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경제=김리박 시인] 끝 장마 이제는 잠자느냐 아니면 딴 나라로 가는 거냐 날나라는 다 끝나 부처님꽃 한창인데 너는야 땅에 잦느냐 하늘을 오르느냐 * 부처님꽃: 연꽃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한여름 무더위라고 하면 뭐니 뭐니 해도 한국인들에게는 복더위가 먼저 떠오른다. 초복, 중복, 말복 말고도 더위를 나타내는 절기로는 소서, 대서도 있다. 이러한 무더위 때 일본인들은 친구나 친지, 가족을 생각하여 편지를 보내는 습관이 있는데 이를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라고 한다. 우리말로 딱히 번역하기는 쉽지 않으나 무더위 안부 편지 정도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무더위 안부편지(쇼츄미마이)를 하나 보자. 무더위에 안부 말씀 올립니다. 장마가 개인 뒤 본격적인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저는 이번 달부터 건강을 생각해서 자전거 통근을 시작했습니다. 안하던 일이라 근육통이 생겼지만 비가 오는 날을 생각하여 우비도 준비했습니다. 무더위는 지금부터입니다. 모쪼록 건강을 스스로 잘 살피시길 빕니다. 성하(盛夏) 대개 엽서에 안부를 묻는 것이라 간략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엽서를 받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을 챙겨준다고 생각하기에 흐뭇한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나 역시 일본에 있을 때 안부엽서(쇼츄미마이)를 몇 십장씩 받았던 기억이다. 몇 십장 받았다는 것은 또 몇 십장을 썼다는 말도 된다. 안부엽서
[그린경제=서한범 교수] 춘향가의 시작은 창이 아닌 아니리, 즉 설명조의 말로 시작하되 그 내용은 남원의 경관이 빼어나다는 내용과 이도령이 방자에게 놀만한 곳을 안내하라고 조르는 대화로 시작된다. 이어서 중중몰이 장단에 맞추어 창이 시작되는데 그 사설은 유명한 문장가들이 놀았다는 내용만 뽑아 부른다. “기산 영수 별건곤, 소부, 허 유 놀고, 채석강 명월야의 이 적선도 놀고, 적벽강 추야월의 소동파도 놀아 있고, 시상리에 오류촌 도연명도 놀고, 상산으 바돌 뒤던 사호 선생도 놀았으니, 내 또한 호협사라, 동원도리편시춘, 아니 놀고 무엇 헐거나. 잔말 말고 일러라.” 흥겨운 중중모리 장단에 맞추어‘기산 영수 별건곤’이 시작되고 그 곳에서 소부, 허유가 놀았다는 말이 나온다. 이 사람들은 어떤 선비들이기에 판소리뿐 아니라 경기 잡가나 민요의 노랫말 여기저기 나오고 있는 것일까? 이적선, 소동파, 도연명, 사호선생 등도 어떤 사람들인가 하는 점을 알고 노래를 들어야 재미있다. 뿐만 아니라 “동원도리편시춘”이라는 말도 노래마다 등장하는 구절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그 뜻을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 귀가 더러워졌다고 씻으러 간 허유와 그 물을 소에게 먹일 수 없다는
[그린경제=김리박 시조시인] 미리내 개인 밤하늘엔 뒷말로 미리내니 올해도 머슴이 가람을 건너가네 참 사랑 맑디 맑으면 하늘도 못 막으리 ▲ 관곡지에 부는 바람(그림 강장원 한국화가) * 미리내 : 은하수 * 뒷마 : 남북 미리내(은하수)는 낭만을 돋워 준다. 또 순정의 상징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남북은 견우와 직녀의 신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날마다 밥 먹듯이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은하수를 쳐다 볼 때마다 그렇게 생각한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바야흐로 여름마츠리의 계절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일본의 여름은 마츠리(祭,matsuri, 축제)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특히 교토에는 예전부터 전해 오는 유서 깊은 마츠리가 많은 데 7월 한 달 내내 하는 기온마츠리(祇園祭)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이 마츠리를 보려고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어 호텔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만한 경제적 효자 상품도 없을 것이다. 기온마츠리의 유래는 전염병이 확산 되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하는 의례에서 생겨났다. 지금부터 1,100여 년 전 교토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죽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전염병 대책이 없던 당시에는 전염병 발생을 신 곧 우두천왕(牛頭天王, 일명 스사노미코토)의 노여움으로 알았다. 그 노여움을 풀어주려고 기온사(祇園社, 현 야사카신사)에서 병마 퇴치를 위한 제사를 지냈는데 당시 66개의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가마 66개를 만들어 역병(疫病)을 달래는 어령회(御靈會)를 지낸 데서부터 기온마츠리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스사노미코토가 신라의 우두신이란 기록이 있다. ≪교토 속의 조선(京都の中の朝鮮)≫을 쓴 박종명 씨는 서기 656년 가라쿠
[그린경제=서한범 교수] 판소리의 뜻으로 판놀음에서 하는 소리가 곧 판소리라 하였다. 소리란 곧 노래의 또 다른 명칭이다. 과거에는 잡가(雜歌), 극가(劇歌), 창가(唱歌), 본사가(本事歌), 창극조(唱劇調) 따위의 한자말도 썼으나, 요즈음에는 판소리로 굳어졌다. 판소리 하는 사람들도 창우, 가객, 광대라고 했으나 창자, 또는 소리꾼 등으로 쓰고 있다. 북치는 사람은 고수(鼓手)이다. 그러나 추임새를 잘 구사해야 명고수의 대접을 받는다. 판소리에서 말로 하는 것은 아니리, 몸짓은 발림이다. 발림도너름새또는사체라고 했는데 이는 머리, 몸통, 팔, 다리를 가리키는 말로 곧 몸 전체를 적절히 활용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소리꾼이 손에 부채를 들고 서서 슬픈 가락으로 구경꾼을 울리기도 하고 재미있는 아니리로 웃기기도 하며 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소리가 무르익으면 구경꾼들의 다양한 추임새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소리판이 저녁부터 시작되면 밤이 새도록 넋을 잃고 소리를 들었고, 겨울철에 눈이 내려도 밤새도록 자리를 뜰 줄 몰랐다고 하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전해오고 있다. ▲ 고수의 장단에 맞춰 춘향가 한 대목을 부르는 김수연 명창 그렇다면 어떤 명창은 6시간,
[그린경제=김리박 기자] 첫 매미 땅속 깊이 열 해니 햇빛이 그립던가 서러워 우는 건가 기뻐서 부림이냐 그래도 우는 소리는 첫여름을 알리네 ▲ 첫 여름임을 알리는 매미(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 부림 : 부리다(마음을 놓다)의 남움직씨의 이름씨 꼴 두루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매미는 6~7년 길면 10년 동안 땅속에서 살다가 땅 위에 기여 나오고는 며칠 울다가 숨진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 무슨 팔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매미가 안 울면 우리는 섭섭해서 못 견디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이윤옥 기자]일본 역사에서 백제여인 고야신립이 제49대 천황인 광인왕(光仁天皇,재위기간 770-781)의 왕비이고 그 아들이 50대 환무왕이라는 것은 이미 밝혀진지 오래된 사실이다. 일본 위키사전에는 《속일본기, 続日本紀,797년》를 들어 백제여인 고야신립(高野新立)을 두고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 멀리 뫼절길(참도) 끝에 보이는 백제여인 고야신립의 남편 49대 광인왕 무덤 황태후 성은 화씨이며 위는 신립, 증정1위을계의 따님이다. 어머니는 증정1위대지조신진주이다. 왕비의 선조는 백제무령왕의 아들 순타태자이다. (번역 필자: 皇太后姓は和氏、諱は新笠、贈正一位乙継の女(むすめ)なり。母は贈正一位大枝朝臣真妹なり。后の先は百済武寧王の子純陁太子より出ず) 고야신립의 아들인 간무왕은 서기 794년 수도를 나라(奈良)에서 교토(京都)로 옮기고 일본문화의 금자탑을 이룬 헤이안시대(平安時代)를 이룩한 왕이다. 교토에서는 이 왕을 교토의 신(神)으로 떠받들고 있으며 해마다 10월 22일은 간무왕을 기리는 지다이마츠리(時代祭)을 열고 있다. 이쯤 되면 백제여인 고야신립의 위상을 자랑해도 될 만하다.
[그린경제=서한범 교수] 이제까지 김세종제 춘향가의 전승과정, 음악적 특징, 전승계보 등을 이야기 하였다. 특히 지난호에서는 성우향의 후계자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김수연 명창을 간략하게 소개하였는데, 어린 시절 집 근처에 국악원이 있어 그 소리들을 따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어린 시절의 음악환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1960년대 후반, 서울의 박초월 문하에 입문하여 박 명창의 소리 전통을 올바로 계승하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1978년 남원춘향제 이후 전주대사습 등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완창무대를 수시로 열어온 부지런한 명창이란 이야기, 박초월 작고 후에는 성우향 명창에게 보성소리를 익혀 두 소리제를 적절하게 흡수, 자신의 스타일로 다시 만들어내고 있다는 이야기, 소리뿐이 아니라 교양과 인품을 지닌 소리꾼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호부터는 김세종제 춘향가 중 소위 눈대목이라고 하는 잘 짜인 소리들을 중심으로 실제로 판소리를 감상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해볼까 한다. 사설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지명 등의 풀이는 1982년 한국브리태니커 회사에서 발행한 ≪뿌리깊은나무 판소리≫에 나오는 해설을 참
[그린경제=김리박 시조시인] 분 디 첫봄에 돋은 눈은 이제는 간데없고 열매는 아리해도 내음 맛은 시원하니 그러리 잘다곤 해도 고운 꿈이 뻗어 가네 ▲ 추어탕에도 쓰고, 좋은 건강식품으로도 알려진 산초와 열매(우보산초 제공) * 분디 : 산초, * 눈 : 새싹 자리 산초는 특별히 맛이 있는 것도 아니며 또 배 불리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파릇한 잎을 따서 씹거나 또 추어탕의 양념으로 쓰면 아릿한 맛이 옛 추억을 돋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