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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돈키호테와 다람살라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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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에 도착하면 뗏목을 버려야

한국인 청전 스님, 달라이 라마 스승으로 모셔 한국의 돈키호테와 다람살라 방문기 (23)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귀국하는 날이다. 다람살라에서 델리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는 오후 1시 출발이므로 우리는 다람살라에 살고 있는 청전스님을 오전에 만나고 가기로 했다. 델리로 가서 밤 12시 30분 비행기를 타면 한국에는 내일 오전에 도착할 것이다. 아침 3시에 잠이 깨어 <사피엔스>를 읽었다. 유발 하라리는 여러 종교는 물론 자연과학도 열심히 공부한 학자임에 틀림없다. 제3부의 제목은 인류의 통합이다. 그는 제3부에서 종교를 설명하면서 자연과학의 개념을 자유자재로 동원한다. 물리학과 생물학, 역사학과 인류학, 컴퓨터와 경제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흥미로운 내용으로 책을 써갔다. 나는 그가 종교에 관해 쓴 부분에 관심이 갔다. 어떤 사람들은 불교는 종교가 아니고 철학이라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절대자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종교라고 말할 수 없다는 주장은 나도 들어보았다. 유교 역시 공자를 절대자로 믿는 것이 아니고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기 때문에 종교가 아니고 윤리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종교가 꼭 절대자를 믿어야 한다는 것은 종교를 매우 좁게 해석하는 견해로서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불교에는 사원이 있고 법회가 있다. 유교에는

로자 씨를 울린 서투른 춘향가 ‘갈까부다’

공자, 이 시대에 태어나면 탈핵운동 했을까, 글쎄 한국의 돈키호테와 다람살라 방문기 (22)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우리 네 사람이 카페에서 다람살라 사원 쪽으로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타났다. 로자 씨가 말하기를 옆으로 난 다른 길을 따라 3km 정도 걸어가면 히말라야 산맥에 가장 가까운 카페가 있다고 한다. 왕복 6km이면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우리는 코스를 바꾸어 히말라야 산맥 쪽으로 카페까지 갔다 오자고 결정했다. 날씨는 초봄 날씨로 따뜻했다. 봄바람이 살살 불고 기온은 아주 적당했다. 기분이 상쾌했다. 아직 잎이 우거지지는 않았지만 땅에서 돋아나는 새싹이 보였다, 나뭇가지에서는 새잎이 조금씩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숲속에서는 이름 모를 새 소리가 들렸다. 다람살라에 봄이 오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서도 유채꽃은 빨리 피나 보다. 노란 유채꽃이 피기 시작한 밭이 보였다. 로자 씨는 델리에서 대안학교 교장이었지만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 선교사라고 말할 수 있다. 로자 씨는 인도와 한국을 연결해주는 종교적 교량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병산이 말하기를, “선교사는 두 종교 사이에 서 있는 매개자이다. 현대 사회는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매개자가 각광 받는 시대이다. 로자 씨야말로 현대가 요구하는 인재이다. 앞으로 큰일을 해

옷을 입히고 염색한 강아지, 행복할까?

사람은 농사를 짓게 되면서 온갖 병이 생겼다 한국의 돈키호테와 다람살라 방문기 (21)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아주 오랫동안 인간은 인간만이 자아를 의식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해왔다. 다른 생물체와는 달리 인간만이 자아를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느꼈다. 특히 유일신이 무에서 인간을 창조했다고 믿는 서양 사람들이 세계사를 주도하면서 그런 생각이 보편적인 것처럼 여겨졌다. 기독교를 믿는 서양 사람들은 인간은 자연 속에서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고, 다른 동물 또는 식물과 급이 다르다고 믿었다. 인간은 다른 동식물에게는 없는 영혼을 가진 특별한 존재로서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구의 다른 곳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힌두교에서는 사람이나 원숭이나 소나, 개미나 그저 똑같은 우주의 한 그물코라고 생각했다. 불교에서는 인간은 물론 다른 중생(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들도 깨닫기만 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이나 원숭이나 소나, 개미나 똑같이 불성을 가진 중생으로 간주하므로 인간만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늑대나 들소, 곰도 모두 자체의 언어와 관습, 그리고 법칙을 가진 다른 부족으로 대접했다. 우리나라 전통 사상에서도 사람은 다른 동식물처럼 자연의 일부일 뿐, 우주 만물을

전세계 원전을 감시하는 기구 EL은 한국에

사육당하는 한국의 소는 행복하지 못할듯 한국의 돈키호테와 다람살라 방문기(20)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눈에 덮힌 히말라야산맥을 바라보면서 걸으니 병산은 기분이 좋았나 보다. 병산은 실크로드 순례 계획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2019년 여름방학 동안에 병산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터키의 앙카라를 지나 이스탄불과 그리스 아테네까지 간다고 한다. 이 지역은 치안이 불안하고 사막이 많아서 걷지 않고 기차로 이동하겠다고 한다. 이스탄불에서는 (동방)정교회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를 친견할 계획이다. 올해 겨울에 아테네부터 시작해서 동유럽 여러 나라를 걷는다. 이후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부터 남쪽으로 내려와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대표를 만난 후 스위스에서 알프스를 걸어서 넘어 이탈리아 로마로 내려와 교황을 알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후에 새로운 국제기구의 창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전세계 원전의 방사능을 측정하고 감시하는 새로운 기구의 이름은 영어로 EL이라고 작명까지 해두었단다. EL이 무어냐고 물으니, “Earth and Life”이라고 대답한다. 내가 병산에게 EL의 본부는 어디에 두려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당연히 한국에 본부를 두어야 한다고 대답한다. 왜 그러느냐고 이유를 물었다. 병산의 대답은 “십자군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는 ‘친절’

쾌락의 길, 고행의 길이 아닌 중도(中道)를 배워라 한국의 돈키호테와 다람살라 방문기(19)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어김없이 새벽 3시에 잠이 깨었다. 지금 한국 시간으로는 아침 6시 30분일 것이다. 어제 달라이 라마와 찍은 기념사진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생 카톡방에 각각 올렸다. 나만 잠이 없는 것이 아닌가 보다. 지금 시각에 깨어 있는 친구들이 많다. 친구들이 사진을 보고서 댓글을 달았는데, 내가 달라이 라마를 닮았다고 한다. 어떤 친구는 달라이 라마가 나의 형님 같다고 댓글을 달았다. 달라이 라마와 나는 나이로는 15살 차이가 난다. 달라이 라마 사원을 방문했을 때에 정문 들어가자마자 왼쪽 벽에 아래와 같은 포스터가 붙어 있어서 사진을 찍어 왔다.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은 친절을 강조한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가 강조하는 윤리를 세속윤리(secular ethic)라고 말하는데, 세속윤리를 전파하기 위한 조직이 있고 누리집(www.secularethic.org)까지 만들어 놓았다. 누리집에 들어가 읽어 보니, 세속윤리는 신앙에 근거를 두는 것이 아니고 과학적인 발견 그리고 상식과 경험에 근거를 둔 윤리체계라고 한다. 흥미롭게도 매년 11월 3일을 ‘친절의 날’로 기념한다고 되어 있다. 달라이 라마는 친절을 가장 큰 덕목으로 보

‘옴마니반메훔’은 “오! 연꽃 속의 보석이여!” 뜻

지애보살, ‘나도 이제는 생명탈핵 실크로드 회원이다’ 한국의 돈키호테와 다람살라 방문기(18)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달라이 라마 친견이 무사히 끝나고 우리는 지애 보살과 함께 다시 OK 카페에서 만나 뒷풀이로 차를 마셨다. 지애 보살은 친견은 잘 진행되었다고 말하면서, 오후에 자기가 비서실에 가서 우리 사진을 찾아오겠다고 말한다. 지애 보살은 티베트 전문가이기 때문에 나는 평소에 궁금했던 옴마니반메훔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다람살라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게 입구에 5색기가 걸려 있다. 5색기에는 차례대로 Om Ma Ni Padme Hum 이라고 적혀 있다. 5색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궁금했다. 음양오행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옴마니반메훔’은 산스크리트어 진언(眞言)으로서 ‘oṃmaṇi padme hūṃ’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한자로는 ‘唵麽抳鉢銘吽’이라고 번역하였다. 이 진언을 ‘관세음보살 본심미묘육자대명왕진언(觀世音菩薩 本心微妙六字大明王眞言)’이라고 하는데, 이 진언의 원래 뜻은 “오! 연꽃 속의 보석이여!”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진언을 지극정성으로 외우면 관세음보살의 자비에 의해 번뇌와 죄악이 소멸되고, 온갖 지혜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람살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깃발의 다섯 가지 색깔은 역시나 오방색이라는데

달라이라마 친견, 손을 잡아주었다

생명 보호하기 위한 좋은 일, 반드시 성취하기를 [다람살라방문기 17]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드디어 달라이 라마를 친견하는 날이다. 평소처럼 새벽 3시에 잠이 깨었다. 나는 <사피엔스>의 제2부인 농업혁명을 읽기 시작하였다. 채집수렵하면서 겨우 겨우 영양을 섭취하던 인류가 1만년 전 농사를 시작하게 되자 두 가지 큰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는 짐승을 따라 이동하던 인류가 농사를 짓기 위하여 한 곳에 정착생활을 하게 되었다. 농사는 협동작업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집을 짓고 마을을 이루게 되었다. 둘째는 잉여 식량이 발생하면서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 가족이 충분히 먹고도 식량이 남게 되자 잉여 식량을 빼앗아가는 권력자가 나타나게 되었다. 지역별로 권력자가 나타나면서 부족국가가 형성되고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임금이 등장하면서 제국이 나타났다. 백성들에게서 잉여 식량을 빼앗아갈 수 있는 권력의 유지는 어떻게 가능했는가? 제국의 통치는 백성들에게 허구에 근거한 상상의 질서를 믿게 만들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유발 하라리가 지적한 매우 흥미로운 점은, 인도의 카스트 제도나 미국의 독립선언서나 모두 진실이 아닌 상상의 개념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힌두교의 창조 신화에 따르면 힌두교 신들은 원시 인간인

중국 군대를 상대로 싸우는 티베트 독립군

내가 겨울에 샤워를 잘 하지 않는 까닭 다람살라방문기 16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히말라야 산길을 함께 걸은 현철 씨도 보통 여행객은 아니었다. 그는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미소만 짓고 말을 안 했다. 그러다가 약간 친해지자 아주 조금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안동이 고향이며 40살 비혼인 그는 어느 날 절에 갔다가 차를 정성스럽게 따르는 스님의 모습을 보고 감전된 듯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출가를 결심하고 집을 나와 절에서 오랫동안 지냈는데, 무슨 사연이 있어서 스님이 되지 못하고 종무소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최근 무슨 사건이 일어나, 절을 떠나 정처 없이 여행 중이라고 한다.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난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 같은데 그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나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현철 씨가 추천한 카페에서 우리는 차를 마시고, 간단히 점심 식사를 주문하여 먹고, 히말라야 산도 바라보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산길을 걸어 호텔로 돌아왔다. 병산은 여기 저기 전화하느라고 바쁘고, 나는 혼자서 달라이 라마 사원으로 갔다. 세 번째 방문이다. 이번에는 사원 안에 있는 티베트 박물관을 자세히 관람하였다. 티베트 박물관에는 티베트의 자연 환경,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