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쭉정이/(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쭉정이 [뜻] 1)껍질만 있고 속에 알맹이가 들지 않은 낟알이나 과일 따위의 열매 벼[보기월] 여러 가지 낟알이 섞인 그릇에 물을 부으니 바로쭉정이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설거지와 밥하기를 겨끔내기로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제가 할 차례였습니다. 설거지를 할 게 많지는 않아서 얼른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쌀을 씻었습니다. 쌀을 세 그릇 담은 뒤 몸에 좋다는 보리, 콩, 조, 수수를 조금씩 덜어 넣었습니다. 여러 가지 낟알이 섞인 그릇에 물을 부으니 바로쭉정이가 떠올랐습니다. 어릴 적 집에서 절구로 방아를 찧은 쌀을 씻으시던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때는 쌀을 씻은 물도 버리지 않고 모아 소를 먹였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을 때 가끔은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게 그대로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걸 까서 먹는 재미도 쏠쏠했었지요. 그때와 견주면 어제 나온 것은 쭉정이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때끝꼲기(기말평가)가 끝이 났습니다. 잘 봤네 못 봤네 말들을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는 버릇을 제대로 들였으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건사하다, 옮다, 졸보기눈, 돋보기눈, 쓸리다 오늘은4284해(1951년)만든‘과학공부6-1’의36쪽부터39쪽까지 보고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과학공부6-1 우리한글박물관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36쪽에 보면‘건사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을 잘 건사하여야 한다.”라고 했는데 요즘은‘관리하다’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말모이 풀이를 보면‘건사하다’를 쓰는 게 맞습니다.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거리를 챙겨주는 것도‘건사하다’라고 한다면‘관리자’는‘건사함이’가 될 것입니다. 37쪽에는‘옮다’가 있습니다. “거울에 전등이 비치지 않는 자리로 옮아 앉으면...”이라고 했는데 요즘 많이 쓰는‘이동하다’를 써야 할 때 갈음해 쓰는 것도 좋겠습니다. 과학공부 6-1 우리한글박물관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38쪽에는‘졸보기눈’과‘돋보기눈’이 있습니다.요즘은‘근시’, ‘원시’라고 하지만 이 책에는‘근안’, ‘원안’이라고도 했군요.말모이를 보면‘졸보기’, ‘돋보기’라고도 한다는 풀이가 있습니다.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해 본 바에 따르면‘오목렌즈’는 작게 보이니‘졸보기’, ‘볼록렌즈’는 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뜨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얼뜨다 [뜻] 다부지지 못하여 어수룩하고 멍하다(얼이 빠진 듯하다)[보기월] 되지도 않을 일을 한다고 저를얼뜬사람으로 보는 것에 견주면 아무 것도 아니었지요. 어제 아침에 집에 나올 때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낮에 비가 올 거라고 해서 슈룹(우산)을 들고 왔습니다. 아침부터 끈끈한 숨씨(공기)가 살갗에 착착 달라 붙는 것 같았습니다. 집을 나설 때 이마에 맺힌 땀은 배곳에 닿았을 때는 흘러 내려서 닦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바람이 좀 많이 불어서 바람틀(선풍기)를 돌리지 않아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더위에 날카로워진 사람들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얼굴을 찌푸리고 있거나 조금만 언짢아도 큰소리를 내곤 했습니다. 어른도 그런데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빠지지 않도록 미리 챙긴다고 챙기는데 아이들 마음에 차지 않는 것 같습니다. 뒤낮에 비가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안에 있어서 비를 맞을 일은 없었습니다. 일을 마칠 무렵 누리어울림마당에서 여러 해 만에 만난 사람이 아직도 그러고 있냐면서 대단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쇠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쇠다 [뜻] 잔치, 돌, 기림날(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다.[보기월] 더 나아가 '한가위, 설'과 같은 날뿐만 아니라 돌(생일)도쇠는거라는 것도 알고 쓰면 좋겠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은 잊지 못할 날이었습니다. 올해도 가웃(반)이 지나고 새로운 달을 비롯하는 첫날이기도 했습니다.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자는 우리 모임의 뜻을 처음으로 길에 나가 널알리기(캠페인)를 한 날이라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다들 때끝꼲기(기말평가)가 있어서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토박이말바라기가 하는 일 알기, 토박이말 놀이로 낯설음을 없애고 토박이말 널알림감 만들기를 웃으며 재미있게 했습니다. 꽃배곳(초등학교) 배움이 셋이서 자리느낌(분위기)을 돋우고 큰배곳(대학교) 배움이들이 맞장구를 잘 쳐 주어서 훨씬 좋았습니다. 엘지베스트샵 진주성점 장홍점 점장님은 우리가 마실 시원한 물도 챙겨 주시고 모람(회원)이 되어 준 사람들에게 토박이말바라기 보람(로고)을 새긴 예쁜 물그릇(컵)에 까지 선물로 주셨습니다. 닦음(연수)과 이바지(봉사)를 할 자리를 내어 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온다고 했던 비가 왔습니다. 장마가 온다고 하더니 장마가 비롯되었나 봅니다. 저는 더위 가운데 가장 견디기 어려운 더위가 무더위라고 생각합니다. 끈끈하면서 사람 기분까지 나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요즘 아이들끼리 다툼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욱하는 바람에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더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식힐 수는 있을 것입니다. 찬바람틀에만 기대지 않고 시원한 생각과 기분으로 더위를 식히며 살아야겠습니다. 어제 밤에 토박이말 갈배움 닦음(교수학습 연수) 자리는 시원하면서도 따뜻했습니다. 찬바람틀이 세게 돌아가서 앞에 앉은 저는 춥게 느껴질 만큼 시원했지만 나눈 이야기는 참 따뜻했거든요. 김수업 선생님께서 그동안 말씀하셨던 것을 간추려 주셔서 도움이 되었고 토박이말 뜻을 풀어 보기도 하고, 토박이말 뜻을 갈라 보기도 하면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길을 내다'와 '길을 들이다'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서 알게 되어 참 기뻤습니다. 혼자서는 어렵고 힘들었을 텐데 여럿이 슬기를 모아 쉽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고 나와 오늘과 같이 낱말을 가지고 서로 느낌과 생각을 나누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쫍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쫍치다 [뜻] 1)너그럽지 못하고 좁게 만들다[보기월] 눈 앞에 보이는 꽉 막힌 길이 저를 더쫍치는 것 같았습니다. 어제는 가람고을 하동에 있는 하동초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그곳 어버이, 배움이(학생), 갈침이(교사)와 함께 토박이말 놀배움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이춘호 교장 선생님께서 토박이말을 남달리 생각하고 계시다 보니 그곳 갈침이님들 가운데 함께하시는 분들이 나게 된 것이지요. 아이들이 토박이말을 많이 알고 있어서 놀랐고 제가 이야기하고자 한 바를 미리 잘 알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만 제가 모자라서 좀 더 재미있고 알찬 이야기를 해드리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뿌리고 온 토박이말 놀배움 씨앗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보다 큽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맛있는 낮밥을 먹자마자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이 막힌다는 알림을 보았습니다. 쉬지 않고 달려 가도 겨우 뒤낮 배움(오후 수업) 때에 맞춰 갈 수 있다 싶었는데 걱정이 되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꽉 막힌 길이 저를 더쫍치는것 같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우리한글박물관 과학공부6-1/조르개, 눈알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오늘은4284해(1951년)만든‘과학공부6-1’의32쪽부터35쪽까지 보고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2쪽에 보면‘조르개’라는 말이 있습니다.우리는‘조리개’로 알고 있고 말모이(사전)에도‘조리개’의 잘못이라고 해 놓고 있습니다.그런데 배움책 풀이를 보면‘조르개’라고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이것이 하는 일이 조르거나 늦추면서 빛을 적게 또는 많이 들어오게 하니 말입니다.앞으로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따져 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3쪽에는‘눈알’이 있습니다. ‘안구’라는 말을 많이 쓰면서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안 써야 될 말처럼 여기게 된 말이기도 합니다.이 배움책을 만든 분들이나 그때 사람들은 이 말을 오늘날 우리처럼 여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과학공부 6-1/골, 풀이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34쪽에는‘골’이 있습니다. ‘뇌’라는 말에 밀려서 잘 쓰지 않는 말입니다. ‘큰골’, ‘작은골이‘대뇌’, ‘소뇌’가 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35쪽에는‘풀이하다’가 나옵니다. “우리가 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뚱아기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얼뚱아기 [뜻] 둥둥 얼러 주고 싶을 만큼 예쁘고 귀여운 아기[보기월] 다들 저마다 집에서는얼뚱아기였을 텐데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안타깝습니다. 그제 밤에 잠이 들무렵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오던 비가 자고 나니 그쳐 있었습니다. 뒤낮(오후)에 비가 올 거라며 비받이(우산)를 챙겨 가라는 말을 깜빡 잊고 배곳(학교)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언제 얼마나 올까 궁금했는데 낮밥(점심)을 먹고 조금 있으니 비가 왔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오다가 그야말로 빗발이 보이는 발비가 내렸습니다. 하도 시원하게 오기에 그것을 움직그림으로 담아 올렸더니 다른 고장에 사시는 분들도 시원하다고 글갚음을 해 주셨습니다. 저만 보기 아까워 그랬는데 올린 보람이 있는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요즘 마음 써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옆에 있는 가온배곳(중학교) 아이들까지 여러 가지로 애를 먹입니다. 밤에는 말할 것도 없고 낮에도 울타리를 넘어 오기도 하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웬만큼 헤살을 부리면 봐 줄 수도 있는데 나이드신 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쇠굳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쇠굳다 [뜻] 쇠처럼 바뀌지 않고 단단하다(굳세다)[보기월] 아버지께서쇠굳은마음으로 사시지 않았더라면 제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닷날 많은 아이들이 들려준 어울림 소리가 제 귀를 맑혀 주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함께했던 모든 분들도 저와 같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하는 것을 봐 왔기 때문에 다른 배곳 아이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안 봐도 압니다. 날마다 남들보다 일찍 나와 갈고 닦은 솜씨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 자리를 펼치는 데에 도움도 주고 들을 수 있어 참 기뻤습니다. 엿날 저녁에는 건건이 몇 가지를 챙겨서 시골집에 갔었습니다. 어김없이 집 앞에는 한뎃잠을 자러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녁 밥을 먹는데 노래 자랑을 하는지 여러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더군요. 남들은 일부러 짐을 싸 와서 돈을 주고 잠을 자고 싶어하는 곳에 집이 있는 것이 참 좋다 싶어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저녁을 드시고 아버지께서 옛날 어릴 적에 겪었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제가 처음 듣는 이야기였는데 오른쪽, 왼쪽으로 나뉘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만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터울거리는 만큼 작은 열매들을 거두고 있지만 나아가는 걸음은 더딘 게 참일입니다. 제가 혼자 잘 살기를 바라고 또는 제 좋을 일을 하느라 사람을 만나고 손을 벌리러 다닌다면 손가락질을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우리말다운 말을 쓰며 살게 해 주고 싶어서 애면글면 하고 있는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겠다는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갈배움을 가장 앞장서 이끄는 일을 맡은 분들 가운데 한 분도 없고, 나랏일꾼들 가운데도 없습니다. 새로 일머리를 틀 자리로 가실 분께 말씀을 드려도 다른 일이 더 바쁘다고 하십니다. 우리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는 말을 앞세우고 있기에 그렇다면 우리말 토박이말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어쩌다 우리가 우리나라 사람에게 토박이말을 왜 살려야 하는지를 깨우쳐 주어야 되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토박이말 갈닦음(연수)에 자리해 주시는 분들 토박이말 놀배움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기운이 나다가도 저 위에 있는 분들이 하는 것을 보면 힘이 빠집니다. 또 이레가 지나고 찾아왔습니다. 토박이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