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가을 오는 소리 가을은 남자 계절이라 했나 (돌) 뿌린 것이 있어야 거둘텐데 (달) 산과 들길에 열매 익는 소리 (심) 툭툭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 (빛) ... 25.8..23. 불한시사 합작시 시가 쓰일 만한 세월이 아니라서 그런가. 써놓고 보니 시 같지도 않고 더욱이 가을의 맛도 우러나지 않는다. 꼭 아람이 벌어지지 않고 떨어져 있는 빈 밤송이들 같다. 시란 작자의 심정을 반영한다. 우리가 당면한 이 기후 변화가 얼마나 삶을 황폐하게 할지, 이 삶의 예측못할 혼란들이 또 얼마나 우리들 마음을 흐트러 놓을지. 처서가 지나가는 이 시절에도 이 가을은 노래가 되지 않는구나. (옥광)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알 밤 - 유가형 공기가 꼬들꼬들 마르니 고추잠자리 군무에 가을하늘 노을이 빨갛게 군불 지핀다. 고슴도치들이 밤나무에 주저리 주저리 떨어질듯 무겁게 붙어있고 지금 고슴도치의 해산 준비로 분주하다 하얗게 자궁문이 열리나 보다 호동그렇게 놀란 감나무 수백 개의 등불이 일제히 켜졌다 임박한가 보다 외마디 소리에 나는 눈을 짝 감았다 툭! 툭! 일란성 세쌍둥이다! 바닥에 검붉은 가을빛이 쏟아진다 저 해산의 황홀함이라니... “어디선가 밤꽃 향기가 물씬 난다. / 강렬한 생명의 냄새 / 나도 모르게 불쑥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났다“ 한 시인은 밤꽃의 향기를 이렇게 노래한다. 6월이 되면 벌들을 유혹하는 밤꽃의 향기가 물씬 나고 그 향기는 생명의 향기란다. 그런데 그 향기에 견주면 그 열매는 그 어떤 동물도 쉽게 범할 수 없다. 밤송이는 날카로운 가시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과실이 오히려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동물들을 유혹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다른 과실들은 그 안에 씨앗을 품고 있어서 동물들이 먹고 뱉은 씨앗이 자신의 또 다른 과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은 달콤한 향기도 나지 않을뿐더러 심지어