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경자년(庚子年)은 참으로 피곤하기 짝이 없는 한해였다. 쥐띠해가 저물어가는 마당에 쥐가 옮긴 전염병으로 알려진 중세 유럽의 흑사병(페스트)이 떠오른다. 인류 역사상 큰 재앙이었던 흑사병은 1347년부터 1351년 사이, 약 3년 동안 2천만 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냈다. 올해 유행한 ‘코로나19’도 인류를 위협하고 있어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 고통이 끝은 어디인가? 일본도 올 한해 코로나19로 올림픽마저 연기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맞이하는 연말이라 예년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연말 분위기라고 하면 시메카자리(금줄, 注連飾り)를 빼놓을 수 없다. 시메카자리는 연말에 집 대문에 걸어두는 장식으로 짚을 꼬아 만든 줄에 흰 종이를 끼워 만드는데 요즈음은 편의점 따위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이러한 장식은 농사의 신(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인데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으로 신도(神道)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한편으로는 일본의 나라신(國神)인 천조대신(天照大神)과 관련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시메카자리는 전염병 같은 액운을 막아준다는 믿음이 있는 만큼 새해 신축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내년 2021년은 만주 망명 110돌 되는 해다. 1910년 나라가 일제에게 빼앗기자 경북, 특히 안동지역에서는 유교 값어치를 몸소 실천하며 명망 있는 무수한 학자를 배출했던 많은 명문가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하기 위해 대거 만주 지역으로 망명하였다. 1911년 1월 초 무렵 만주로 갔던 고성이씨 문중의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 집안이 대표적이다. 경북 출신들은 주로 서간도 지역에 정착하여 한인 동포사회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독립운동을 위한 인력ㆍ물자공급 기지 건설에 힘썼다. 이러한 독립운동의 길에 앞장선 이들로 이상룡, 일송(一松) 김동삼(金東三) 등이 있다. 이러한 만주 망명과 독립운동 기지 건설 등에 고령으로 동참하여 정신적으로 이들을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가운데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 내앞마을 출신 의성김씨 백하(白下) 김대락(金大洛, 1845~1914) 선생이 있다. 김대락 선생은 본관은 의성, 자는 중언(中彦), 호는 비서(賁西)로 ‘백하’는 그가 만주로 망명한 이후 ‘백두산 기슭에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사용된 별호였다. 그는 명망 있는 가문의 후예로서 전통 유학을 계승한 보수유림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날씨가 추운 요즈음, 구수한 된장찌개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입맛을 돋운다. 된장찌개의 맛은 무엇보다 '맛난 된장'에 있다. 그 된장을 위한 첫 작업이 메주 쑤기다. 예전 같으면 어느집이나 할 것 없이 메주를 쑤어 장 담글 준비를 하는 계절이지만 요즘은 직접 메주를 쑤는 집이 드물다. 특히 도회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포천에 사는 동생이 메주콩을 사서 메주를 쑤었다고 사진을 보내왔다. 통통한 국산콩을 사서 메주콩을 삶아 으깨고 적당한 크기로 메주를 만들어 짚으로 열십자로 묶어 매다는 작업까지 쉬운 일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식구들이 손수 담근 메주로 일년 내내 맛있는 된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즐겁게 메주 만들기를 했다고 한다. 내년에 좀 얻어먹어야 겠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힘겨웠던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는 서서히 저물어 가고 신축년(辛丑年) 소띠 해가 슬슬 다가오고 있다. 소띠 해를 앞두고 일본 기후현 다카야마시(岐阜県 高山市)에서는 이 지역 전통공예품인 ‘황소상’을 만들기 바쁘다. 특히 다카야마에서 만드는 전통공예품을 ‘이치이잇토보리(一位一刀彫)’라고 하는데 여기서 ‘이치이(一位)’란 주목나무를 말하며, ‘잇토보리(一刀彫)’란 나무를 깎아내는 조각법을 말하며 약간 거친 듯이 깎아 질박한 느낌을 주는 조각법을 일컫는다. 주목나무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할 만큼 견고하고 은은한 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죽은 자를 위한 최고급 관의 재료로 쓰이기도 하지만 공예품 재료로도 널리 쓰인다. 주목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붉은빛을 띠어 조각품이 더욱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는데 그래서인지 ‘황소상’에 딱 맞는 재료다. 다카야마시 히다지역(飛騨地域)에서는 1843년에 창업한 츠다조각(津田彫刻)집이 유명한데 이곳은 현재 6대째인 츠다 스케토모(津田亮友, 73) 형제가 목공예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작업할 때에는 40개의 조각칼을 사용해 누워있는 소의 모습이나 서 있는 소의 모습을 조각하는데 크기가 큰 작품은 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박삼득, 이하 보훈처)는 독립운동 관련 사적지(史蹟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독립운동사적지 탐방’ 누리집(https://edu.mpva.go.kr/tambang)을 7일(월)부터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누리집은 ‘역사, 미래의 이정표가 되다’라는 표어로 고난의 역사와 새로운 미래의 의미를 담아 개설했으며, 보훈처 ‘나라사랑 배움터’ 누리집(https://edu.mpva.go.kr) 내에 운영한다. 누리집에는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 사적지에 대한 관련정보를 게시하여 탐방 시 사전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우수한 탐방 후기 콘텐츠(관련영상, 보고서 및 사진 등)를 제공하여 사적지에 관한 간접체험도 할 수 있다. 특히 ‘독도강치’, ‘동경이’ 등 일제에 의해 멸종되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6종을 상징물로 제작하여 사적지 정보에 대한 청소년 등 미래세대의 관심을 높였다. 아울러, 이번 누리집 개설에 맞춰 7일부터 21일까지 15일 동안 퀴즈 행사도 진행한다. 푸짐한 상품도 제공되는 이번 행사의 세부내용 및 참여 방법 등은 누리집의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보훈처는 “앞으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해 2019년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돌이었다. 우리 지역에서는 작년에 이어 최근까지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경북의 독립운동가로 단연 석주 이상룡 선생을 들 수 있다. 그는 1858년 경북 안동 법흥동에 세거한 명문가인 고성이씨 문중에서 태어났다. 우리가 흔히 아는 임청각이 바로 이곳이다. 이상룡 선생은 본관은 고성, 자는 만초(萬初), 호는 석주(石洲)다. 그는 나라가 무너지기 전부터 의병 항쟁을 도모하기도 하고, 협동학교와 대한협회 안동지회 설립 및 활동 등을 통해 애국계몽을 통한 혁신유림의 길을 걷기도 했다. 1910년 경술국치를 당하고, 이듬해 1911년 그는 온 가족을 이끌고 만주로 망명하여 지속적인 항일투쟁을 전개하였다. 산하보장삼천리(山河寶藏三千里) 산하에 보배를 감춘 삼천리 우리 강토 관대유풍오백추(冠帶儒風五百秋) 예의 두터운 유교문화 오백년을 지켜왔네. 하물문명매노적(何物文明媒老敵) 문명이 무엇이기에 늙은 적 매개하여 무단혼몽척전구(無端魂夢擲全甌) 까닭없이 꿈속의 혼 온전한 나라 버리네 이간대지장라망(已看大地張羅網) 대지에 그물 펄친 것 이미 보았거니, 언유영남애촉루(焉有英男愛觸髏) 어찌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구마모토에 조선의 뛰어난 제지술을 전한 이는 경춘(慶春, 일본발음 케이슌)과 도경(道慶, 일본발음 도케이) 형제다. 이들 형제는 정유재란 때 포로로 끌려갔지만 뛰어난 제지기술을 갖고 있어 일본에서도 귀한 존재로 대우받았다. 경춘과 도경의 이름은 일본의 제지 관련 역사책이나 논문 등에서 ’바이블(성서)’처럼 인용되고 있다. 한국에서 전통종이(한지)의 고장이라고 하면 전주를 꼽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경우는 어디를 꼽을까? 그곳이 바로 경춘과 도경 형제가 조선에서 건너가 살았던 구마모토다. 경춘과 도경 형제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조선을 침략해왔던 장수 가등청정(加藤淸正, 가토 기요마사)에 의해 일본에 건너왔다. 이들은 다른 조선인 9명과 함께 구마모토로 건너가 당시 뛰어난 한지(韓紙) 기술을 전한다. 당시 에도시대(1602-1868)에 들어서면서부터 일본에서는 종이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으나 질 좋은 종이를 보급해줄 공급처가 부족하던 때였다. 따라서 이들 형제의 제지기술을 전수한 구마모토에서는 번(藩, 에도시대 봉건영주가 다스리던 영역)의 주 수입원으로 제지기술이 급부상했다. 영주들은 형제를 특별장인(御紙漉役)으로 임명하여 이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박삼득)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광주학생 독립운동에 참여하여 항일정신을 일깨운 윤창하 선생을 2020년 12월의 독립운동가로 뽑았다고 밝혔다. 윤창하 선생(1908.4.9.~1984.12.29.)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독서회 활동과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하여 항일정신을 일깨웠다. 선생은 1926년 광주고등보통학교(이하 ‘광주고보’)에 입학해 광주고보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28년에 동맹휴학이 일어나자, 적극 동참했다.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에서 광주중학교(일본인 학교) 학생이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생 박기옥(朴己玉)을 밀친 것을 발단으로, 11월 3일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났다. * 광주학생독립운동 : 3․1운동 이후 가장 크게 전국으로 확산된 대중운동이었으며 학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식민지 교육문제, 일제 식민정책에 대한 저항에서 나아가 민족독립, 민족해방을 제기한 총체적 민족운동이었으며, 1920년대에 축적된 민족역량을 전국 규모로 분출했다는 점에서 국내 민족운동의 역량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선생은 1929년 11월 3일 광주고보 시위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독서회 중앙부와 광주고보 독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광복회(회장 김원웅)는 26일 광복회관 3층 대강당에서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와 김종훈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역사정의실천 언론인상’을 시상했다. 광복회는 백은종 대표의 경우, 일본의 역사왜곡 저지를 위한 노력과 함께, 친일잔재청산에 심혈을 기울여온 언론인으로서 시대적 사명을 다하며 민족정기선양에 앞장섬으로써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김종훈 기자는 친일청산을 위한 왕성한 취재활동과 독립운동 관련 도서출판에 애씀으로써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고 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광복회는 이에 앞서, 25일에는 성남시청에서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 및 만화 프로젝트를 통해 역사의식 드높이는데 이바지한 공로로 은수미 성남시장에게는 ‘단재 신채호 상’을, 성남문화재단 노재천 대표와 김동영 창작지원부 과장에게는 각각 ‘역사정의실천 문화인 상’을 주었다. 한편 광복회는 지난 7월부터 ‘우리시대 독립군’으로서 정의로운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역사정의실천’ 정치인, 언론인, 문화예술인, 시민운동가로 선정하고, ‘역사정의실천인 상’을 시상하고 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구마모토현(熊本県) 야마가시시(山鹿市)에 있는 코헤이지(康平寺)는 지금 노란 은행잎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마치 흰눈이 지붕 위에도 절 경내에도 소복하게 쌓인 것처럼 노란 은행잎이 절 경내와 지붕에 소복하게 싸여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야마가시(山鹿市)는 구마모토현 북부 내륙부에 자리하며 구마모토시에서 북쪽으로 약 30km, 후쿠오카시에서 남남동쪽으로 약 90km 거리에 있다. 아무래도 남쪽 지방이라 은행잎도 단풍도 북쪽보다 늦다. 12월 중순까지 단풍을 즐기니 말이다. 코헤이지(康平寺)는 1058년 창건된 절로 천년고찰이다. 이 절은 현지 주민으로 구성된 ‘관리조합원 34명’이 절 경내를 비롯하여 본당 청소를 맡아 하고 있는데 특별히 단풍철에는 은행나무에서 떨어지는 은행잎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쌓이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은행잎이 소복하게 쌓인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전국에서 사진가들이 이 무렵만 되면 몰려든다. 이곳을 찾은 사카이 신이치로 씨(31)는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이 치유된다.”라며 은행잎이 쌓이는 계절에는 어김없이 이 절을 찾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도 백양사의 단풍이라든지 용문사의 은행나무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