리는 읍의 남부 동남쪽에 위치하며, 본래부터 龍(용)물이에서 말(馬)이 났다고 하여 마지리(馬池里)라 불려졌다고 전하여 온다. 연대는 미상이나 마지마을이 생길 때, 高山골에 나주(羅州) 羅씨가 살았는데 어느 날 어린 아기가 태어났다. 태어난 지 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는 현상을 ‘지구온난화’라고 말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지구상 모든 나라, 모든 인류가 피해를 본다. 그래서 기후위기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전지구적인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탄소중립이 모든 국가의 국정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구온난화 자체가 허구라고 주장한다. 지난 2021년 10월 17일에 서울의 최저 기온이 1.3도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추위는 64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일반인들은 자연스럽게, “지구가 더워진다는데 왜 이렇게 추운가? 지구온난화는 거짓이 아닐까?”라고 의심을 할 만하다. 이러한 의문을 공개적으로 들어낸 인물이 전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이다. 트럼프는 재임시인 2018년 11월 22일 미국 동부의 기록적인 한파 소식을 전하면서 “잔혹하고 매서운 추위가 모든 (한파) 기록을 깰 수 있다”라며 “지구온난화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자 네델란드 기후 전문가 뵐렌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지구온난화)와 날씨(한파)를 혼동했다”하고 지적했다. 영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김삿갓의 이름은 김병연(金炳淵, 1807~1863)으로 호는 난고(蘭皐)다. 김립(笠) 또는 김삿갓은 방랑할 때 쓴 이름이다. 그는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났는데, 평안도 선천의 부사였던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 때에 투항한 죄로 집안이 멸족을 당하였는데 사내종의 도움으로 형 김병하와 함께 황해도 곡산으로 피신하였다. 뒷날 멸족에서 폐족으로 사면되어 형제는 어머니에게로 돌아갔다. 그러나 아버지 김안근은 홧병으로 죽었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폐족자로 멸시받는 것이 싫어서 강원도 영월로 들어가 숨어 살았다. 이 사실을 모르는 김병연은 20살에 혼인하고 그 해 영월 동헌에서 실시한 백일장에서 그의 할아버지 김익순을 조롱하는 시제로 장원을 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내력을 어머니에게서 듣고 충격을 받는다. 그는 22살 때 아들 학균을 낳고 24살 때에 둘째 아들 익균을 낳았지만, 조상을 욕되게 한 죄인이라는 자책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어느 날 그는 처자식을 남겨둔 채 가출한다. 그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는 뜻으로 삿갓을 쓰고 죽장을 짚고 무작정 길을 떠났다. 그는 금강산 유람을 시작으로 곳곳에 있는 서당을 주로 순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