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논산의 황산벌 전국국악경연대회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다. 2017년 들어서 처음으로 개최된 전국 규모의 국악경연대회란 점, 계백(階伯)장군의 얼을 선양하고 그 정신을 이어서 남북 평화통일에 이바지 하며 이와 함께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한다는 명분을 담고 있다는 점, 판소리, 기악의 관악과 현악, 고법, 풍물 등 4개 분야로 구분되어 있다는 점, 앞으로는 경서도민요나 가곡, 시조창, 가야금 병창, 전통무용 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각 분야의 수상자들에겐 상금과 함께 보리쌀이나 대추 등 지역의 특산물을 상품으로 수상하는 아이디어가 매우 신선하다는 점, 기획이 탄탄하고, 채점 결과를 즉각 공개해서 의혹이 없도록 조치한 점이나 종목별 평가를 통해 교육의 연장선으로 만든 점, 판소리 노인부를 신설하여 노인의 건강이나 육체적 건강에 이바지 하고 있는 노인복지를 돕는 행사가 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주최 측이나 경연참가자, 심사위원, 관객, 시민 모두가 최선을 다해 함께 꾸미고 즐긴 한바탕 축제의 장이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다시 판소리 <흥보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박타령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흥보가의 또 다른 별칭이 <박타령>이란 점에서도 이 대목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거니와 이 대목은 장단의 대비와 유연하게 흘러가는 가락보다도 발림, 소리꾼에게 유일한 소도구인 부채를 활용하여 사설을 실감나도록 표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발림이란 너름새, 사체(四體)라고도 한다는 점, 박타령은 진양장단으로 “시르르르렁 실건 당거 주소. 헤이 여루 당거주소. 이 박을 타거들랑은 아무것도 나오지를 말고 밥 한통만 나오너라. 평생의 포한(抱恨)이로구나.”로 진행되다가 박이 벌어질 시점에 빠른 장단으로 변한다는 점, 조상궤에서 쌀과 돈이 나오자 본격적으로 빠르게 “흥보가 좋아라고”의 대목이 이어지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사설을 처리하는 대목이 매우 흥미롭다는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 주에는 잠시 이야기를 바꾸어 2017년 들어서 처음으로 개최된 충남 논산의 전국 국악경연대회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논산에서 열린 대회의 명칭은 <황산벌 전국국악경연대회>로 3월 25-26일, 양일간 논산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번이 열두 번째로 충남의 작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남쪽지방에서 돌아온 제비가 흥보집을 찾아와 반갑다고 한 울음에 대하여 한자(漢字)풀이로 알아보았다. <지지지지(知之知之)>는 아시지요, <주지주지(主之主之)>는 주인님, <거지연지(去之年之)>는 지난해에 떠났던 제비, <우지배(又之拜)>는 또다시 인사드립니다, <낙지각지(落之脚之)>는‘떨어져 다리가’<절지연지(折之年之)는 부러졌지요, 은지덕지(恩之德之)는 은혜와 덕망, 수지차(酬之次)는 갚기 위해서, <함지포지(啣之匏之), 내지배(來之拜)요>는‘박씨를 물고 돌아와 인사를 드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능력없고 게으른 흥보가 운이 좋아서 갑자기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푼 선행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이야기, 사람이나 미물을 대할 때, 정성을 다 하는 착한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있지 않으면 이러한 결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법인데, 인간사에는 정성을 다해 베풀고 이의 댓가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큰 은혜를 입고도 이를 까맣게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 늘 시끄럽기 마련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제비노정기를 소개하였다. 강남 갔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흥보집까지 오는 행로를 기록한 대목으로 사설이나 음악적 구성이 잘 짜인 대목이라는 이야기, 스님이 집터를 잡아 준 자리에 집을 짓고 살아가던 어느 날, 제비 한 쌍이 날아들어 새끼를 까고, 그 중 한마리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 흥보가 정성껏 치료해 주었더니 강남으로 돌아갔다가 이듬해 봄 보은표 박씨를 물고, 만리 조선을 나오는 대목이 바로 <제비노정기>라는 이야기를 했다. 강남으로부터 중국의 요동, 압록강, 의주, 평양, 개성, 서울을 거쳐 흥보의 집까지 오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으며 이 대목은 고종때 서편제의 명창 김창환의 더늠으로 알려져 있다는 이야기, 그 시작은“흑운 박차고, 백운 무릅쓰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촉 지척이요, 동해창망 허구나”<중략>로 시작해서 끝부분에 “박씨를 입에 물고 <중략> 거중에 둥둥 높이 떠 흥보집을 당도, 안으로 펄펄 날아들어 들보 위에 올라 앉어 제비말로 운다.”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 대목은 사설도 잘 짜여 있고, 적당한 빠르기에 가락도 흥겨우며 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중타령>으로 걸승이 내려와 흥보네 집을 방문하고 부자 되는 집터를 잡아 주는 대목을 소개했다. 형이 준 쌀과 돈을 도적들에게 다 뺏기고 매만 실컷 맞고 왔다고 변명을 해도 부인이 믿지 않는다. 가난이 죄가 되어 흥보와 부인이 울고불고 할 때, 중이 내려오는데, 이 대목이 <중타령>이고, 엇모리 장단으로 부른다. 엇모리란 규칙적인 박자의 조합이 아닌, 3박과 2박의 혼합박 형태인 5박자로 구성된 장단이란 점을 얘기했다. 장시간이 소요되는 판소리 음악에는 느린 진양장단에서부터 점차 빠른 중몰이, 중중모리, 잦은모리, 휘모리, 엇모리, 엇중모리 장단 등, 다양한 장단 형태가 쓰인다는 점, 또한 느린 진양장단이라 해도 더 느리고, 덜 느린 형태로 구분된다는 점, 이러한 장단은 사설의 전개에 따라 각기 다른 장단이 활용되며 대체로 신령스러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경우, 엇모리 장단을 쓴다는 점, 그리고 중타령 대목을 소개하면서 복(福)이란 임자가 없다는 말이 인상적이라는 이야기도 하였다.이번 주에는 제비노정기를 소개한다. 제비노정기란 강남 갔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흥보집까지 오는 행로를 기록한 대목으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흥보가 먹을 것을 얻으려 놀보집에 갔다가 오히려 형에게 매를 맞고 돌아오는 이야기를 하였다. 놀부가 마당쇠를 불러 곳간문을 열라고 지시한 다음, 곳간 속에 들어 있는 동면(東面)서 들어온 쌀 천석, 북면(北面)서 들어온 보리 오백석, 콩, 팥, 쉰 섬과 서숙(조를 말함)을 확인하면서 지리산서 도끼자루 헐라고 가지고 온 박달 몽둥이를 꺼내오라고 해서 동생을 때리는 대목이 자진모리장단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부분의 사설은 뒤주나 궤를 헐기 싫어서 전곡을 주기 어렵다는 내용과 돼지나 닭을 굶기는 일이 동생을 살리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놀보의 횡포가 계속된다는 이야기, 부인의 물음에 흥보는 닭 잡고, 술, 밥, 고기를 많이 채려다 주었고, 형과 형수 공론하여 쌀과 돈을 많이 주시어 짊어지고 오다가 도적에게 싹 다 뺏기고 매만 실컷 맞고 오는 길이라고 둘러댄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중타령>으로 중이 내려와서 흥보네 집을 방문하고 가난한 흥보에게 집터를 잡아 주는 대목이다. 형이 준 쌀과 돈을 도적들에게 다 뺏기고 매만 실컷 맞고 오는 길이라는 변명을 하자, 진실이 아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전곡간이나 얻을 생각으로 놀부 집을 찾아갔다가 박대를 당하는 흥보 이야기를 하였다. 매품을 팔아 가족을 살리려던 작전도 실패로 돌아가자, 마지막 기대를 안고 놀보집으로 건너가나 뜻을 이루지 못한다. 흥보가 “동생, 흥보를 모르시오?”라고 물으니“나는 5대차 독신으로 아우가 없는 사람”이라 대답한다는 이야기, 이 부분을 박봉술 창에서는 더욱 구체적으로 작년에 쟁기 지고 도망헌 놈은 청보요, 또 괭이 지고 도망헌 놈은 홍보였는데, 흥보는 금시초문이라며 모르겠다고 시치미를 뗀다. 흥보가 다시 한 번 “형님 함자는 ‘놀’자, ‘보’자요, 아우 이름은 흥보 아니요?”라는 물음에“여보시오, 나는 5대차 독신으로 내려온 줄을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디, 날 보고 형님이라니? 당신 큰 망발을 해도 분수가 있지, 당신 길 잘못 들었소, 이 넘어 동네로 가서 물어 보시오!”로 받는다. 그럼에도 흥보가 불쌍한 동생을 살려달라고 형과의 관계를 애절한 계면조가락으로 조목조목 확인하니 놀보가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흥보가 먹을 것을 얻으려 놀보집에 갔다가 오히려 형에게 매를 맞고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흥보가 굶고 있는 식솔들을 살리기 위해 관가를 찾아가 환자섬을 요청하고, 병영영문(兵營營門)에 잡혀있는 좌수 대신 곤장 열대만 맞으면 서른 냥과 마삯으로 닷냥을 받는 품을 팔기로 약속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아전으로부터 선수금조로 닷냥을 받고‘돈 타령’을 부르는 대목의 이야기를 했다. 그 가사는“얼씨구나 좋구나, 돈 봐라, 돈, 돈 봐라, 돈 돈, 돈 돈 돈 돈 돈 돈봐라 돈, 이 돈을 눈에 대고 보면 삼강오륜이 다 보이고, 조금 있다가 떼고 보면 삼강오륜이 끊어져도 보이난건 돈 밖에 또 있느냐? 라는 이야기, 집에 들어가서도“잘난 사람도 못난 돈, 못난 사람도 잘난 돈, 맹상군의 술래바퀴처럼 둥굴둥굴 생긴 돈, 생살지권(生殺之權)을 가진 돈, 부귀공명이 붙은 돈, 이놈의 돈아, 아나 돈아, 어디 갔다 이제 오느냐? 얼씨구나 절씨구, 돈 봐라”를 부른다는 이야기를 곁들였다. 부귀와 공명, 더구나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권능을 지니고 있는 것이 돈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돈의 위력이 과거나 오늘이 별로 다름이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면서 돈타령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흥보가 전곡간이나 얻을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박녹주ㆍ박송희ㆍ정순임으로 이어지는 흥보가의 사설을 중심으로 하고, 여기에 박봉술의 흥보가를 참고하면서 놀보 심술대목 이야기를 하였다. 판소리 흥보가의 시작은 여타 다른 소리처럼 아니리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가락이나 장단에 얹어 부르는 소리가 아니라, 억양을 넣어 말로 하는 대사라는 이야기, 그래서 완창이거나 또는 토막소리의 경우라도 대부분은 아니리로 시작하면서 내용을 전하거나 상황을 알려준다는 이야기를 했다. 흥보가의 시작부분은“아동방(我東方)이 군자지국(君子之國)이요. 예의지방(禮儀之方)이라.”로 시작되는 아니리에 이어 놀부의 심술대목이 나오는데, 이 대목은 사설도 재미있거니와 흥겹고 빠른 자진모리에 가락을 얹어서 어깨춤이 저절로 나오는 흥미있는 대목이라는 이야기, 놀보 심술대목에는 온갖 못된 짓을 하는 놀보의 행위가 그림 그리듯 잘 묘사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 대목은 박붕술이 부르는 것과 대부분 유사하지만, 박봉술 창의 시작은‘놀보 심술 볼작시면 술 잘 먹고 쌈 잘하기’로 시작한다는 점, 중간에도‘돈 세난듸 말 묻기와 글 쓰난듸 옆 쑤시고’등의 사설이 들어 있다는 점, 끝 부분도‘이런 제기를 붙을 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조선조 후기, <흥보가>를 잘 불렀던 명창으로 권삼득, 염계달, 문석준의 이름이 전해지는데, 문석준은 궤를 떨어 돈과 쌀을 쏟아내는 대목을 직접 짜 넣었고 잘 불렀다는 이야기, 한송학이나 정창업, 정흥순, 최상준도 유명한 명창이었는데, 특히 정창업의 소리는 서편제 소리로 고종 때 5명창의 한 사람이었던 김창환에게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기서 5명창이란 1900년 전후에 이름을 날렸던 김창환, 송만갑,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 등을 가리키는데 특히, 김창환의 더늠은 제비가 박씨를 물고 흥보집까지 날아오는 과정, 즉 제비노정기였다는 이야기, 이 대목은 김창환의 제자뿐 아니라, 동편제 소리꾼들도 그의 더늠으로 불러왔다는 이야기, 김창환의 흥보가는 김봉학, 오수암, 박지홍을 통하여 정광수, 박초월, 박동진에게 전해 졌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송만갑의 더늠은 박타령이었고 동편제 소리는 기교보다는 발성 자체가 힘차고 꿋꿋한 소리제로 그 계보는 송흥록으로부터 시작하여 송광록-송우룡-송만갑-김정문-박녹주로 이어졌고, 박녹주는 김소희, 박귀희, 한애순, 성우향, 박초선, 조상현 외에 수많은 판소리 명창들에게 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