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가끔 무료할 때 유튜브에서 마술쇼를 봅니다.마술은 신기함으로 포장된 눈속임의 미학을 보여주지요.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임에도 그 속내를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속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 저변에는 속임수가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도하지만 그냥 재미로 보는 것에 묘미가 있습니다. 우리의 눈은 진실만을 보지 않습니다. 엊그제 <재심>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그 속 주인공의 억울함이 큰 울림으로 다가 왔습니다. 멀쩡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고 진범이 나타났음에도 자신이 한 수사의 정당성과 사회적 영달을 위하여 거짓으로 일관한 기득권자의 모습은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민낯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울컥하였습니다. 우린 어쩌면 진실을 감당할 용기가 없어 거짓을 택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느슨한 잣대로 타협을 통해 세상과 영합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정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갑니다. 보이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 있고 보여지는 나의 모습에 엄격한 사람이 있습니다. 전자는 남이 보지 않아도 같은 잘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저의 두 번째 책 제목이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가는 것"입니다. 단순히 두뇌로 인식하는 것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붙여본 제목입니다. 경험은 생각보다 강한 것이니 말입니다. 자동차의 비약적인 증가와 탈것이 만연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걷기를 잃어버렸습니다. 아주 기초적인 움직임을 제외하고는 일상에서 걷는 것이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버스 두 정거장 정도 되는 짧은 거리임에도 자가용을 몰거나, 택시를 부르니 걷는 문화의 실종시대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걷기는 단순한 발걸음을 옮기는 행위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 속에는 우리네 삶의 궤적이 존재하고, 배려와 존중도 함께 들어 있으니 말입니다. 옛날 우리 아버지 세대는 남녀가 같이 걷는 것을 데면데면 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삼사 미터 앞에 가고 여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가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지요. 그 간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실 걷는 속도는 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단지 사회적 체면 문화가 그런 문화를 창출한 것이지요. 그들이 따로 떨어져 걷는다고 해서 사랑이 없거나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그 속에서도 같은 공간에 함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