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서한범 명예교수] 경서도 소리가 처해져 있는 오늘의 상황은 매우 불안하다.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도, 혹 전국대회에 나가 실력을 인정받고 명창의 반열에 올라도, 이들 경서도 소리꾼들이 활동할 무대가 없기 때문에 희망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유명 소리꾼들은 이러한 상황을 소리극을 만들어 스스로 탈피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가나 지방 정부의 배려 없이, 또는 문화와 예술을 후원하는 기업체의 도움 없이, 보존회원들이나 제자들과 함께 소리극을 제작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면 전통음악문화에 대한 우리사회의 몰이해가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경서도 소리가 버티어 나갈 수 있는 힘은 이러한 무모한 도전 을 서슴지 않는 명창들이 존재하고 있고, 또한 이들을 뒤에서 따라주고 격려해 주는 애호가들이 있어서 절망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 중 경기소리의 예능보유재로 활동하고 있는 임정란 명창이 있다. ▲ 경서도 소리극 대동가극단 공연 한 장면 그녀는 1930년대 《대동가극단》이란 단체를 이끌던 임종원의 집안으로 여러 차례 경기 소리극을 무대에 올려 소리극의 가능성을 제기해 온 인물이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바로 낙시대장 서얼이나 과천골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한국에도 설음식이 있듯이 일본에도 일본 고유의 설음식이 있다. 양력설을 쇠는 일본은 지난 한주 동안 오세치요리(お節料理)라는 설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어제 1월 7일은 그동안 설음식으로 빵빵해진 배를 편안하게 하는 나나쿠사가유(七草粥)라는 채소죽을 먹음으로써 설날 음식을 통한 새해의식을 다졌다. 설로부터 이레째가 되면 얼추 설치레는 끝나는 셈이다. 일본의 설음식인 오세치요리(お節料理)는 대부분 인연을 짓는 음식(緣起)이라고 해서 장수, 부자, 자손번영 같은 것을 의미하는 재료를 쓴다. 새우는 허리가 굽을 때까지 장수하라고 쓰며, 검은콩은 인생을 성실하게 살고, 밤조림은 황금색이 의미하듯 부자를, 청어알은 자손 번성을 뜻하는 식으로 재료 하나하나에 뜻 깊은 의미를 새기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 화려한 일본 설음식 오세치요리(お節料理) 요즈음은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집 보다 편리하게 큰 백화점이나 인터넷 등에서 주문해서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값도 다양하여 3~4인분을 기준으로 싼 것은 20,000엔부터 비싼 것은 198,000엔짜리까지 그 내용물에 따라 천양지차다. 십여 년 전 일본친구 집에서 설날을 맞은 적이 있
[그린경제/얼레빗=서한범 명예교수] 지난 주 속풀이 141에서는 소리극을 만드는 단체나 개인들은 제작비 마련에 고민이 깊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판소리에 견주면 극적인 요소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나 가곡이나 경서도 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소리극을 제작, 공연하는 것이 곧 이 분야 소리의 확산운동이라는 점에 공감대가 맞추어져 있다는 이야기, 그러나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각 분야의 능력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가능하고 결정적으로는 제작에 필요한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소리극의 무대화는 공염불이라는 이야기, 그렇다고 국가나 지방정부, 혹은 뜻있는 제작자가 나타나기를 무한정 기다릴 수 만도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우리 속담에 목마른 자가 먼저 우물을 판다는 말이 있다. 경서도 소리극의 무대화 작업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후원해 줄 제작자는 나타나 주지 않으니 이를 어쩔 것인가! 결국 목마른 명창들이나 단체들이 자비를 들여 우물을 파기 시작한 것이다. 경서도 소리를 기반으로 하는 소리극을 제작하여 경기소리나 서도소리가 처해져 있는 오늘의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해 보려는 명창들의 몸부림을 보면 전통음악문화에 대한 우리사회의 몰이해가 안타깝기만
[그림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이제 4346 계사년을 보내고 새롭게 4347 갑오년을 맞았다. 갑오년을 맞으면서 한국문화신문은 독자 여러분께 새해 덕담이 될 말들을 소개한다. 물론 우리의 설은 양력이 아니라 음력이지만 한해가 바뀐 시점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정리해 본다. 설날의 말밑, 몸과 마음을 바짝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어 한해를 시작하라 설날은 왜 설이라고 부를까? “설”이란 말의 말밑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 “설을 신일(愼日)이라 한다.”라는 것이 가장 종요로운 얘기일 듯하다. 이 말 뜻은 새해가 되면 몸과 마음을 바짝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어 한해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또 설은 새해라는 정신ㆍ문화적 낯섦의 의미로 생각되어 ‘낯 설은 날'로 생각되었고, '설은 날'이 '설날'로 바뀌었다거나 한 해가 지남으로써 점차 늙어 가는 처지를 서글퍼 한다는 "섧다"의 “섧”이 변한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설날에 정신을 가다듬는 것이야 말로 한해를 잘 사는 바탕이 아닐까? 참고로 설날 아침에는 누구나 떡국 한 그릇을 먹는다. 여기서 떡국은 꿩고기를 넣고 끓이는 것이 제격이지만 꿩고기가 없는 경우에는 닭고기를 넣고 끓였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신사의 나라 일본에는 몇 개의 신사가 있는 것일까? 한 통계에 따르면 대략 8만개가 있다고 한다. 이 숫자는 언뜻 피부에 와 닿지 않지만 서울에 한집 건너 교회가 있는 것만큼 많은 숫자다. 지상에도 모자라 바다 속에도 신사를 만들었는데 바로 해저신사(海底神社)다. 치바현 타테야마(千葉 館山) 앞바다에는 해난사고를 막기 위해 지역 유지가 돈을 내 1997년 7월 완성한 신사가 있다. 해마다 연말에는 이곳 도리이(鳥居, 신성한 구역임을 나타내는 문)에 시메카자리(しめ飾り, 정초에 신사나 집 대문에 다는 금줄에 해당하는 장식)를 바꿔 다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시메카자리 교체 모습을 요미우리 방송에서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그 동영상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일본인들이 신사를 사랑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신사는 일본인의 삶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 무엇임을 새삼 느껴본다. 일본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강보에 쌓아 신사 참배를 하고 3살, 5살, 7살에도 시치고상이라하여 신사 참배를 한다. 이 풍습은 어느 집이건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치루며 집집마다 사진을 찍어 앨범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인생의 최고
[그린경제/얼레빗=서한범 명예교수] 지난 주 부터는 경기소리, 또는 서도소리의 확산을 위해서나 대중화를 위해서도 경서도 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경서도 소리극단의 창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나라에서는 벌써 50여 년 전부터 남도지방의 판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국립창극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판소리를 좋아하는 애호가층은 매우 두터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에 견주어, 경기지방이나 서도 지방의 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소리극단은 나라는 물론 지방정부에도 찾아볼 수 없고 창단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음악 문화의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늦기는 했지만 경서도의 소리도 소리극을 제작해서 무대에 올려야 다수의 애호가층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인데, 이 작업이 어디 개인이나 단체가 쉽게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일인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그렇다. 판소리에 비한다면 이야기의 전개나 극적인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장르가 곧 경서도 소리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서정성이 강한 가곡이나 경기민요, 서도소리 등도 극적인 양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곧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확실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계사년 한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이제 슬슬 한국인들은 갑오년 말띠해 해맞이를 떠날 채비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일본 사람들의 새해 모습은 어떤가? 일본은 우리와 달리 해마다 정초에 신사참배를 하는 풍습이 있다. 유명한 신사나 절에 가서 한 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다. 이날 비는 기도제목은 학업성취, 사업번성, 교통안전, 개운초복(開運招福) 같은 것으로 이 정도면 인간 생활의 축복은 거의 대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복을 빌기 위해 정초에 신사나 절을 찾아 가는데 이러한 것을 하츠모우데(初詣)라고 한다. 물론 일본인의 신사참배는 거의 일 년 365일 하는 것이지만 특별히 정초에 가는 것을 처음이라는 뜻의 하츠(初)를 붙여 하츠모우데라고 하며 우리말로는 정초기도 정도로 해석 할 수 있다. ▲ 하츠모우데 하러 신사에 모인 일본인들 도쿄 명치신궁(위) 교토 후시미이나리대사 설날을 음력으로 쇠는 한국인들에게 양력설은 기껏해야 동해안 일출을 보러 가거나 12월 31일 날 보신각 타종소리를 들으러 종로에 나가는 것이 고작이지만 양력설을 쇠는 일본인들에게 정초는 설날이자 신사참배를 하는 중요한 명절이다.
[그린경제/얼레빗=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이북5도청 공연장 무대에 올렸던 서도소리극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을 소개하였다. 추풍감별곡이란 가을바람은 찬데 과거 연인과의 사랑을 각별하게 느껴 부르는 감상적인 노래로써 원래는 서도지방의 대표적인 송서였다. 원본의 주제는 김채봉과 장필성이라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줄거리는 아버지의 빚을 해결하고자 기녀가 된 채봉이가 필성을 생각하며 추풍감별곡을 지어 구슬프게 불렀는데 그 사연을 알게 된 감사가 두 사람을 맺어 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내용을 소리극으로 꾸며 고향을 두고 내려온 이북의 5도민들을 초청하여 공연한 것이다. ▲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 공연 한 장면 모두 6절로 된 긴 시(詩)를 노래하는데 제1절 대목은어젯밤 부던 바람 금성이 완연하다로 시작된다. 여기에서 금성(金聲)은 오행(五行)의 하나로 방위는 서쪽, 계절은 가을이며, 성음은 5음 중에서 제2음, 색깔은 황금색으로 곧 가을소리를 의미하고 있다. 또한 끝부분에 나오는 단봉(丹峯)이 높고 패수(浿水)가 깊고 깊어 무너지기 의외어든 끊어질 줄 짐작하리.에서 단봉은 모란봉을 이르는 말이고, 패수는 대동강의 옛 이름인 점에서 이 시의 배경이 평양지방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스물두째 절기인 동지(冬至)로 해가 적도 아래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 곧 황경(黃經)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여서 한해 가운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옛날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다. 해가 부활한다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 하는 것이다. 그래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는 말처럼 <동지첨치(冬至添齒)>의 풍속으로 전하고 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흘레(교미, 交尾)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른다. 하선동력과 황감제 궁중에서는 설날과 동지를 가장 으뜸 되는 잔칫날로 생각하는데 이때 회례연(會禮宴, 잔치)을 베풀었다. 해마다 예물을 갖춘 동지사(冬至使)를 중국에 파견하여 이날을 축하하였다. 《동국세시기》에 “관상감(觀象監)에서는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친다. 나라에서는 이 책에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를 찍어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것을 단오에 부채를 주고받는 풍속과 아울러 <하선동력(夏扇冬曆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일본 사람들이 생선을 좋아하는 것은 섬나라라는 지리적인 까닭도 작용하겠지만 하고 많은 물고기 가운데 유달리 대접을 받는 생선이 있는데 다름 아닌 도미가 그 녀석이다. 일본말로 도미는 타이라고 하는데 이 생선이 특급 대우를 받는 것은 순전히 그 이름 때문이다. 이름이 어쨋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겠지만 그 까닭을 설명하려면 일본말로 고맙다 또는 축하한다라는 말을 알아야 이해가 갈 것이다. 아리가타이(고맙다), 메데타이(축하한다)에 타이라는 발음이 들어가는 바람에 타이(도미) 란 녀석은 별 노력 없이 귀한 생선 취급을 받으니 되게 운도 좋은 녀석이다. 도미라는 생선은 칠복신(七福神) 신앙에서 상업번성을 관장하는 에비스신(惠比壽神)의 낚시 줄을 타고 있는가 하면 신도(神道)에서도 귀한 몸이다. 뿐만 아니라 관혼상제에서도 도미는 빼놓을 수 없는 물고기다. 그것뿐인가! 각종 선거에서 입후보자가 당선되면 생중계 텔레비전 보도에서 종종 퍼덕거리고 있는 큼지막한 도미를 당선자가 높이 치켜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래서 도미는 일본인들에게 거의 신앙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식용으로도 일찌감치 사랑받아서인지 유적지에서 도미 뼈가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