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나라에는 지금 많은 국민이 잊고 있는 운하가 하나 있다. 인천 앞바다에서 김포시의 한강까지를 연결하는 길이 18km의 경인운하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업이었지만, 이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지역 언론에서만 일부 보도가 되고 있을 뿐 대부분 언론은 보도하지 않는다. 주류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니 일반 국민의 관심에서 사라지고 있다. 경인운하는 굴포천 방수로 사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김포 일대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하여 건설부에서는 방수로 사업을 1990년대에 진행하고 있었다. 경인운하 사업은 노태우 정부에서 시작되었다. 정부에서는 1995년에 경인운하를 민간투자대상사업으로 선정하고 1998년 3월에는 (주)경인운하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어 실시협약까지 체결하였다. 김대중 정부에서 환경단체들이 경제성과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경인운하 반대 운동을 펼쳤다. 2002년에 한국개발연구원에서 2차에 걸쳐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비용편익 비율(B/C 비율)이 0.82와 0.92로 나왔다. 경인운하는 경제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다. 비용편익 비율은 대규모 사업의 계획 단계에서 실시하는 경제성 평가 지표이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귀하지 않은 꽃도 없고 하찮은 풀도 없습니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 나오는 잎은 담쟁이입니다. 담쟁이는 열매가 포도와 비슷하게 생겨 포도과에 해당하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입니다. 덩굴식물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담쟁이는 돌담이나 바위 또는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는 습성을 갖고 있지요. 덩굴손 끝에 작은 빨판처럼 생긴 흡착근이 있어 아무 곳에나 착 달라붙을 수 있고 잘 떨어지지 않아 바위나 나무 등을 기어 올라갑니다. 절벽타기의 위대한 실력자지요. 식물 뿌리 대부분은 중력과 같은 방향인 땅속으로 자라고 줄기는 중력과 반대 방향인 하늘로 자랍니다. 하지만 담쟁이덩굴은 위나 옆은 물론 아래쪽으로 뻗는 것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지요. 담쟁이는 약효가 좋아서 한약재로 쓰입니다. 주로 목질화된 줄기나 포도를 닮은 열매를 사용하지요. 다만 나무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는 효과가 있지만 (특히 소나무) 담 또는 바위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는 독성 때문에 약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담쟁이덩굴로 덮인 건물은 품격이 느껴지기도 하고 여름에 햇빛 차단 효과로 냉방비를 30% 정도 줄일 수 있으며 겨울엔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비오는 날 저녁에 기왓장 내외 잃어버린 외아들 생각나선지 꼬부라진 잔등을 어루만지며 쭈룩쭈룩 구슬피 울음 웁니다. 대궐 지붕 위에서 기왓장 내외 아름답던 옛날이 그리워선지 주름 잡힌 얼굴을 어루만지며 물끄러미 하늘만 쳐다봅니다. (p.8) <기왓장 내외> 윤동주 윤동주 시인의 시에 나오는 기왓장 내외. 이 내외는 나라 잃은 임금이 사는 대궐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름답던 옛날을 그리워하며, 주름 잡힌 얼굴을 어루만지며 물끄러미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일상이었을까? 이런 기왓장 같은 사람이 있었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그야말로 허울뿐인 임금이 되어 덕수궁에 갇히다시피 한 사람, 바로 고종이었다. 45년 동안 조선의 임금으로 재위하면서, 끝내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책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던 고종은 덕수궁에서 통한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기쁨을 주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자신이 환갑 때 얻은 딸 덕혜옹주였다. 1912년 5월, 조선이 일본에 나라를 완전히 빼앗긴 지 2년 뒤에 태어난 덕혜는 고종 임금과 붕어빵처럼 닮아 있었다. 이 책 《동시와 함께하는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혜》는 조선의 마지막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5월 5일, 어제는 어린이 날이었다. 일본 역시 5월 5일은 우리와 같은 ‘어린이날(고도모노히 , 子供の日)’이다. 일본의 어린이날을 ‘탄고노셋쿠 (端午の節句 )’라고 하는데 원래 이날은 남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비손하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모형 잉어를 띄우는데 이를 “고이노보리 (こいのぼり)”라고 한다.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긴 장대에 모형잉어를 매달아 놓았지만 아파트 생활을 하는 현대는 아파트 베란다에 모형잉어를 장식하기도 한다. 왜 모형 잉어인가? 중국 《후한서 (後漢書)》에 보면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 (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있었는데 이 폭포를 향해 수많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려고 하지만 그중에서 잉어란 놈만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잉어를 입신출세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전해지는데 일본에서도 잉어는 입신출세와 건강의 상징으로 믿어왔다. 일본의 단오풍습은 에도시대 (江戶時代.1603-1868)에 무사집안에서 시작되었으며 당시 입신출세란 ‘덕천가강 (도쿠가와이에야스)’ 같은 씩씩한 장수를 뜻하는 것이었다. 이 무렵이면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던 갑옷과 투구 등을 현관에 장식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笑對靑山 山亦笑(소대청산 산역소)’란 말이 있습니다. "청산을 마주하고 웃으니 청산도 웃어주더라."라는 말씀이지요. 그러합니다. 거울은 절대로 먼저 웃는 법이 없습니다. 내가 세상을 향해 웃음 지을 때 세상도 나를 향해 웃어주고 내 편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얼굴에 표정을 나타낼 수 있는 동물은 흔치 않습니다. 집에 강아지를 기르고 있는데요. 이놈은 얼굴에 표정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으르렁대거나 물거나 핥거나 비비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할 뿐이지요. 인간만큼 다양한 표정을 가진 생명체는 없습니다. 많은 동물 가운데 사람만 웃을 수 있습니다. 일반 동물도 노여움ㆍ슬픔ㆍ기쁨ㆍ즐거움을 나타낼 줄 알기는 하지만 기쁨이나 즐거움을 웃음으로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소가 웃는다고 하지만, 사람에게 그렇게 보일 따름이지요. 동물은 안면 근육이 제대로 웃을 수 있게 발달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데 웃음이 필요하지도 않을 수 있습니다. 웃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게 하는 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웃음은 의심을 녹이고, 편견을 허물며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줍니다. 그리고 나에게도 우울감을 줄이고 면역체계를 강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저희들은 우토로를 지키기 위해서 귀중한 성금을 보내주신 15만 명이 넘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들, 국회의원님들, 네티즌 여러분, 멀리 나라 밖에 계시면서도 우토로를 위해서 온갖 힘을 써주신 여러분들, 위기 때마다 헌신적으로 보도를 해주셨던 방송사, 신문사 등 매스컴 관계자 분들, 그리고 아름다운재단,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지구촌동포연대(KIN)를 비롯한 수많은 시민활동가 여러분들, 이제까지 우토로에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조국 대한민국이 있어 무서울 것이 없는 용기로 우토로마을의 재건을 위해 힘써왔다는 김교일 회장의 위 인사말을 들은 것은 국치 100년(2010.8.11.)을 맞아 필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다. 그로부터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토로마을에 조선인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1940년 무렵으로 일제는 태평양전쟁 중 교토 군비행장 건설을 위해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하기 시작했다. 그때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함바(노동자가 합숙하던 임시 건물)를 지어 살았다. 서너 평 남짓한 함바에서 대여섯 명씩 숙식을 했던 강제 노동자들의 증언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참한 생활환경이었다. 놀라운 것은 필자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화가 났나?’ ‘노려보는 것 같기도 해.’ ‘아냐, 슬픈 표정인데?’ 종이에 꽉 차게 그려진 어떤 사람이 우리를 뚫어지게 보고 있어요. 살짝 올라간 눈매에 한 올 한 올 생생하게 묘사된 풍성한 수염, 다소 불그레한 살집 있는 얼굴이 씩씩한 장수처럼 보이기도 하고... 강렬한 눈매를 가진 그림 속의 인물이 우리를 꼼짝 못 하게 만듭니다. 놀라지 마세요. 이 사람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조선 후기의 유명한 선비화가 윤두서입니다. (p.8) 정면을 응시하는 부릅뜬 눈. 한 번 보면 쉬이 잊기 어려운 그 얼굴. 바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윤두서의 ‘자화상’이다. 미술 교과서에 실려 누구나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법한 이 그림은, 해남윤씨 종가를 대표하는 종손이자 선비 화가였던 공재 윤두서가 18세기 초 그린 것이다. 지금은 얼굴만 남아있어 미완성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X-선 투과 촬영 등 정밀히 조사한 결과 본디 다소 옅게 그려졌던 신체 부분이 보존복원 과정에서 지워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신체는 지워져 버렸으나, 그가 강렬한 눈빛으로 응시했던 세상은 여전히 그를 기억한다. 이 책의 부제처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입니다. 소나무는 송화라는 수꽃과 솔방울이라는 암꽃을 가지고 있지요. 문제는 매우 비효율적인 생식 방법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소나무는 풍매화(風媒花)의 일종입니다. 곧 바람에 의해 수분(受粉)하는 꽃 가운데 하나지요. 송화를 솔방울보다 높이 배치하여 수정하는 데는 쉬운 면도 있지만 매우 많은 송화 가운데 수정에 관여하는 것은 0.01%도 되지 않습니다. 송홧가루 대부분은 장독대에 누렇게 쌓여있거나 개울물에 떠내려가 누런 띠를 형성하거나 인간에게 채집되어 다식으로 환생합니다. 송화를 만드는 무수한 노력이 아주 일부분만 사용되는 비효율적인 구조로 되어 있음은 참으로 원시적입니다. 그에 견줘 곤충의 매개로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번식하는 충매화는 (물론 매개곤충이 필요하지만) 수꽃의 꽃가루를 아주 적게 생산하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상당히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식물은 풍매화에서 충매화로 진화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충매화는 곤충을 부르기 위하여 화려한 꽃잎이나 눈에 띄는 꽃받침 꽃턱잎으로 나비와 곤충을 불러 모으지요. 그래서 대부분 꽃이 화려합니다. 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윤석열 후보는 지난 2022년 3월 9일 실시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0.73% 차이로 이재명 후보를 이기고 당선되었다. 그동안 원전 문제에 관해서 몇 차례 이곳에서 글을 쓴 필자는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새 정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이라는 국정 노선을 뒤집고 새로이 원전을 건설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이룩하는 중간에 어떤 정책에 관해서 국론이 갈릴 때 흔히 적용하는 해결 기준이 있다. “선진국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조사해 보자”라고 제안하면 논란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의 장점은 선진국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은, 달리 말하면 후발자의 유리함이라고 볼 수 있다. 2011년 3월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1986년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홍역을 치른 유럽 국가들은 긴장하였다. 후쿠시마는 먼 일본에 있지만 방사능 오염은 국경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바람과 해류를 타고 방사능 오염은 전 세계의 대기와 바다로 퍼질 수가 있어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임진왜란 때 중히 쓰였으면 어땠을까 싶은 인물이 둘 있다. 바로 이 책 《조선의 영웅 김덕령》의 주인공인 김덕령과 송구봉이다. 조선 중기의 걸출한 인물이었던 둘은,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눈과 신분의 굴레에 매여 높은 뜻을 못다 펼친 채 스러져갔다. 솔직히 역사에 밝은 이에게도 김덕령과 송구봉의 이름은 생소할 법하다. 김덕령은 임진왜란 때 그 누구보다 큰 공을 세우고도 반란 수괴 이몽학을 도왔다는 죄명으로 모진 국문을 받다 순국했고, 율곡 이이의 절친한 벗이었던 송구봉은 율곡을 능가하는 천재로 이름이 높았으나 미천한 출신 때문에 출사하지 못하고 재야에 묻혀 지냈다. 지은이는 먼지를 덮어쓰고 박제되어 있던 두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들은 둘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이 많았던 덕분인지 유난히 전설과 설화가 많다. 이런 이야기들을 얼기설기 엮어낸 지은이의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전우치가 족자에서 뛰어나온 것처럼 두 사람이 책 밖으로 걸어 나올 것만 같다. 광주 무등산 기슭에서 태어난 김덕령은 어려서부터 힘이 장사였다. 전설에 따르면 중국 지관이 무덤을 쓰려고 점찍어둔 자리에 김덕령의 부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